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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꺼꿋섬 자연과 음식 : 힐링으로의 초대

 

 

 

강렬한 햇빛이 물위에 내려 눈부시게 반짝이고, 투명한 바닷게가 바삐 움직이는 일상의 바다.

대자연의 일상이 여행자에겐 최고의 일탈이 되는 곳.

“꿈에 그리던 섬 꺼꿋”으로의 여행은 완벽한 쉼표, 힐링 그 자체다.

 

 

 

 

<꿈에 그리던 섬, 태국 꺼꿋의 풍경>

 

 

요즘 우리는 힐링이라는 단어를 부쩍 많이 사용한다. 힐링음식 힐링음악 힐링여행 등등. 다들 힐링을 외치는 것을 보면 과연 우리가 얼마나 피로한 사회속에 살아가는지를 반증한다. 언제나 생기발랄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늘 그러지는 못하기에 힐링여행을 꿈꾸는 게 아닐까. 지친 나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기 위해 꺼꿋에 가보기로 했다. 남들이 잘 모르는 곳으로의 여행은 서랍속에 꼭꼭 숨겨둔 나만의 보물같다.  


방콕에서 동남쪽으로 약 300km를 가면 뜨랏주(州)가 나온다. 뜨랏주는 캄보디아와 접한 국경지대로 태국의 최동단에 위치한다. 방콕 동부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가면 램썩선착장까지 약 7시간 걸리고, 자가용으로 가면 5시간 걸린다. 뜨랏주에 도착하면 배로 갈아타서 약 1시간 반정도를 더 가야 꺼꿋에 도착하므로, 빨리가도 7시간이 꼬박 걸리는 여정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푸켓이나 꺼사무이는 방콕에서 비행기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데 반해 꺼꿋은 이렇게 불편한 접근성 때문인지 관광객이 적은 편이다. 그나마 있는 관광객도 태국인이거나 대부분 서양인이었다. 한국사람은 전혀 보지 못했는데, 힐링을 목적으로 가는 이에겐 오히려 반가운 일이다.

 


<클렁힌담선착장 발 선상의 승객(왼쪽), 클렁힌담선착장 전경(오른쪽)>

 

 

오전 7시쯤 방콕에서 출발했는데 오후 2시반이 지나 클렁힌담선착장에 도착했다. 하루 중 햇빛이 제일 강할 때라 그런지 바다는 영롱한 에메랄드빛을 띄었다. 넋놓고 바다를 보다가 우리 일행을 기다리는 성태우(트럭 뒷부분을 개조해서 양쪽에 좌석을 만든 교통수단)를 발견했다. 꺼꿋은 대부분 리조트에서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는데, 패키지로 갈 경우 픽업을 나온다. 숙소, 식사, 스노클링 투어 등 전 일정이 포함된 패키지다.

 

 

 

<따파오 해변의 야자나무 숲(왼쪽), 야자나무 그네(오른쪽)>

 

 

꺼꿋은 대부분의 리조트가 서해안에 위치해있다.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따파오해변부터 방바오베이에 이르기까지 해변을 따라 리조트가 자리잡고 있다. 섬 전체에 40여 군데 리조트가 있을 뿐이고 관광객 수도 적어서 해변은 늘 여유롭고 평온한 분위기다.

 

 

 

<서빙된 스파게티팟키마오탈레(왼쪽), 퓨전요리, 스파게티팟키마오탈레(오른쪽)>

 

 

리조트에 도착하니 직원이 간식으로 스파게티팟키마오탈레를 내온다. 팟키마오 소스로 맛을 낸 해물스파게티이다. 태국은 쌀국수면 뿐 아니라 스파게티면이나 우동면으로 만든 퓨전요리가 많다. 팟키마오소스는 매콤달콤한 태국식 요리베이스로, 쌀국수는 물론이고 각종 면볶음 요리에 두루 쓰인다. 다만 팟키마오 스파게티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팔지 않고 타이퀴진 레스토랑에서 맛 볼 수 있다.

