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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dle talk

[푸드칼럼] 주변과 어울림의 합창, 영천시장

주변과 어울림의 합창, 영천시장




애초, 재래시장을 통해 옛 향수나 추억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작은 바램으로 재래시장 순례를 기획하게 되었다. 하지만 너무 급격하게 변화된 재래시장의 외형에 그 목적 달성이 쉽지 않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재래시장의 또 다른 새로운 가능성을 본 것이 이번 영천시장 방문소감이다. 단지 이름이 같다라는 이유로 막연히 나랑 친숙한 ‘경북 영천’을 떠올리며 굳이 봄비가 오는 날 ‘서울 영천시장’을 방문하였다. 




<독립문 방향에서 본 영천시장>

(지하철3호선 독립문역 4번출구에서 5분거리)


남대문시장을 제외하고 종합시장으로서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단순히 지역 주민을 위한 시장이상의 역할 측면에서 보면 입지조건이 가장 좋은 곳이 아닌가 감히 짐작해 본다. 주말에 가족 나들이, 관광객들이 방문해서 각종 먹거리를 즐기고 주변 볼거리들과 연계되는 측면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독립문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시장 주변에는 독립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이진아 기념도서관, 서울성곽길, 안산산책코스, 경찰박물관, 쌀박물관등 연계될 수 있는 시설들이 많은 것이 큰 특징이자 다른 시장이 갖지 못한 장점이다.




<골목이 거의 없이 일자로 250m가량 137개 점포가 이어진다>


시장은 길이 250m가량으로 137개의 점포가 일자로 이루어져 있어서 시장을 구경하기도 아주 편하고 역시 우리나라 재래시장 전국 어딜 가나 같은 디자인이지만 현대적으로 잘 정비되어 쾌적하게 방문할 수 있다. 어차피 전국이 개성을 살려 건물을 꾸릴 수 없다면 판매되는 각종 내용물들을 특화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시장은 서울에서 유통되는 떡 도매거래의 40%를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떡 도매시장으로서의 보존가치 때문에 2013년에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실제로 떡집이 특별히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만두, 찐빵가게 모습>


독립문쪽 입구에서 들어가면 과일집 다음으로 할머니가 하는 만두, 찐빵 가게가 있다. 배가 불러 먹어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튀김, 떡볶이 가게>


찐빵 가게 다음으로는 여러 개의 튀김, 떡볶이집들이 들어서 있다. 자기가 원하는 만큼 담아 주면 바로 튀겨준다.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디스플레이가 다 같은 모습이 좀 아쉽다.




<순대 전문 가게>


떡볶이와 반드시 붙어 있는 순대. 그런데 순대 전문집도 따로 있다.




<신발가게 모습>


재래 시장에 의외로 반드시 있는 신발가게. 시장에는 먹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온갖 잡화들이 다 한데 엉켜있어 상품별로 구획이 잘 정리된 대형마트에 익숙해 있다면 좀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하기에 따라 식상함을 덜어주는 여유로움으로 볼 수도 있다. 가끔 지방,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재래시장을 잘 들리는 편인데 상품은 최고급이 아닐 지 모르지만 저렴한 가격과 효용성 혹은 키치적인 디자인에 구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계란빵과 핫도그 그리고 호떡>




<세련된 떡집>


재래시장이라고 예스런 가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시내 재래시장에 종종 이런 세련된 가게들이 하나 둘씩 볼 수 있는 것도 이젠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칼국수집 모습>


재래시장에 반드시 있는 저렴한 칼국수집. 싼 가격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적당한 가격에 나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하는 식당을 원하는 추세이니만큼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가게이길 바란다. 때만 맞았으면 직접 맛이라도 봤을텐데 아쉽다. 




<죽 가게>




<즉석 어묵 가게>


죽, 그리고 즉석 어묵집.  어릴 때에 시장 가자는 어머니 제의를 한번도 거절을 해 본 적이 없는 이유는 단지 녹두죽과 즉석 어묵 때문이었다. 지금은 재래시장에서 녹두죽을 좀처럼 보기 어렵지만 내가 어릴 때에는 죽집이라 함은 대형 가마솥을 기본적으로 대여섯 개는 걸어두고 온갖 죽울 팔았는데 지금은 팥죽, 호박죽 정도에 그치는 것이 죽집을 지날 때마다 못내 아쉽다. 어묵집도 어묵재료를 어린 내 눈에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튀기는 모습이 이만저만 신기한 모습이 아니었다.




<어른들의 입맛에 어울릴 순댓국집, 그리고 순대, 돼지고기 전문점>


이 시장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작은 골목길을 지나면 바로 서대문 대로변이 나오고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가 나온다는 점이다. 이곳 주민들은 따로 대형 마트가 필요없을 정도로 이용에 편리하게 되어 있다.




<서대문사거리 방향에서 본 영천시장 입구>

(길건너 바로 새로 지어진 주상복합 아파트가 있다. 이 시장의 가장 놀라운 점이다.)


이 영천시장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서울시내에서 드물게 주변 볼거리들과 연계되어 매우 전도유망한 재래시장이다. 다른 재래시장에 비해 접근성도 매우 좋다.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몸살을 앓는 시내 중심가의 복잡한 재래시장에서 벗어나 좀 더 여유자적 주변을 산책도 하고 시장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사는 삶의 현장의 모습도 보고자 한다면 이 곳을 선택해 보심이 어떠할지……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영천동268.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4번출구), 5호선 서대문역(2번출구)


[주변 볼거리]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이진아 기념도서관, 경찰박물관(서울 종로구 새문안로41), 쌀박물관(서울 중구 새문안로16), 서울성곽길, 안산 산책코스, 홍난파가옥(서울 종로구 송월1길 38), 근대건물 딜쿠샤(서울 종로구 행촌동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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