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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dle talk

[푸드칼럼] 홍경희 교수의 ‘건강한 영양학’ 시리즈 ③ 고혈압, 싱겁게 먹는 것이 최고?

홍경희 교수의 ‘건강한 영양학’ 시리즈

③ 고혈압, 싱겁게 먹는 것이 최고?

 

 

 

<고혈압>

 

 


1.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성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 소금이 빛만큼이나 세상에 없어선 안 되는 것이라는 것이지요. 

 

소금. 즉, 염화나트륨(NaCl)은 40%의 나트륨(Na)과 60%의 염소(Cl)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금을 구성하고 있는 나트륨과 염소 이온도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지만, 짠맛은 기본 맛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소금은 스스로 맛을 낼 뿐만 아니라 다른 맛과 향을 강하게 해주는 마술 같은 힘도 지니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달콤한 음식에 소금을 약간 넣으면 단맛이 강해집니다. 영양과 맛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외에도 소금은 수천 년 전부터 고기, 생선, 채소 등을 오래 보존하는 용도로 쓰여 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식품이 한국인 밥상에 없어선 안 되는 김치이지요.

 

그런데 요즘은 흔히 소금, 혹은 소금 안에 있는 나트륨이 몸에 나쁜 성분으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소금이 되라는 성경말씀을 따랐다가는 돌 맞을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2. 소금과 고혈압, 싱겁게 먹어도 혈압 조절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소금이 이렇게 미움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소금 안의 나트륨과 고혈압의 관계 때문일 것입니다. 학자들은 오랫동안 나트륨이 고혈압을 일으키지 않는가를 의심해 왔습니다. 그래서 혈압이 높은 분들이 병원에 가면 가장 먼저 듣는 얘기가 ‘짜게 드시지 마세요’ 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싱겁게 먹어도 혈압 조절이 잘 안 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소금 섭취에 의해 혈압이 쉽게 오르거나 내려가는 ‘소금 감수성(salt-sensitive) 고혈압’이 있는 반면, 소금 섭취가 많아도 혈압이 오르지 않고 소금 섭취를 줄여도 혈압이 낮아지지 않는 ‘소금 비감수성(salt-insensitive) 고혈압’도 있습니다. 고혈압 환자의 40~60%가 ‘소금 감수성 고혈압’이라 추정됩니다. 내가 식염감수성인지 비감수성인지 알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이를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비만할 때, 콩팥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저염식의 효과를 보게 됩니다.


그래도 어쨌든 혈압 높은 분들이 싱겁게 드시는 것은 몸에 좋으면 좋았지 해롭지 않습니다. 건강에는 밑져야 본전이지요. 문제는 삶의 즐거움입니다. 먹는 즐거움이 박탈당한 인생을 생각하면 ‘밑져야 본전’식의 무작정 싱겁게 먹기가 안타깝기만 합니다. 하루 빨리 저염식을 꼭 해야 하는 분들을 쉽게 진단해 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3. 혈압조절은 싱겁게 먹는 것 보다 체중감량이 우선

 

많은 분들이 혈압하면 싱겁게 먹는 것을 제일 먼저 떠올립니다. 그러나 혈압이 높으면서 체중이 많이 나가는 분은 혈압을 낮추기 위해서 무엇보다 체중감량을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고혈압 환자들은 보통 날씬한 분보다는 체중이 과다한 분들이 많지요. 이럴 경우 싱겁게 먹는 것만으로는 혈압 조절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소금을 줄여 먹는 것보다 칼로리를 줄여 먹는 것이 우선입니다. 칼로리 조절로 체중을 줄이면 혈압은 자연스레 낮아집니다. 

 


 

4. 염분 섭취를 줄이는 요령

 

‘소금 감수성’ 고혈압의 경우에는 혈압 조절을 위해 소금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인 중에 부모님이 고혈압인 분이 있어 상담을 해 보니 짜게 먹지는 않는데 혈압 조절이 잘 안 된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후 우연히 그 댁에서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국이 너무 짜서 물 한 컵을 추가로 부어도 먹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식습관은 오랜 시간에 걸쳐 몸에 배인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짜게 먹어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인식을 하게 되더라도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다음에 염분 섭취를 줄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몇 가지 요령들을 소개합니다. 


● 지나치게 짠 음식 (장아찌, 젓갈, 김치, 자반고등어 등) 섭취를 피합니다. 혈압이 높은 분들을 만나보면 밥상에 마늘장아찌나 명란젓, 오징어젓 같은 젓갈을 늘 올려놓고 드시고, 일반 생선구이 보다는 자반고등어 같이 짠 음식을 즐겨 드시는 분이 많습니다.

