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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dle talk

[푸드칼럼] 홍경희 교수의 ‘건강한 영양학' 시리즈 ⑫ 당신이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 5가지 이유

홍경희 교수의 '건강한 영양학' 시리즈 ⑫

당신이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 5가지 이유 




들어가면서 


영화를 보는데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미국 유명 대학 교수가 손님에게 차 대접을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오후에는 탄수화물을 절제하려고 해요. 커피 괜찮죠?” 그리고는 주먹만한 버터 한 덩어리를 커피에 넣어 맹렬히 섞습니다. 그 커피를 한 모금 마신 손님의 미묘한 표정이란.. ㅎ 

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요즘 건강을 위해 탄수화물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입니다. 많이 먹는 것이 문제이지, 적당하게 먹어야 할 이유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탄수화물 식품>




1.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 첫 번째 이유 -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 


탄수화물은 우리 몸이 일차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원입니다. 광합성을 아시죠? (빛을 합성하는 것 아니고^^;;) 햇빛을 받아 합성하는 것 말입니다. 광합성은 지구에 사는 생명들의 에너지 원천인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그 에너지를 생명체에 저장하는 과정입니다. 그 광합성 과정 중 합성되는 것이 포도당, 바로 탄수화물입니다. 태양 에너지를 받아 그 에너지를 탄수화물 안에 저장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탄수화물은 (자연이 우리에게 선사한) 우리 몸에 가장 기본이 되는 주요한 에너지원이라는 말입니다. 


우리 몸 곳곳에서 탄수화물을 일차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우리 몸이 에너지로 사용하는 영양소는 크게 3가지입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그것이죠. 이 3대 열량 영양소 중 우리 몸에 제일 선호하는 것이 탄수화물입니다. 


우리 몸 전체에서 탄수화물을 에너지원 일순위로 사용하지만, 특히 주목해야 할 곳은 뇌입니다. 뇌는 유독 탄수화물, 그러니까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싶어 합니다. 뇌는 우리 몸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니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 중요한 곳에 포도당이 공급되지 못한다면.. 일이 커집니다.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2.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 두 번째 이유 - 가장 신속한 에너지원 


탄수화물은 메인이 되는 에너지원인 동시에 가장 빠르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하는 3가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만일에 대비하여 우리 몸에 비축해두고 있습니다. 한동안 굶어 에너지가 우리 몸에 들어오지 못하면 몸 안에 비축해 둔 영양소를 꺼내어 쓰게 됩니다. 


그런데 이 3가지 영양소 중 어떤 영양소를 제일 먼저 꺼내 쓰냐면, 바로 탄수화물입니다. 탄수화물로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장해 둔 탄수화물은 뇌에게 빠르게 에너지를 공급하여 우리 몸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 두 번째 이유입니다.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3대 영양소>




3.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 세 번째 이유 - 우리 몸의 단백질 보호 


탄수화물을 심하게 안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섭취하는 탄수화물 양이 부족하면 혈당이 떨어집니다. 다른 말로 하면 혈액 중에 있는 포도당의 양이 부족해진다는 뜻입니다. 혈액 중 포도당을 일정량 확보하는 것은 매우 매우 중요합니다. 왜인지는 이제 추측해보실 수 있을 겁니다. 뇌에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끊임없이 공급해주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탄수화물을 심하게 안 먹어서 혈당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비상사태에 처하게 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탄수화물을 심하게 안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포도당이 부족하니 뇌에게 에너지 사용을 하지 말라고 할까요? 포도당 대신 다른 에너지원을 사용하라고 할까요? 우리 몸에서 뇌는 매우 귀하신 수퍼갑이기 때문에 감히 그러지 못합니다. 포도당을 계속 갖다 바쳐야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요? 그때 우리 몸은 포도당을 만들어 냅니다. 먹는 탄수화물이 없으니 우리 몸에서 탄수화물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부터가 포인트입니다. 무엇으로 포도당을 만드냐 하면.. 바로 단백질입니다.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근육도 만들어야 하고, 우리 몸의 여기저기를 만들어야 하고, 효소도 만들어야 하고, 호르몬도 만들어야 하고 등등.. 그래서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써버리면 너무도 아까운 일입니다. 단백질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놔두어야지, 단백질을 탄수화물 대타 에너지원으로 차출하는 것은 참으로 낭비인 셈입니다.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 세 번째 이유입니다. 



