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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New Story/Food N

음식문화탐사, 전주 가족회관

비빔밥 한 그릇에 깃든 장인정신, 가족회관

글 ㅣ 이윤화(쿠켄네트 대표)


농심 음식문화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음식문화탐사의 네 번째 행선지는 전라북도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전라북도 내의 해안지역과 내륙지역 중에서 어느 곳을 집중 탐사할 것인가로 무척 고민이었다. 이미 새우깡에는 군산의 새우가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친근한 지역이며 역사의 항구도시인 군산의 음식문화도 궁금했고 선운사의 풍천장어, 순차의 고추장 마을, 남원의 추어탕 등 궁금하고 가볼 만한 보고가 많았기에 고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최종 탐사 지역은 비빔밥의 본고장이며 전북의 중심지인 '전주'와 해안지역으로는 '부안'을, 그리고 그 옆에 위치한 '정읍'을 거쳐 전라북도의 북쪽인 '무주'까지 가는 일정으로 탐사 코스를 그린 뒤 지역탐방을 시작했다.


한식당이라면 보통 식당 내부 끝이 주방이고 그 안에서 뚝딱뚝딱 갖가지 반찬을 만드는 것이 전형적이다. 그런데 가족회관은 만드는 반찬부터 비빔밥을 담은 그 과정까지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놓았다. 처음 들어서는 사람들은 그 광경에 압도되고 만다. 특히 홀 중간쯤에 반짝이는 방자유기 그릇이 차곡차곡 쌓여져 비빔밥이 담아지기를 기다리는 광경 또한 인상적이다.
홀만큼 긴 주방은 늘 분주하다. 그리고 주방 앞에서 하얀 조리복을 입고 이런 저런 반찬을 담는 할머니가 계신데 그 분이 바로 국가무형문화재 김년임 사장이다. 70세가 넘은 연세에도 말로만의 지휘가 아니라 늘 현장에 나와서, 도라지, 고사리, 시금치, 버섯, 호박, 청포묵, 당근, 무, 다시마, 밤 등 20가지가 넘는 비빔밥 속재료를 일일이 챙기고 있다. 비빔밥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의 상차림은 1인당 1만원짜리는 아니랍니다. 참고하세요.


이곳에서는 비빔밥을 시키면 여러 가지 반찬과 함께 달걀찜 뚝배기까지 한상 가득 나온다. 전주까지 온 손님에게 비빔밥만 드리는 것이 섭섭하여 차련낸다는데, 서울 웬만한 정식집 이상의 반찬이 나온다. 이때 가격은 일인당 일만 원이다. 얹은 여러 나물 맛도 하나하나 제대로 음미할 수 있고 비빔의 조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을 때가 65℃라 하여, 그 온도 유지를 위해서 무거운 놋그릇을 사용하는 것도 김년임 명인의 철학이다.

그 동안 양념 고추장 맛만으로 비빔밥을 먹던 사람이라면 가족회관에서 비비기 전의 나물 맛과 비빈 후의 복합적인 맛이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하고 비교하며 먹어보길 바란다.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3가 80
전화번호 063-284-0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