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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dle talk

[푸드칼럼] 홍경희 교수의 ‘건강한 영양학' 시리즈 ⑪ 식이섬유, 조금 더 똑똑하게 먹기

홍경희 교수의 '건강한 영양학' 시리즈 ⑪

식이섬유, 조금 더 똑독하게 먹기




<식이섬유소>




들어가면서 


식이섬유가 몸에 좋다는 건 다 아시죠. 식이섬유를 많이 먹자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참 많이 합니다. 그런데 아시나요? 식이섬유에도 종류가 있다는 사실~! 식이섬유는 종류가 다양할 뿐 아니라 종류에 따라 우리 몸에서 하는 역할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식이섬유도 나에게 필요한 식이섬유를 맞춤으로 골라 먹으면 더 좋겠습니다. 


식이섬유는 소화되지 않는 탄수화물 

우선 식이섬유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도록 하지요. 믿기지 않겠지만 식이섬유는 탄수화물의 일종입니다. 아니, 요즘 미움을 사고 있는 비만의 적인 탄수화물.. 식이섬유가 그 탄수화물이라니요.. 사실 식이섬유의 대표주자인 셀룰로오스(cellulose)는 생김새도 전분(starch)과 꼭 닮아 있답니다. 셀룰로오스와 전분 모두 포도당이 줄줄줄.. 연결되어 만들어집니다. 아래 그림을 보세요. 정말 비슷하게 생겼지요?

<셀룰로오스와 전분 구조>




우리가 보통 탄수화물을 먹는다고 이야기하면 그건 전분을 뜻할 때가 대부분인데요, 전분을 먹으면 결국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많이 먹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칼로리 섭취가 많아집니다. 


그렇다면 전분과 마찬가지로 포도당 덩어리인 식이섬유(셀룰로오스)는 왜 먹어도 살이 안 찌는 걸까요? 그건 식이섬유가 우리 몸 안에서 소화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소화가 안 되면 어떻게 되지요? 흡수가 되지 않습니다. 흡수가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지요? 우리 몸에 들어오지 못하니까 칼로리를 내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냥 소장을 지나 대장으로 내려가고 결국은 변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쯤에서 식이섬유의 정의를 내려 보지요. 식이섬유란 사람의 몸에서 소화, 흡수되지 못하는 식물성의 탄수화물을 말합니다. 




식이섬유가 몸에 좋은 이유 


식이섬유가 몸에 좋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디에 그렇게 좋은 걸까요? 


(1) 비만 

일단 다이어트 할 때 좋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식이섬유는 우리 몸 안으로 흡수되지 못하기 때문에 칼로리를 내지 못합니다. 대신 배는 부르게 만들어주죠. 배부르고 칼로리는 없고.. 또 음식물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빠르게 하여 영양소가 흡수되는 것을 적게 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체중감량에도 아주 좋습니다. 


(2) 장건강과 변비 

식이섬유는 소장에서 소화,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대장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대변의 양이 많아집니다. 대변 앙이 많아지면 많은 변들이 대장에 오래 머무를 수가 없습니다. 빨리 밖으로 밀어내버려야죠^^;; 누구한테 좋을까요? 결국 변비가 있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3) 고지혈증 

식이섬유는 혈액 중 콜레스테롤을 낮추어주어 고지혈증에 도움이 됩니다. 식이섬유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이 흡수되는 것을 억제하여 변으로 배설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버섯 계란말이로 콜레스테롤이 많은 계란과 식이섬유가 많은 버섯을 같이 먹으면 장 안에서 식이섬유가 콜레스테롤을 끌어안고 변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또한 식이섬유는 대장으로 내려가 대장에서 살고 있는 박테리아에 의해 발효되는데, 발효되면서 생긴 물질들이 우리 몸에서 콜레스테롤 합성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4) 당뇨병 

식이섬유는 혈당을 낮추어주기 때문에 당뇨병에도 도움이 됩니다. 식이섬유가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아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포도당이 흡수되는 것도 억제하여 식사 후에 혈당이 올라가는 것을 예방해줍니다. 결국 혈당 조절이 필요한 당뇨병 환자에게 식이섬유는 매우 유익합니다. 




