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문화 세계 기행이 그간 뜸했었죠.
죄송합니다. 연말이다보니 이래저래 자주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했습니다.
겨울인 12월을 즈음하여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한번 날아가보겠습니다.
지구반대편의 남미는 저희와 계절이 반대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은 여름으로 여행하기 최적이죠. 하지만 여름이라고 다 더운것은 아닙니다.
남미의 매력이 가득한 파타고니아가 있는 아르헨티의 여름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년간의 세계 여행에서 가장 그립고, 다시 가 보고싶은 남미로의 여행, 같이 떠나 볼까요?
죄송합니다. 연말이다보니 이래저래 자주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했습니다.
겨울인 12월을 즈음하여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한번 날아가보겠습니다.
지구반대편의 남미는 저희와 계절이 반대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은 여름으로 여행하기 최적이죠. 하지만 여름이라고 다 더운것은 아닙니다.
남미의 매력이 가득한 파타고니아가 있는 아르헨티의 여름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년간의 세계 여행에서 가장 그립고, 다시 가 보고싶은 남미로의 여행, 같이 떠나 볼까요?
남미 속의 작은 유럽,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와 보카 주니어스팀으로 대표되는 축구의 나라입니다. 절도 있는 음악과 감성적인 춤사위의 탱고로 우리에게 친숙하죠. 그러나 한국전쟁 이전에 이미 지하철을 보유하였고, 20세기 초 한때 세계 5대 부국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이러한 그들이 이루었던 부와 위상은 우리나라 국토의 28배에 달하는 면적과 전 국토의 1/4을 차지하는 대초원 팜파스와 그로부터 얻어지는 풍부한 곡물과 육류 등에 기인하죠. 화려했던 역사는 점점 쇠약해져 현재는 여러 위기에 직면해있으며, 최근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받는 곳 중의 하나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남미의 여러 나라들입니다. 대자연이 제공하는 풍성한 관광자원 아르헨티나는 남북이 1,600km에 동서가 800km로 브라질, 파라과이, 칠레 등 남미 대부분 국가와 연결되는 관광의 요충지입니다. 북쪽으로는 브라질, 파라과이와 접한 곳에 세계 3대 폭포인 이과수(Iguacu)가, 중간에는 남미의 파리로 불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이국의 여행객을 유혹합니다. 남쪽 파타고니아(Patagonia) 지역은 사시사철 빙하와 만년설로 뒤덮여 있어 트랙킹 및 빙하체험을 할 수 있어, 제가 The best로 꼽는 여행지입니다. 남극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우수아이아(Ushuaia)의 대자연도 놓칠 수 없는 매력포인트입니다. 2001년 IMF 이전에는 달러 대 페소를 1:1로 유지하는 고정환율제로 살인적인 관광물가를 자랑하였으나, 제가 여행하던 2005년 말 이후로는 3:1 정도의 변동환율이 적용되어, 우리에게는 한국 물가의 1/3 수준으로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체험이 모두 가능한 지역입니다. 이과수 폭포를 관람하고 유스호스텔에서는 1인당 3,000원을 걷어 준비해주는 그들의 파티문화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파릴라(Parilla)는 그릴이라는 뜻으로 그들이 구어먹는 방식을 이야기하는데 우리의 석쇠구이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소 내장까지 먹을 줄이야... ㅠㅠ 제가 꼽는 최고의 여행지인 남미의 남쪽,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아르헨티나의 엘찰튼, 엘칼라파테 지역과 칠레의 또레스 델 파이네 지역으로 대표되는 남미 팜파스의 대자연을 느낄수 있는 곳입니다. 특별한 팩키지 여행에 포함되지 않고도 건강한 두 다리와 약간의 음식을 준비하면 바로 자연 속으로의 여행, 트랙킹을 떠날 수 있죠. 거기에서 만난 유럽인 친구들은 2년째 이곳을 못 떠나 자연속에서 생활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웅대한 빙하를 볼 수 있기도 한 이곳의 모레노 빙하와 웁살라 빙하는 놓칠 수 없는 명소입니다. 지구의 땅끝, 우수아이아(Ushuaia)는 남미 속의 작은 유럽 휴향도시를 연상케 합니다. 남미대륙의 최남단 도시로 도보로도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마을로, 남극 대륙으로의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의 출발점이기도 하죠. 멋도 모르고 올라간 눈덮인 산행은 정상을 눈앞에 두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바뀌었죠. 3시간을 올라간 경사 30도의 눈덮인 산에서 우리는 새로운 방법으로 30분만에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바로 온 몸으로 눈을 느끼는 몸 썰매... 