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전심 n Talk

태국 고대 도시에서 맛 본 쌀국수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

 

 

 

<쑤코타이 역사공원 내 왓마하탓(마하탓 사원)>

 


방콕에서 북쪽으로 약 45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쑤코타이’라는 도시가 있다. 13세기 중엽 태국 중부에 세워졌던 쑤코타이왕국은 태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타이족 최초의 왕조이다. 쑤코타이는 쑤코타이왕국의 수도로서 찬란했던 과거의 흔적을 간직한 역사도시이다. 아름다운 문화를 꽃피웠던 쑤코타이는 문화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주변도시인 깜팽펫과 씨쌋차날라이와 함께 ‘쑤코타이 역사도시 및 주변 역사도시’라는 타이틀로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태국의 전국 각지에서 견학 온 학생들 무리와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다시금 위엄을 드러내는 이곳은 마치 우리의 경주나 부여를 연상케한다. 70제곱킬로미터의 드넓은 쑤코타이 역사공원은 태국인에게는 자부심을, 외국인에게는 감탄을 자아내는 태국문화의 보고(寶庫)이다.

 

 

<왓싸씨(좌)와 왓마하탓(우)>

 


서양으로 여행가면 성당을 보러 다니고, 동양으로 여행가면 절을 보러 다니는 걸 일종의  ‘문화체험’으로 여긴다면, 공원안에만30여개의 사원이 있는 쑤코타이 역사공원은 실컷 ‘문화체험’을 만끽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사실 너무나 많은 사원이 있기에 어디를 어떻게 봐야할 지 난감할지도 모른다. 그럴 땐 ‘왓마하탓’을 먼저 찾으면 된다. 왓마하탓(마하탓 사원)은 열반에 든 승려의 사리탑이 세워진 절로, 태국의 주요도시에 대부분 왓마하탓이 있다. 특히 아유타야나 방콕의 왓마하탓은 유명하다. 태국 전역에 불교사원이 33,900 여 곳에 이르기 때문에 여행시 왕립사원이나 마하탓 사원을 위주로 보는 것은 짧은 시간에 태국의 불교예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쑤코타이 역사공원 내에 있는 왓마하탓 역시 쑤코타이의 가장 중요한 사원으로 꼽히는데, 일출이나 일몰 때의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종종 쓰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번에 아름다운 일몰사진을 담아오진 못해 아쉬웠지만, 일년에 겨우 하루이틀 개방하는 야간 특별관람을 할 수 있었다. 조명을 받은 유적지는 과거 예술과 현대 기술의 만남으로 묘한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뽐냈다.


 


<조명으로 빛나는 왓마하탓>

 


쑤코타이 역사공원은 참 볼거리가 많다. 쑤코타이 양식이나 예술을 모르더라도 혹은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평화와 안정된 분위기가 있다. 크고 유명하기 때문에 들러야 하는 곳이 왓마하탓이라면, 감성적으로 끌리는 사원은 따로 있었다. 바로 왓씨춤(씨춤사원)과 왓따판힌(따판힌사원-싸판힌이라고도 부름)이었다.

 

 

<쑤코타이 역사공원 특별 야간개장>

 


왓씨춤은 들어가는 입구가 좁은 편이어서 그런지 불상이 더욱 높아보인다. 사원 내부도 좁은 편이지만 천장이 뚫려있기 때문에 답답한 느낌보다는 아늑하고 영검한 분위기가 흐른다. 불자가 아닌데도 그런 느낌을 받는데, 그래서 일까. 이곳엔 늘 기도하는 사람의 행렬이 이어졌다. 불상의 이름이 앗짜나불(佛)인데, ‘앗짜나’는 팔리어로 ‘요동치 않는 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가까이서 불상을 올려다 봐야하는 구조는 ‘요동하는 나’와 ‘요동치 않는 자’를 극명히 대비시킨다.

 

 

<왓씨춤(좌)과 프라앗짜나 불상(우)>

 


프라앗짜나 불상의 수인은 굉장히 아름답다. 태국사람들은 불상에 얇은 금조각을 붙여서 공양을 하는데 그것은 또한 공덕쌓기이기도 하다. 그렇게 수많은 신도들이 붙인 금조각들은 금빛 수인이 되어 반짝이고,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하나의 작품이 된다.

 

 

<프라앗짜나 불상의 수인(좌)과 금조각을 붙이는 신도(우)>

 


또 한군데 인상깊었던 곳은 왓따판힌(따판힌사원-싸판힌이라고도 부름)이다. 300미터정도를 올라가면 산 정상에 사원이 있다. 매우 완만한 산길처럼 보이지만 은근히 힘이 드는 것이 니르바나(열반)를 향해 가는 길을 상징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혼자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돌길도 고독한 수행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지.


쑤코타이는 작은 도시이지만 문화유산의 보고답게 둘러볼만한 곳이 정말 많다. 그렇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이제까지 유적지 산책으로 머리를 채웠다면 이제는 음식으로 배를 채워보자.