식이섬유의 종류, 수용성 vs 불용성 


식이섬유는 앞서 본 셀룰로오스 뿐 아니라, 헤미셀룰로오스, 펙틴, 검, 뮤실리지, 알긴산, 사일럼, 베타-글루칸, 리그닌 등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특성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합니다. 물에 녹는 수용성 섬유소와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섬유소가 그것입니다. 


이 중 변비에 더 도움이 되는 쪽은 불용성 섬유소, 고지혈증과 당뇨병에 특히 도움이 되는 쪽은 수용성 섬유소입니다. 수용성 섬유소는 물에 잘 섞일 수 있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물을 흡수하여 끈적끈적한 젤(gel)을 만듭니다. 우리 소장에서 이렇게 젤이 만들어지면, 이 젤(gel)이 콜레스테롤이나 당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혈액 중 콜레스테롤이나 혈당을 낮추어주는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식재료>




식이섬유, 어떤 식품에 많을까? 


섬유소가 많은 식품은 상추, 쑥갓, 배추, 미나리, 시금치, 부추, 고사리, 숙주, 근대, 무, 양상추, 양배추, 브로콜리, 시래기 등등 수많은 채소들과 현미, 통밀, 보리, 율무, 귀리 같은 도정하지 않은 통곡식(whole grain)들과 김, 미역, 다시마, 톳 같은 해조류, 각종 버섯, 다양한 콩, 그리고 과일 등이 있습니다. 


사과를 먹으면 수용성과 불용성 섬유소를 둘 다 먹을 수 있는데요, 사과 과육에는 수용성 섬유소가, 사과 껍질에는 불용성 섬유소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보통 열무나 시래기 같이 질긴 식품에는 불용성 섬유소가 많이 들어 있고, 딸기나 미역 같이 부드러운 식품에는 수용성 섬유소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채소와 현미에는 불용성 섬유소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가장 흔한 식이섬유인 셀룰로오스는 불용성 섬유소인데, 대부분의 채소에는 셀룰로오스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채소로 나물을 무쳐 드시거나 배추국, 시금치 된장국, 콩나물국 등과 같은 채소국, 김치 등등을 드시면 불용성 섬유소를 많이 드시는 겁니다. 


반면 수용성 섬유소는 채소보다는 과일, 김, 미역, 버섯 등에 많습니다. 과일 중에서도 귤, 오렌지, 사과, 딸기, 바나나 등에 특히 수용성 섬유소가 많으므로 고지혈증 환자들은 하루에 1알 정도씩 과일을 매일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김,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와 각종 버섯류도 수용성 섬유소가 많으므로 김구이, 미역국, 물미역, 다시마 말이,  버섯전골, 버섯볶음, 버섯찌개 등 해조류와 버섯을 이용한 반찬을 자주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보리, 귀리, 콩류에 수용성 섬유소가 많으므로 잡곡밥, 콩밥, 콩으로 만든 두부 요리 등을 자주 드시는 것도 혈당과 콜레스테롤 조절에 좋겠습니다. 당뇨병이 있는 분은 버섯밥을 드셔보세요. 맛도 있으면서 혈당 조절에도 좋겠지요? 


아, 그러나 이것은 생각하세요. 과일은 당분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많이 드시면 혈당 조절에 좋지 않으므로 당분이 없는 수용성 섬유소의 보고인 해조류와 버섯을 식단에 적극 활용하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다이어트 하는 분들을 위해 여기서 잠간 짚고 넘어갈 것은 잡곡밥이 쌀밥보다 칼로리가 낮다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쌀(백미, 현미), 보리, 밀, 귀리, 콩 등 여러 종류의 곡류들은 칼로리가 거의 비슷합니다. 섬유소의 종류와 함량은 다르지만요. 따라서 잡곡밥과 쌀밥은 칼로리는 거의 동일합니다. (밥 한 공기는 약 300kcal 정도). 잡곡밥이 칼로리가 낮으므로 더 많은 양을 먹어도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이를 조심해야 합니다. 




맺으면서 


몸에 여러모로 좋은 식이섬유, 이제 조금 더 생각하고, 좀 더 알차게 몸에 좋게 골라서 먹어볼까요? 다이어트를 하셔야 하나요? 변비로 고생하시나요? 당뇨병이 있거나 콜레스테롤이 높아 식사요법을 하셔야 하나요? 나에게 더 좋은 식이섬유를 골라 맛있는 건강식을 드시길 바랍니다. 





※ 본 블로그에 게시한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농심의 입장, 전략 또는 의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