 

● 고혈압 환자들은 식사하면서 습관적으로 소금을 추가로 넣어 먹거나 쌈장이나 된장 등을 추가로 찍어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습관을 고칠 필요가 있습니다.


● 일상적으로 가장 실천하기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한국 사람이 거의 매일 먹게 되는 국이나 찌개의 국물은 소금물이지요. 따라서 국물은 조금씩 먹고 국의 콩나물, 시금치, 미역, 배추 등의 건더기를 많이 먹으면 염분 섭취를 줄이면서 채소를 많이 먹으므로 일석이조이지요. 


● 그리고 혈압이 높은 분들은 국보다는 간간한 찌개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통 찌개가 국보다 진한 국물이기 때문에 염분 함량이 더 높지요. 따라서 찌개보다는 국을 먹는 것이 염분을 좀 덜 먹게 되는 요령입니다. 

 


 

5. 고혈압에 좋은 식품

식사에서 염분(나트륨)을 줄여 먹는 것이 어렵다면, 칼륨이나 칼슘 등 나트륨과 반대로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무기질을 충분히 먹으면 혈압 조절에 효과적입니다.  특히 칼륨은 혈압을 낮추는 강력한 무기가 되는데요, 칼륨을 많이 먹을수록 소변을 통해 나트륨이 배설됩니다. 따라서 나트륨을 얼마나 많이 먹는가보다 나트륨과 칼륨의 상대적인 양이 더 중요합니다. 칼륨은 많으면서 동시에 나트륨은 적은 식품을 먹으면 혈압 조절에 좋겠지요. 일반적으로 채소, 과일, 콩, 우유에 칼륨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특히 시금치, 근대 같은 푸른잎 채소, 그리고 감자, 단호박, 토마토, 오렌지, 귤, 바나나 등에 칼륨이 풍부합니다.(아래 표 참고)


 

<칼륨이 많은 식품(시금치, 감자, 바나나)>

 

 


칼슘은 아시다시피 우유,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이 주요 급원이 됩니다. 혈압이 높은 분들 중에 우유의 지방 때문에 우유를 안 드시는 분이 간혹 계신데요, 이럴 경우 저지방 우유로 칼슘을 챙겨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우유는 안 드시면서 멸치로만 칼슘을 드시는 분들이 많은데, 멸치에는 나트륨도 매우 많기 때문에 고혈압의 식사에는 그리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와 브로콜리, 케일 같은 녹색 채소, 두부, 콩 같은 식품들로도 칼슘을 드실 수 있습니다. 

 

 

 

[식품의 칼륨 함량(1회 분량 기준)]

식품군 고칼륨 식품 중칼륨식품 저칼륨식품
식품 칼륨 함량 (mg) 식품 칼륨 함량 (mg) 식품 칼륨 함량 (mg)
채소류 토마토쥬스 1컵
토마토 1개
늙은호박 1/2컵
깻잎 70g
죽순 25g
파프리카 70g
미나리 70g
삶은 토란대 1/2컵
535
292
282
334
214
224
288
240

풋고추 70g
당근 1/2컵
호박 1/2컵

완두콩 1/2컵
브로콜리 1/2컵
옥수수 1/2컵
가지 70g
팽이버섯 30g
무 70g
배추 70g
콩나물 70g

172
177
173
147
143
120
147
110
149
161
129
오이 1/2컵
양상추 1컵
우엉 25g
표고버섯 30g
88
87
93
54
해조류 다시마 30g
미역 30g
파래 30g
372
302
203



마른김 1장 20
서류 및
두류
고구마 1/2개
감자 中 1개
대두 20g
서리태 20g
팥 20g
두유 1컵
493
630
268
308
236
270



두부 80g 72
과일 바나나 1/2개
건포도 3/1컵
곶감 1개
키위 1개
참외 1개
멜론 1/8쪽
딸기 1컵
수박 1조각
아보카도 100g
오디 100g
오렌지쥬스 1컵
380
363
368
271
440
374
386
278
720
284
262
감 2/3개
귤 1개
배 1/4개
복숭아 2/3개
포도 100g
149
173
171
139
136
사과 2/3개 95
우유류 우유 1컵(200ml)
저지방우유 1컵 (200ml)
호상요구르트 1개 (100g)
296
380
255
액상요구르트 1개 (150g)
아이스크림
195
190




 

* 한국인 성인 1일 칼륨 영양섭취기준은 3500m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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