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칼럼]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콩국수집 '진주회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콩국수집
진주회관
<56년 역사의 콩국수 명가 진주회관>
<진주회관 내부>
(매체에 소개되었던 내용을 모아 벽면을 장식한 실내 모습. 여름이면 하루 4000명이 다녀간다.)
3대 56년 전통의 대한민국 최고의 콩국수 맛집
여름철 별미 콩국수 하나만으로 전국의 콩국수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곳이 있다. 1962년에 개업해 3대째 같은 자리에서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진주회관이다. 여름이면 최소 30분 이상 기다리는 수고를 감수해야 할 만큼 압도적인 사랑을 받는 이곳은 역대 서울 시장은 물론 기업가, 대기업 CEO들도 열광할 정도로 유명세가 만만치 않다. 공중파 방송 3사의 각종 맛집 소개 프로그램은 물론 종편의 미식프로그램과 각종 인쇄매체, 일본 방송에도 소개된 진주회관은 2012년 농림수산식품부와 한식재단이 선정한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선’에 선정, 2014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콩국수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했다.
56년 전통의 진주회관은 1962년 경남 진주 대안동에 있었던 진주극장 뒤에서 시작되었다. 콩국수를 주 메뉴로 한 ‘삼호식당’이 전신이다. 삼호식당은 시장 통에 위치해 있어 비빔밥, 냉면, 콩국수 등 다양한 음식을 취급했다. 당시 콩국수 가격이 50원이었다고 한다. 서울에 둥지를 튼 것은 그로부터 3년 후인 1965년이다. 창업주이자 현 조걸 대표의 부친인 故 조월래 씨가 서울로 상경해 서소문동 75번지에 새로 업소를 오픈했다. 콩국수를 전문으로 하며 진주회관이란 상호를 단 것도 이 시기였다. 지금의 진주회관 자리에 터를 잡은 것은 4년 후인 1969년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조걸 씨가 2대째 가업을 이어 받았으며, 지금은 아들이 3대를 잇기 위해 합류했다.
<부드럽고 고소한 콩국수>
(부드럽고 고소한 비법 콩국수는 100% 국내산 황태콩과 땅콩가루를 넣어
고소하고 쫄깃한 면으로 완성했다.)
걸쭉한 콩물과 땅콩가루 섞은 탱글탱글 고소한 면의 조화
진주회관 콩국수가 다른 집들과 다른 가장 큰 이유는 국내산 토종 황태콩만을 사용해 만드는 콩국에 비법이 있다. 이 맛을 내기 위해 강원도 18개 농가와 계약을 맺고 콩을 재배해 사용한다. 여름이면 하루 평균 4000 그릇의 콩국수가 팔리고, 기온이 30℃가 넘으면 자칫 상할 수도 있어 번거롭더라도 센트럴키친에서 하루에 서 너 번에 걸쳐 콩국을 제조한다.
진하다 못해 걸쭉하게 뽑은 콩국에 땅콩가루를 섞어 탱글탱글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나는 국수면발 이외에 고명 하나 올리지 않는 것도 진주회관 콩국수의 특징이다. 햇 콩만을 사용해 만든 맛이 진하고 고소한 콩국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고명을 올리면 오히려 콩국의 맛을 해친다는 것이 이곳 조걸 대표의 설명이다. 콩이 나지 않는 겨울에는 콩국수를 판매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반찬으로는 직접 담근 김치가 나오는데, 자칫 콩국의 담백한 맛을 해칠까 이마저도 먹지 않는다는 고객도 있다. 거의 모든 고객들이 국수는 물론 콩국까지 싹싹 비우는데 만일 콩국을 조금이라도 남길라치면 “우리 집 콩국은 보약이나 마찬가지라 남기면 안 된다”는 사장님의 지청구가 여지없이 날아든다. 보약 같은 콩국을 따로 사가는 사람들도 많다.
한여름에는 콩국수 단일메뉴만… 김치볶음밥, 섞어찌개도 별미
<각종 해산물과 소시지, 햄 등을 넣어 얼큰 시원한 금강산 섞어찌개>
한여름에는 워낙 콩국수를 찾는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점심에는 콩국수 단일 메뉴만 선보이지만 봄, 가을, 겨울에 선보이는 즉석 김치볶음밥, 섞어찌개도 별미로 유명하다. 50년 전 신 메뉴로 선보인 즉석 김치볶음밥은 당시 쇠고기와 표고버섯, 각종 채소들을 올려 즉석에서 볶아주는 고급 음식이었다. 지금도 당시의 레시피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16년 전 금강산을 다녀오면서 새로 개발한 금강산 섞어찌개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 음식이다. 해산물과 소시지, 햄 등 각종 재료를 듬뿍 담아 얼큰하게 끓여 낸 섞어찌개는 직장인들의 점심식사와 해장용으로 사랑받고 있다.
<진주회관의 메뉴>
(진주회관에선 콩국수 외에도 김치볶음밥, 섞어찌개 등을 선보인다.)
<섞어찌개(왼쪽), 2대 조걸 대표와 3대 아들(오른쪽)>
조걸 씨는 아버지로부터 전수받은 콩국을 아들에게 대물림하기 위해 15년 전부터 비법을 전수하기 시작해 불과 몇 년 전에야 콩국 내는 비법 전수를 마무리했다. 콩국 비법은 아들 이외에는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연일 무더위가 지속되는 날씨로 입맛을 잃기 쉬운 계절. 시원한 냉콩국수로 여름 더위도 날리고 보양도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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