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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dle talk

[푸드칼럼] 하상도 교수의 ‘식품의 오해’ 시리즈 ⑩ 커피,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하상도 교수의 식품의 오해 ⑩

커피, 나쁜 것만은 아니다!




<커피>


세계 커피제품 시장규모는 2015년 기준으로 1,256억 달러, 즉, 약 130조원 수준으로 일본이 전체 시장의 30.9%, 미국이 17.2%로 가장 큰 시장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급성장하고 있으나 적은 인구로 내수 시장이 한정적이라 1.5% 정도의 비중을 갖고 있다.


커피는 14세기 말 아라비아인들이 커피 생두(green bean)를 볶아 먹기 시작했는데, 유럽에서는 이교도의 음료로 거부되다가 교황 클레멘트 8세가 세례를 내려 기독교인도 마실 수 있게 됐고, 우리나라에서는 고종황제가 처음 마셨다고 전해진다. 생두를 건조시키고, 300~400℃에서 볶으면 ‘원두(coffee bean)’가 되고, 이를 분쇄하면 ‘레귤러커피’가 된다. ‘인스턴트커피’는 2차 대전 이후에 보급됐으며, 분무건조한 ‘분말커피’와 동결건조한 ‘과립커피’가 있다.


우리나라 커피제품 시장은 2016년 기준 2조 4,041억 원 규모인데, 이중 커피음료가 절반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14년의 경우 조제커피(믹스커피)가 점유율 1위(45.9%)를 기록했으나, 최근 설탕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카제인나트륨 등 커피 프림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출이 감소해 커피음료에 정상을 내 주고 2016년에는 점유율 2위로 떨어졌다. 최근 캡슐커피와 커피음료가 급신장 중인데, 이는 홈카페 열풍과 소비자의 프리미엄 커피 선호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의 경우, 98.3%가 인스턴트커피와 조제커피인데, 한국 믹스커피의 선호가 높은 러시아(25.4%), 중국(17.3%), 그리스(11.6%)가 전체 수출액의 54.3%를 차지한다.


커피가 좋아 하루에 여러 잔씩 보리차처럼 마시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우리 소비자들은 커피를 주로 점심식사 후(27.6%) 가장 많이 마시며, 출근 후 또는 오전에 혼자 있는 시간(20.4%)이 그 뒤를 이었다. 자주 마시는 장소는 회사(34.1%), 집(26.0%), 커피전문점(23.7%) 순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러다 우리나라 전체가 ‘카페인 중독’이 되는 게 아닌가? 몸에 해로울 정도로 마시고 있는게 아닌가? 걱정하며, 하루에 커피를 몇 잔까지 마시면 괜찮은지 자주 묻곤 한다.


일반적으로 커피의 위험성이라고 하면 카페인을 말한다. ‘카페인(caffeine)’은 코카인, 암페타민 등과 같이 흥분제 성분으로 분류된다. 콜라, 초콜릿 등에도 함유돼 있을 뿐만 아니라 감기약, 진통제, 식욕억제제 등 의약품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실제 카페인의 75% 이상은 커피를 통해 섭취된다고 한다. 카페인은 섭취량이 적은 편이고, 따로 식품에 첨가하는 물질이 아니어서 미 식약청(FDA)에서도 안전한 식품첨가물 목록인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법적으로 허용된 식품첨가물인데, 모든 음식이 그렇듯 선(善)과 악(惡), 두 얼굴을 갖고 있어 걱정한다.




<카페인 섭취는?>


카페인을 과잉 섭취하면 불안, 메스꺼움, 구토 등이, 중독 시에는 신경과민, 근육경련, 불면증 및 가슴 두근거림, 칼슘 불균형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피를 마시면 피로가 덜해지고 정신이 맑아지며, 이뇨작용을 통한 체내 노폐물 제거에 도움을 주는 좋은 면도 있다. 그 외 장관에서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연동운동을 도와주며 호흡기관의 근육피로를 완화시켜 호흡을 편하게 해 주기도 하며, 예전 서양에서는 진한 커피를 천식치료제로 사용한 적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커피는 하루 넉 잔까지는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반잔만 마셔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람도 있고 다섯 잔 이상을 마셔도 잠을 잘 자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커피가 다 같은 것이 아니다. 커피콩의 종류와 커피의 양, 온도 등 내리는 방법에 따라 카페인의 함량이 다르고, 그 위해성 또한 달라진다. 단순히 커피 몇 잔까지 괜찮다가 아니라 어떤 커피를 어떻게 마셨느냐에 따라 두 잔이 될 수도 있고 다섯 잔이 될 수도 있다. 전 세계인이 매일 섭취하는 카페인 양은 평균적으로 70㎎,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미국인은 211∼238㎎이라고 한다.


평균적으로 카페인의 인체 위해성이 없는 ‘일일섭취허용량(ADI)’은 ‘성인 1인당 400㎎ 이하, 임산부는 300㎎ 이하, 어린이는 2.5㎎ 이하’로 정해져 있다. 원두커피 한 잔에는 약 115∼175㎎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고, 자판기 인스턴트커피 한 잔에는 60㎎, 콜라 한 캔(355㎖)에는 46㎎, 카페인이 제거된 ‘디카페인커피’ 한 잔에는 2∼5㎎이 함유돼 있다. 즉 카페인 ADI를 초과하지 않는, 하루에 마셔도 되는 안전한 커피 섭취량은 디카페인커피는 전혀 걱정할 바가 아니며, 대략 ‘원두커피로 세 잔, 인스턴트커피로 다섯 잔 이내’라 보면 된다. 우리 국민이 평균적으로 매일 한 잔 정도의 커피를 마신다고 하니, 아직은 커피 섭취를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 생각된다.




<커피와 커피 이용 음식>


카페인은 정상적인 사람에게는 양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린이와 임산부는 주의해야 한다. EU, 호주, 대만 등 선진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2014년 2월부터 식품 중 “고카페인 함유 식품”에 대해서는 표시를 하고 있어 얼마든지 주의만 기울인다면 섭취량 조절이 가능하다. 커피는 기호식품이다. 말 그대로 당길 때 편하게 먹으면 된다. 지나치게 탐닉하지만 않는다면 독과 약을 넘나들며 건강하게 맛과 향을 즐길 수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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