4.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 네 번째 이유 - 근육 보호 


이런 맥락에서 보면 탄수화물을 안 먹으면 우리 몸의 단백질이 점점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우리 몸의 단백질은 주로 어디에 있나요? 다 아시다시피 근육입니다. 그러니까 탄수화물을 계속 안 먹으면 근육이 소모됩니다. 쉽게 말하면 내 살 깍아먹는 일입니다. 근육을 지키고 싶다면, 그리고 근육을 만들고 싶다면 단백질을 충분히 먹어야 하겠지만, 동시에 탄수화물도 먹어야 합니다.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 네 번째 이유입니다.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만들고 싶으신 분들~ 근육을 만들기 위해 닭가슴살, 단백질 파우더 많이 드시지요? 근육을 더 잘 만들기 위해, 열심히 먹는 단백질이 근육으로 온전히 가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드셔야 할까요? 탄수화물입니다. 



5.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 다섯 번째 이유 - 산독증(acidosis) 예방 


또 다시 한번, 탄수화물을 아주 심하게 안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앞서 탄수화물 섭취가 부족하면 단백질을 분해해서 탄수화물 대타로 쓴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일은 계속 될 수가 없습니다. 우리 몸에서 단백질로 만들어진 부분들이 점점 소모되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근육이 없어지는 것 까지는 봐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백질로 만들어진 내장까지 분해해서 에너지로 사용해버린다면? 그건 우리 생명을 위협하는 일입니다. 뇌를 살리자고 다른 내장을 분해해서 에너지로 갖다 바칠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이 지경에 이르면, 그러니까 탄수화물을 아주 심하게 안 먹으면, 우리 몸은 큰 결단을 내립니다. 더 이상 단백질을 탄수화물 대타로 쓸 수 없다. 지방을 대타로 쓰자. 


이제 몸에 저장되어 있던 지방을 분해해서 에너지로 사용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우리가 바라는 일입니다. ‘체지방 분해 = 살 빠짐’ 이니깐요. ㅎ) 그런데 지방을 에너지로 만들어 쓰는데 약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지방이 완전히 연소되어 에너지로 바뀌는 수많은 단계 중 탄수화물로 만드는 물질이 필요한 단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탄수화물은 없죠. 그래서 지방은 완전 연소되지 못하고 옆길로 새게 됩니다. 그 결과 ‘케톤체’라는 물질이 생깁니다. 이 케톤체의 한 종류가 아세톤입니다. 메니큐어 지울 때 사용하는 아세톤, 아시죠? 여하튼 이 케톤체가 뇌를 비롯한 우리 몸 곳곳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이 케톤체가 너무 많이 생기면 문제가 있습니다. 케톤체는 산성 물질이기 때문에 케톤체가 너무 많아 혈액에 쌓이게 되면 혈액이 산성화가 됩니다. 이를 산독증(acidosis) 이라고 해요. 혈액이 산성화되어 pH가 변하게 되면.. 우리 몸에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 




맺으면서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 이유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서 말씀드린 것은 ‘부족하지 않게’ 먹어야 하는 이유들을 말씀드린 것이고, 물론 많이 먹으면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변해 살찝니다. 


얼마나 먹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전체 에너지의 반을 조금 넘는 정도(55~65%)면 적당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하루에 탄수화물 100 g은 먹어야 산독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 100 g이 얼만큼이냐고요? 밥으로 1공기 반 정도의 양입니다. 식빵으로는 5쪽, 감자는 5개 정도의 양입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한 끼에 밥 반 공기 씩 하루 3번은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1일 전체 필요 에너지의 55~65%는 탄수화물 식품으로 식단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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