 

 

 

<클렁짜오폭포의 전경>

 

 

섬에 도착한 날은 간단히 클렁짜오폭포를 방문했다. 썽태우를 타고 한참 달리는데 바둑이 한마리가 따라왔다. 차를 세우고 숲길을 걸어가는데 이번에는 따라오던 바둑이가 앞장서서 우리를 인도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바둑이는 늘 손님들을 마중 나온다고 한다. 심심한 바둑이에게도, 뜻밖의 호의를 받은 우리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클렁짜오폭포는 3층 폭포로 꺼꿋의 역사에서 중요한 장소이다. 이는 1911년 라마6세인 왓치라웃 왕이 이곳에 방문했기 때문이다. 왓치라웃왕은 자신의 이름을 폭포 1층 돌에 새겨놓기도 했다.

 

 

<‘꿈에 그리던 섬’ 문구가 있는 클렁짜오해변(왼쪽),

해질녘 클렁짜오해변을 즐기는 사람들(오른쪽)>

 

 

폭포에서 내려오면 가장 가까운 해변이 클렁짜오비치이다. 태국어로 ‘꿈에 그리던 섬’이라고 쓰여있다. 해가 지면 썰물이 되어 해변이 넓어진다. 원반던지기를 하는 사람, 태닝을 하는 사람, 산책을 하는 사람 모두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첫날 저녁식사는 싱싱한 씨푸드였다. 게찜은 아무 양념이 안된 채로 먹었는데 싱싱한 게맛 그대로가 맛있어서 양념이 필요치 않았다. 새우튀김은 생새우를 튀긴 것이라 그런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더욱 부드럽게 느껴졌다. 해산물 이외에도 팟팍루엄밋(야채볶음)과 똠얌꿍을 함께 먹으니 밥 한 그릇을 금방 비웠다.

 

 

<저녁식사에 서빙된 각종 해산물 요리>

 

 

 

꺼꿋에서는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꺼꿋에서 스피드보트를 타고 부속 섬들로 가면 멋진 스노클링포인트가 여러 군데 있다. 다음날 아침 10시 스노클링 포인트로 가기 위해 스피드보트에 올랐다. 다른 곳에서는 보통 스노클링 투어도 아침 8시정도에 시작하는데, 이곳은 투어도 여유로운가보다.  꺼꿋 주변에는 수많은 부속 섬들이 있는데 그중에 우리는 꺼랑섬으로 향했다.


 

<패러스키를 즐기는 힌담곶(왼쪽), 스노클링포인트로 이동하는 스피드보트(오른쪽)>

 

 

 

꺼꿋 바다는 굉장히 맑고 물고기 종류가 많아 스노클링을 하기에 적합하다. 특히 왠만한 곳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해야 볼 수 있는 수천수만마리의 열대어 무리들이 눈앞에서 지나간다. 스노클링만으로도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다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스노클링 포인트에서 다시 보트를 타고 조금 들어가니 싼짜오비치에 도착했다. 라군이 길게 펼쳐진 로맨틱한 바다에 감격하며 이곳에 올 수 있음에 감사했다. 보통 수중환경이 좋은 곳은 라군이 별로고, 라군이 예쁜 곳은 수중환경이 별로라고들 하는데, 꺼꿋은 두가지를 다 갖춘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꺼꿋 주변 부속 섬들의 스노클링포인트>

 

 

 

여러 가지로 좋았던 꺼꿋 여행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단연 ‘야자나무 그네’이다. 그네가 뭐 그리 대단한거라고 낄낄거리며 어린아이처럼 타고 또 타고를 반복했다. 에메랄드빛 바다앞에서 야자나무에 매달린 그네를 타는 기분은 그저 신난다고만 표현하기엔 아쉬울 정도로  특별한 무드가 있다.

 

 

<꺼랑섬 싼짜오비치의 야자나무 그네>

 

 

 

이렇게 실컷 웃고.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니 어느새 내몸은 충전이 됐다. 물놀이 후에 먹는 카놈찐남야는 꿀맛이다. 직접 생선을 갈아 만든 남야소스가 일품이다. 

