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은 물론 가전제품과 가구 등 현대 사회에서 포장재가 쓰이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 포장지는 제품을 변질 없이 안전하게 보관·이동하고 제품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대부분 합성수지로 제작되는 탓에, 포장재는 인체에 해로울 것이라는 게 보통의 생각이다.
특히 식품 포장재의 경우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식품 포장재는 어떻게 만들어지며, 현명하게 포장재를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또 고정관념과 달리 인체에 별다른 해가 없는 포장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커피믹스 봉지를 뜨거운 물에? No No ~~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빼놓기 힘든 커피믹스. 컵에 뜨거운 물과 커피믹스를 넣고 남은 봉지로 잘 섞은 다음 마시는 것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좋지 않은 습관이다. 봉지 인쇄 면에 코팅된 플라스틱 필름이 벗겨져 인쇄 성분이 커피에 녹아들어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포장재
<커피믹스 포장재 구성(자료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커피믹스 봉지는 한 겹의 필름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겹의 화학수지로 만들어진 다층포장재다. 커피믹스뿐만 아니라 과자·라면·만두·케첩 등의 식품 포장재는 다양한 환경으로부터 식품을 보호하기 위해 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폴리아미드(PA), 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알루미늄박 등 2~3겹 이상의 필름을 합쳐 만든다. 즉석카레 같이 끓는 물에 데워먹는 식품은 내열성, 차광성, 산소차단성 등을 고려해서, 냉동만두 같은 제품은 영하의 저온에서 충격을 받아도 찢어지지 않도록, 또 토마토케첩 같은 소스류는 산화되거나 냄새가 나지 않도록 맞춤 제작된다.
라면 포장재는 몸에 해로울까?
다층포장재를 구성하는 재질 중에서 식품 접촉면에 주로 사용되는 것은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이다. 여기에는 가소제 성분이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환경호르몬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일명 뽀글이 라면 즉, 라면 봉지에 직접 뜨거운 물을 부어서 먹는 것도 건강에는 해를 끼치지 않는다. 다만 손을 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신라면 뽀글이>
컵라면의 경우, 포장재의 재질은 크게 스티렌페이퍼(PSP)와 종이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더 보편화된 스티렌페이퍼는 폴리스틸렌(PS)을 10배 이상 발포시킨 것으로, 단열성이 뛰어나 화상위험을 줄여준다. 인체 유해성 문제가 거론되기는 하지만, 전자렌지에 돌려 100℃ 이상의 고온상태로 만들지만 않으면 유해물질이 녹아 나오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종이용기의 경우에는 천연펄프에 폴리에틸렌을 코팅한 것으로, 단열성은 떨어지지만 인체유해 논란에서 자유롭다. 단, 기름기가 많은 유탕면의 경우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때 폴리에틸렌의 녹는점보다 온도가 더 높아질 수도 있으니, 전자렌지 사용은 하지 않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