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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도 교수의 '식품의 오해' 시리즈 ⑫

국내산 특히, 로컬푸드는 좋고 수입산은 나쁘다?




<국내산 식품과 수입식품에 대한 오해>


우리나라에는 유독 음식과 관련된 괴담이나 잘못 알려진 이야기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신토불이(身土不二)’ 사상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로컬푸드(local food)’는 좋고, 남의 것, 다른 나라 땅에서 온 ‘수입품’은 무조건 나쁘다는 오해다.


‘식품(食品)의 가치’는 ‘그 원재료가 어디서 왔느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 재배, 경작, 사육했느냐’가 아니라 최종 제품의 질(質)로 결정된다. 물론 ‘유기농’처럼 고비용의 친환경 농법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할 경우 가격은 높아진다. 그러나 ‘가치(價値)와 가격(價格)’은 다르다. 그리고 가격에 비례해서 해당 식품의 절대적 가치가 반드시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식품의 가치는 영양적 또는 기능적 품질, 물성적 특징,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된다. 


그러나 신토불이는 해당 식재료가 어디서 왔느냐에 불과한데도 절대적 가치의 보증수표처럼 알려져 있고 우리 민족의 종교처럼 고귀한 ‘고품질·안전식품’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다. 비록 ‘우리 농산물’이라 하더라도 농약을 더 많이 사용하고 비료를 덜 사용하고 기후가 좋지 않은 시기에 수확된 제품이라면 품질과 안전성 면에서 더 나쁠 수도 있다. 




<종합적 평가를 통해 식품을 선택하는 지혜>


신토불이란 “사람의 몸은 그 몸이 태어나고 자라는 땅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동의보감의 ‘약식동원론(藥食同源論)’에서 나온 말인데, 2000년대에 접어들어 우리나라에 수입 농산물이 범람하자 농협 등 농수산 관계기관에서 우리 농산물을 프리미엄화해 살아남기 위해 만든 마케팅 전략이자 캠페인 용어로 유행했다. ‘우리 몸에는 우리 농산물이 좋다’는 의미로 2000년대 초반부터 국산품 애용 차원에서 이 용어를 즐겨 쓰고 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로컬푸드 애용운동’이 우리나라에서도 각광 받고 있다. 그러나 이에 편승한 부작용도 만만찮다. 저렴한 수입품을 국내산으로 둔갑시키면 많은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원산지 허위표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사실 로컬푸드는 짧은 이동거리로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운송비용도 절감하기 때문에 ‘푸드마일리지’ 차원에서 환경에 도움이 되고 신선해서 좋은 것이지, 꼭 우리 땅에서 났기 때문에 품질과 안전성이 좋은 것은 아니다. 


푸드마일리지는 농산물 등 식료품이 생산자의 손을 떠나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거리(마일)를 말하는데, 쌀, 곡물, 과일, 고기 등 식재료가 얼마나 멀리서부터 이동해 온 것인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식량자급률이 27%에 불과해 수입 비중이 73%인 우리나라 유통식품의 푸드마일리지는 높은 것이 당연하다. 푸드마일리지를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최단거리에서 재배된 로컬푸드를 이용하는 것’이다. 




<푸드마일리지를 줄이는 방법, 최단거리에서 재배된 로컬 푸드>


신토불이는 마케팅 콘셉트이자 사상이지, 식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다. 똑똑한 스마트 소비자라면, 로컬푸드와 수입식품의 차이에 대해 조금 더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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