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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현 교수의 재미있는 요리 과학 ③

채소 / 과일류

 

 

 

<다양한 과일>

 

 

 

날씨가 따뜻해지고 옷이 얇아지는 봄이 오면, 여성들은 가장 먼저 겨울 내 두꺼운 외투 속에 감추어왔던 군살들을 신경 쓰기 시작한다. 마음이 급해진 많은 여성들은 다이어트를 실천하기 위해 식탁에서 탄수화물 종류의 음식 대신, 과일을 올리는 방법을 선택한다. 과일은 맛이 좋은데다가, 각종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 풍부한 영양을 자랑하는 ‘좋은 식품’이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바로 과일이 당류를 듬뿍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5대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정상적인 식사 대신 과일만을 먹는다고 해서 건강한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것은 바로 과일에 주로 함유되어 있는 당이 ‘과당’이기 때문으로 많이 먹게 되면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과일은 균형 잡힌 식사의 후식으로 적당한 양을 먹는 것이 좋다.

 

 

 

[과일과 채소의 갈변]

 

적당한 양의 과일은 우리 건강과 삶에 활기와 싱그러움을 준다. 하지만 종종 껍질을 벗긴 사과가 갈색으로 변하고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거무스름하게 변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사과뿐만 아니라, 바나나, 배, 복숭아, 연근, 우엉, 감자 등에도 해당되는데 이렇게 과일이나 채소의 색이 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설탕을 태우면 갈색이 되는데, 그것도 같은 갈변일까? 조리 또는 식사 중에 발견되는 갈변을 알아보고, 바람직하지 않은 갈변을 방지하는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갈변반응의 종류와 이해]

 

식품의 갈변 반응이란 조리나 가공 과정 중에 식품의 성분들 사이의 반응, 또는 효소와 공기 중의 산소 등이 관여하는 반응을 거쳐 식품이 갈색으로 변하는 과정을 말한다. 만약 색이 변하는 과정에 효소가 관여한다면 효소적 갈변반응(enzymatic browning)이라 하고, 효소가 관여하지 않았다면 비효소적 갈변반응(nonenzymatic browning)이라고 한다. 우리가 궁금해 했던 사과, 배, 바나나, 감자, 우엉 등의 갈변은 ‘폴리페놀산화효소(polyphenol oxidase)’라는 효소가 식품 속의 기질인 폴리페놀을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해 산화시켜 갈색의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써 효소적 갈변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효소는 갈색이나 흑색의 색소를 만들어내 과일과 채소가 갈색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이게 한다. 하지만 상품의 제조에 갈변반응이 필요할 때도 있다. 바로 우롱차와 홍차가 그런 경우이다. 녹색의 찻잎을 시들게 하여 일부러 흠집을 낸 뒤 발효시키면 폴리페놀산화효소의 반응으로 차(tea)에 풍부한 폴리페놀인 카테킨이 산화되어 홍차 특유의 갈색이 만들어지게 된다.

 

한편, 비효소적 갈변반응은 식품의 색이 변화하는데 효소가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마이얄 반응(maillard reaction, 예: 베이커리 제품들, 간장과 된장의 색), 아스코르브산 산화반응(ascorbic acid oxidation, 예: 감귤류 가공품에서 나타나는 갈변현상), 캐러멜화 반응(caramelization, 예: 설탕을 가열하여 갈색의 카라멜 제조)이 있다.

 

위에서 예로 든 우롱차나 홍차 등의 사례를 제외하고는 효소적 갈변반응은 맛이나 냄새, 영양소 등에 있어 갈변 전과 후에 큰 차이가 없지만, 단지 색의 변화로 인해 식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갈변의 억제를 위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갈변 방지법]

 

변색은 과일이나 채소를 자르는 동시에 시작된다. 자르는 과정에서 세포에 상처가 나면서 폴리페놀산화효소는 폴리페놀 물질과 만나게 되어 반응이 시작되고 색이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갈변을 방지하려면 효소(폴리페놀산화효소), 기질(폴리페놀), 산소 중 하나를 제거해주면 된다. 우선 효소를 제거하거나 불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PH를 저하시키거나, 가열하여 단백질로 이루어진 효소를 변성시키면 된다. 혹은 효소가 작용하기 어려운 온도인 냉동/냉장으로 저장하면 된다. 산소의 제거를 위해서는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물(설탕물 혹은 소금물)에 담그거나 진공 보관, 산소를 탄산가스나 질소로 대체하는 방법이 있다. 마지막으로 기질(폴리페놀)의 제거를 위하여 물에 표면을 씻거나 담가두는 방법이 있다. 가정에서 손쉽게 갈변을 방지하기 위해 활용가능 한 방법은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갈변 방지법]

 

 

* 자른 채소/과일은 물로 잘 씻거나 담가둔다: 표면의 폴리페놀을 제거하는 것이다.

* pH를 3.0 이하로 낮추기 위해 식초 물이나 레몬 띄운 물에 넣어둔다.

* 저온에서 저장하면 효소의 활동은 급격히 저하되므로 냉장 보관한다.

* 소금은 효소의 활동을 방해하므로 소금물에 담가둔다.

* 구리나 철이 함유된 칼이나 식기류에 닿지 않도록 한다.

* 손질하여 자른 뒤 한참 후에 사용할 식재료는 산소와의 접촉이 차단되도록 밀봉하여 보관한다.

 

 

[과일과 채소의 보관]

 

과일과 채소를 먹기 전 갈변을 막기 위해 전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식재료를 잘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일과 채소의 성질을 이용하여 가정에서 최대한 좋은 상태로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답은 ‘에틸렌가스’이다. 막 수확한 바나나는 새파란 녹색이며 전혀 달지도 않다.


그러나 마트에 진열된 바나나는 노란색을 띄고 있으며 당도도 높다. 바나나 뿐 아니라 멜론이나 오렌지 등과 같이 수확 후 일정기간 저장해서 추숙 과정을 거친 뒤 먹는 과일의 경우 빠른 추숙을 위해 저장고에 에틸렌가스를 주입하게 된다. 에틸렌가스는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무색의 기체로, 식물에 호르몬처럼 작용해 성장과 숙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이용해 농가나 유통업계에서는 과일 저장고에 주입할 에틸렌가스의 양을 조절하여 수요에 맞춘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과일 중에는 사과나 브로콜리, 피망, 토마토, 아보카도 등이 자연 상태에서 에틸렌가스를 방출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어 가정에서도 채소나 과일 보관 시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에틸렌가스를 뿜어내는 사과를 추숙이 필요한 과일과 함께 두면 추숙과일이 빨리 익게 된다. 반대로 오래 보관하고 싶은 채소나 과일은 사과와 함께 보관하지 않도록 한다. 사과의 에틸렌 가스는 감자의 성장 즉 발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함께 두면 감자의 싹을 방지할 수 있다.


과일과 채소의 이러한 성질을 알고 보관하며, 먹을 때에는 갈변으로 인한 상품가치를 하락시키지 않도록 약간의 지혜를 더한다면 과일과 채소를 더욱 현명하게 즐길 수 있다.

 

 

 

 

 

 

 

 

 

 

 

  1. 최민규 2016.05.17 14: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고네요!

  2. 최민규 2016.05.17 14: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