눈과의 마찰로 의외로 속도가 많이 나지 않아 전혀 위험하지 않았습니다. 생각을 바꾸면 새로운 기회가 오는 법이죠. 와인과 탱고의 애절함 문화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길거리 곳곳에서 탱고를 추는 젊은이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탱고를 보고 싶다면 저녁식사와 함께 와인 한잔 즐기며, 탱고를 감상할 수 있는 탱고 쇼에 가는 것도 좋습니다. 탱고의 고향이라는 라보카 지구는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세운 명소인데, 화려한 탱고 쇼와 저녁 만찬이 아니더라도 서민적인 술집에서 밴드 네온의 탱고를 들으면서 가볍게 와인 한잔을 할 수 있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우리와 같은 이방인이 오더라도 흐뭇한 미소와 함께 관심을 보여주며 함께합니다. 누군가는 탱고를 ‘춤추는 슬픈 생각’이라고 한다죠. 해진 후 지구 반대편에서 와인을 기울이며, 가족 생각에 홀로 듣는 탱고는 흐릿한 불빛 사이로 가슴을 쥐어뜯는 애절한 노래가 되어 사람의 영혼을 흔듭니다. 보카주니어스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축구팀을 위한 구장이 있는 라보카 거리는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이탈리안들이 세운 마을로 원색의 허름한 건물들 속에 아기자기한 재미 요소들이 많습니다. 길거리에서 다양한 선물거리들이 즐비한데, 특히 전세계 동전을 줄톱 하나로 도려내는 공예사는 단연 최고였습니다. 이곳에서 우리의 10원짜리 다보탑도 볼 수 있어 얼마나 반가웠던지... 간직해온 500원짜리 학을 건네주며 다른 이들을 위해 만들어달라고 주고 왔습니다. 풍요 속의 사치스런 식문화 광활한 초원을 누비며 소와 양을 기르던 가우초들은 나무 한 그루 볼 수 없는 팜파스에서 말을 매놓으려 소를 한 마리 죽여서 그 시체에 말을 매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그들이 가진 풍요와 사치스러움은 그들의 식문화에도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이들이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지역 주민에게 추천을 받아 맛 본 ‘밀라네사(Milanesa)’와 ‘미탐브레(Mitambre)’는 익히거나 튀긴 소고기에 치즈를 듬뿍 올리고 소스를 뿌려 나오는 고기 피자입니다. 즐겨 먹는 간식거리는 우리의 만두와 유사한 ‘엔빠나다(Enpanada)’로 소고기나 닭고기를 저며, 야채 등과 섞어 찌거나 굽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요리인 ‘아사도(Asado)’는 터키의 케밥과 유사하죠. 숯불이나 파릴라(Parilla)라는 그릴에 쇠고기나 양고기를 뼈와 함께 통째 구워낸 요리인데, 터키의 케밥과 달리 양 냄새가 거의 안 납니다. 이는 3살 이하의 어린 양만을 잡아 아사도를 해먹기 때문입니다. 올 8월 음식문화 탐사대를 이끌고 다녀온 실크로드의 양고기도 이와 같은 이유로 풀을 뜯기 전의 어린 양을 잡기에 양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수아이아에는 한국 교민이 두 가구 살고 계십니다. 30년 전 의류업으로 아르헨티나에 오셨다가 우수아이아에 정착하신다는 Corea의 사장님은 한국인으로서의 대단한 자긍심을 가지고 계신 분으로, 저희에게 직접 우수아이아를 안내해주시고 당신의 꿈이 담긴 바다를 바라보는 호텔을 짓고 있는 부지까지 보여주셨습니다. 화원을 운영하시는 다른 한 집에도 들러 남미 유일의 상추를 재배하여 아르헨티나에 최초로 보급하셨다던 고인이 되신 아버님의 뜻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구의 땅끝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국 영화 DVD... '태극기 휘날리며'는 단순한 영화 이상이었습니다. 한국에 있었으면 평범한 것이었을 이 영화 한편은 유스호스텔에서 노트북을 통해 3번이나 보면서 눈물을 흘리게 하는 '고국에 대한 향수'였습니다. 그리고 두고 온 가족들, 특히 아들(관민이)에 대한 그리움까지... 그래서 엉엉 울었답니다. 일상의 소중함은 그렇게 더이상 일상일 수 없을 때 찾아오는 법이죠. 아르헨티나를 잘 아는 많은 이들은 ‘자신들에게 IMF를 극복할 희망이 없다.’라며 자조 섞인 말을 합니다. 이는 가우초들이 그랬듯, 어린 양만을 아사도로 먹는 음식문화에서 보듯 국가가 IMF와 같은 큰 위기상황에 처해도 기본적인 먹거리나 삶에 큰 걱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풍요 속의 빈곤이죠. 이는 1998년 IMF 환란속에서도 자원의 빈곤 속에서 강한 의지로 위기를 극복했던 대한민국과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의 위기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저력과 미래를 믿습니다. 그 힘의 근원에는 저희들 하나하나의 의지에 달려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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