 

 

<왓따판힌으로 향하는 길(좌)과 왓따판힌(우)>

 

 

또 한군데 인상깊었던 곳은 왓따판힌(따판힌사원-싸판힌이라고도 부름)이다. 300미터정도를 올라가면 산 정상에 사원이 있다. 매우 완만한 산길처럼 보이지만 은근히 힘이 드는 것이 니르바나(열반)를 향해 가는 길을 상징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혼자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돌길도 고독한 수행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지.


쑤코타이는 작은 도시이지만 문화유산의 보고답게 둘러볼만한 곳이 정말 많다. 그렇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이제까지 유적지 산책으로 머리를 채웠다면 이제는 음식으로 배를 채워보자.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

 


쑤코타이에는 유명한 국수가 있는데 바로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이다. 언제부터 유래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국수는 중국에서 전래된 것이고, 중국과의 무역교류는 17세기 아유타야 나라이 왕대에 이르러 개방되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발전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쑤코타이 역사공원 주변과 쑤코타이 시내에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 국수집이 많은데, 쑤코타이식(式) 국수는 쑤코타이의 역사만큼 오래된 것은 아닌 셈이다. 사실 태국 고대역사와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원래 쑤코타이 사람들은 자신들의 국수를 ‘꾸아이띠야우 타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타 지역 사람들이 여기 국수를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로 부르면서 그 이름이 유명해지고, 어느 샌가 ‘꾸아이띠야우 타이’라는 이름은 사라져버렸다.

 

 


<돼지고기(왼쪽 아래), 쌀면(오른쪽 아래)>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가 일반 꾸아이띠야우(국수)와 다른 점은 크게 두가지다. 첫 번째는 기본 고명 재료가 다르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똠얌’ 양념으로 국물을 낸다는 것이다.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쑤코타이식 국수에는 ‘투아팍야우’라는 그린빈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무댕’이라는 중국식 돼지고기 구이가 들어가는데, 빨간 식용색소를 첨가한 양념에 고기를 재놓기 때문에 오븐에 구워내면 겉부분이 붉은 색을 띤다. 또한 땅콩을 으깨 넣는 것이 특징인데, ‘똠얌’ 양념은 맵고 달고 짜고 신맛을 동시에 내기에 다소 자극적일 수 있는 맛을 땅콩의 고소한 맛이 잡아준다.

 

 

<꾸아이띠야우 똠얌 쑤코타이(좌)와 꾸아이띠야우 남싸이 쑤코타이(우)>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의 두번째 특징으로는 ‘똠얌’ 양념을 들 수 있다. 보통 똠얌국물을 만드는 주재료로 설탕, 식초, 고춧가루, 액젓을 넣는데, 이 지방에서는 설탕대신 야자의 일종인 슈가팜(sugar palm)으로 만든 ‘남딴삡’이라는 것을 넣는다. 그리고 신맛을 내기 위해 식초를 쓸 수 있지만 ‘생 라임즙’으로 대체해서 상큼한 맛을 더했다. 원래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는 이렇게 똠얌국물로 먹는 것이 보통이지만, 똠얌을 싫어한다면 남싸이(맑은 국물)로 주문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고춧가루와 설탕, 식초 혹은 그 대용을 넣지 않는다. 위의 사진을 통해 국물 맛의 차이를 짐작해 볼 수 있다.

 

 

<꾸아이띠야우 핏싸눌록 국수거리(좌)와 꾸아이띠야우 남싸이 핏싸눌록(우)>

 


쑤코타이와 인접한 도시들에도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와 비슷한 형태의 국수들이 있다.  핏싸눌록에는 ‘꾸아이띠야우 핏싸눌록’이라는 이름의 국수가 있는데 이는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와 흡사하다. 깜팽펫의 ‘꾸아이띠야우 차깡라우’라는 국수는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와 거의 비슷하나, ‘무댕’이라는 돼지고기대신 무절임인 ‘후아차이뽀’와 건새우를 넣는다는 점에서 조금 차이가 난다.


태국 국수에서 지명이 쓰이는 경우는 쑤코타이와 아유타야밖에 없다. 물론 ‘꾸아이띠야우 핏싸눌록’처럼 지명을 넣는 곳들이 있지만 고유명사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것은 아니다.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는 그 이름자체로 특유의 맛을 연상케한다. 방콕의 국수집에서도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를 만드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태국여행을 계획중이라면, 태국사람들이 자신들의 뿌리라 생각하는 쑤코타이에 가보길 추천한다. 위대한 문화유산 앞에서의 소박한 국수 한그릇은 방콕과 전혀 다른 또하나의 태국을 경험하게 해줄 것이다.


 

 

 

 

※ 본 블로그에 게시한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농심의 입장, 전략 또는 의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1. 카타이 2018.01.10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똠얌 을 똠양 이라고 쓰지 않는 점, 국수 하나로 역사가 보일만큼 태국에 대해 상당한 지식 기반의 푸드칼럼입니다^^


    어찌 이런 유익한 글에 댓글이 없단말입니까!

  2. jjang 2018.01.24 0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똠얌 국물의 꾸아이띠야우 쑤코타이~
    매혹적인 그 맛.. 먹어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