 

 

<서빙된 카놈찐남야(왼쪽), 남야 소스를 얹은 카놈찐(오른쪽)>

 

 

 

석양이 멋진 따파오 해변. 해가 질 때 썰물이 되어 해변이 넓어진다. 석양을 바라보며 산책을 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따파오 해변의 석양(왼쪽), 썰물이 펼쳐진 따파오 해변(오른쪽)>

 

 

 

마지막 만찬. 역시 씨푸드다. 바닷가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먹으니 이틀 연속 먹어도 질릴 줄을 모른다.

 

 

<만찬에 제공된 씨푸드 요리>

 

 

 

‘뿌팟퐁까리’는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태국음식 중 하나라고 한다. 꺼꿋에서 먹는 게는 껍질이 연해서 먹기도 편하고 살도 쫀득쫀득해서 양념을 진하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었다.

 

 


<뿌팟퐁까리(왼쪽), 쁠라믁양과 꿍양(오른쪽)>

 

 

 

‘남프릭까삐’는 우리나라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쌈장 같은 것이다. 태국식 칠리페이스트와 새우젓을 섞어 만든 양념장으로, 각종 야채를 찍어서 먹는다. 장(醬)문화에 익숙한 한국사람 입맛에도 잘 맞는다. ‘텃만쁠라’는 우리의 어묵과 비슷하다. 생선을 갈아 다진 야채와 함께 넣고 반죽을 만들어 튀긴 것이다. 처음 먹어보는 사람은 살짝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는데, 팍치라고 불리는 고수풀을 넣기 때문에 향이 조금 강하다. 양념장이 새콤달콤하므로 찍어먹으면 더 맛이 좋다.

 

 

<남프릭까삐(왼쪽), 텃만쁠라(오른쪽)>

 

 

 

‘똠얌쁠라 남싸이’는 똠얌의 일종이다. 한국인에게 유명한 태국요리로 ‘똠얌꿍’이 있는데 이는 똠얌베이스에 꿍(새우)를 넣고 끓인 스프를 의미한다. 쁠라는 생선을 뜻하므로, ‘똠얌쁠라’는 생선을 넣은 똠얌스프이다. 똠얌은 두가지가 있는데, ‘남콘’과 ‘남싸이’이다. ‘남콘’은 코코넛밀크를 넣어 맛이 부드럽고 탁한 색을 띤다. 반면 ‘남싸이’는 코코넛밀크를 넣지 않아 시원한 맛이 좀 더 강하다. 사진에서와 같이 ‘똠얌쁠라 남싸이’는 비주얼이 우리의 매운탕지리와 비슷하다. 똠얌 남싸이는 코코넛밀크를 넣지 않으므로 신맛이 난다. 이런 맛이 한국사람에겐 어색할 수도 있으나 태국에서 조금만 지내다 보면 더운 날씨에 입맛을 돋워주는 이 시큼한 국물이 생각나게 될 것이다.

 

 

<똠얌쁠라 남싸이>

 

 

 

마지막 밤은 불봉돌리기 쇼가 있었다. 리조트 직원들이 준비한 쇼라고 했는데 그 수준이 꽤 높았다. 웃옷을 벗은 직원들이 기다란 봉 양쪽에 불을 붙여 빠른 속도로 돌리는데 아슬아슬 긴장하면서 보는 게 재미있었다.

 

 

<불봉쇼>

 

 

 

꺼꿋에서의 2박3일. 큰 기대없이 그냥 쉬고자 떠난 여행은 기대이상으로 나에게 큰 힐링을 주었다. 사실 힐링을 생각하고 떠난것은 아니었지만 여행을 마치고 온 후 내내 든 생각은 ‘아, 나에게 힐링이 필요했었구나. 꺼꿋에서 나는 힐링이 됐구나’ 하는 것이었다.

방콕에 돌아가기 위해 다시 온 클렁힌담선착장 너머로 여전히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따파오 해변과 클렁힌담선착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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