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워터 소믈리에의 '좋은 물, 맛있는 물'
▲<백산수와 음료수>
얼마 전 대형 마트에서 물(생수) 판매량이 일반 음료 판매량을 넘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마시는 물에 대해서 좀 더 깐깐하게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좋은 물의 조건, 물을 맛있게 마시는 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물은 유해 물질이 없어야 합니다. 물 속에 염소를 포함해 화학물질, 녹, 전염병을 일으키는 세균 등이 없어야겠지요. 그리고 미네랄 성분이 균형 있게 골고루 포함되어 있는 물이 좋은 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철 등은 아주 미세한 양 이지만 없어서는 안될 인체에 필수 적인 성분입니다. 때문에 물 속에 보통 100mg/L 정도의 미네랄이 들어 있어야 좋은 물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한 가지 성분의 미네랄이 현저히 많다면 이는 우리 몸에서 흡수하는데 지장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적당량의 미네랄이 골고루 들어있는 물이 우리 몸에서 미네랄 흡수가 잘 되는 좋은 물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참고로 미네랄의 종류와 기능에 대해 잠시 말씀 드리겠습니다.
먼저 미네랄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칼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많은 분들이 잘 알다시피 뼈와 치아를 이루는 주 성분으로 성장기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인 성분으로 칼슘이 부족하면 성장기 신체 발달 문제는 물론 성인 이후에 골다공증과 같은 질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칼륨은 체내 나트륨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고 안정적인 혈압 유지에도 도움을 줍니다. 나트륨은 신경자극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식욕을 증진 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방송에서 어떤 노인이 소금이 좋지 않다고 하여 거의 섭취를 하지 않아 체내 나트륨 부족으로 인해 정신이 혼미해지는 치매 증상에 가까운 상태까지 갔다가 다시 나트륨 섭취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과하면 좋지 않은 것이 나트륨이지만 없어서는 안될 것도 나트륨인 것입니다.
다음으로 마그네슘이 있습니다. 이는 근육 기능 강화와 혈액순환에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인과 황은 우리 몸이 피로하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특히 황은 피부와 머리카락, 손톱, 발톱 등에 영양소를 공급해 줍니다. 규소는 치매 예방과 두뇌 건강에 효과적이며, 심혈관 계통을 강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좋은 물이란, 다양한 미네랄이 있을 뿐 아니라 pH 7 이상의 약 알칼리성의 물이라면 더욱 좋습니다. 우리 몸의 체액은 pH 7.35~7.45의 약 알칼리성 입니다. 따라서 체내에 들어오는 물 역시 체액과 같은 약 알칼리성일 때 음식의 분해와 소화, 흡수 능력이 좋아지고 면역력도 강해집니다. 특히 술(소주, 맥주 등), 고기 등 현대인이 많이 접하는 음식들 대부분이 산성 또는 이에 가까운 성질이기 때문에 적당량의 미네랄이 골고루 들어있는 약알칼리성 물이 우리 몸에 적합합니다.
▲<사람과 물>
다음은 물을 맛있게 마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물은 주로 마시는 사람의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 크게 좌우 될 수 있습니다. 운동 후 마시는 물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마시는 물의 맛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셨을 겁니다. 그럼 일상에서 물을 맛있게 마시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물 맛은 온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물의 온도가 중요합니다. 사람이 물을 마셨을 때 체온 36도에서 24도를 뺀 10~12도 사이의 물이 가장 맛있게 느껴지며, 좀 더 상쾌하게 느끼는 온도는 5~10도 사이의 온도 입니다. 실내의 온도와 계절에 따라 체온의 변화가 달라 약간의 온도 차이는 있을 수 있겠습니다. 겨울에는 상온에서 보관된 미네랄 워터의 경우 부드럽고 청량감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물은 이처럼 차갑게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온도가 내려갈 수록 물 분자(클러스터)가 육각형의 고리모형 분자구조를 갖추어 육각수가 됩니다. 이 육각수는 노화 방지와 암 예방에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차갑게 마시는 물은 우리 몸의 기능이나 작용에 문제를 야기 할 수 있으니 주의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에서는 단맛, 쓴맛, 짠맛, 등의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보통 온도가 낮을 수록 쓴맛이 더 잘 느껴지며 상온에서는 단맛이 더 잘 느껴지게 됩니다. 물은 음미하듯 천천히 씹어가며 마시면 우리 몸의 안정과 빠른 수분 보충을 가져오고 또한 뇌에 충분한 수분과 산소를 공급하는데 도움을 주며, 부드럽고 달달한 물 맛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옛 어른들이 우물가에서 물을 떠줄 때 바가지에 버들 잎을 띄워서 주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이기도 합니다.
물은 하루 3번 다음의 방법을 지켜가며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첫번째는 아침에 일어나서 차가운 물 한 컵을 마시는 것 입니다. 이는 밤새 소모된 우리 몸의 수분을 보충하는 역할을 해주며 또한 우리 몸을 깨워주는 작용을 합니다. 두번째는 식사 30분에서 1시간 전에 물 한 컵을 마시는 것입니다. 이는 과도한 식사를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하며, 소화 효소 분비를 촉진하는 기능을 도와 줍니다. 세번째는 잠들기 1시간 전에 물 한 컵을 마시는 것입니다. 몸 속의 장기는 우리가 잠이 들어도 어느 정도의 기능을 하며 체내 수분을 소모하게 되는데, 잠들기 전 물 섭취를 통해 이를 미연에 보충해 주어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물을 마시게 되면 소변으로 인해 숙면을 방해 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하루 3번 방법을 지켜가며 물을 마시면 가벼운 몸 상태를 유지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하루를 생활하면서 몸에서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조금씩(1/4컵) 마셔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몸이 갈증을 느낀다는 것은 이미 물이 부족하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독성 물질이 몸 밖으로 잘 빠져나가도록 보통 사람보다 더 자주 물을 마셔야 합니다. 그리고 술 마신 다음날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되면 이뇨 작용으로 인해 탈수를 더욱 조장 할 수 있으니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물과 질병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하루에 물 1.5L ~ 2L를 마셔 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요로 결석의 경우 소변이 만들어지는 콩팥에서 결석(돌)이 생겨 커진 상태를 말하는데 물이 부족하면 소변 속의 칼슘 농도가 높아져 결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한 원래 있던 결석이 더 커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러나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소변을 희석시켜 요로 결석의 배출도 원활해지고, 또한 발암 물질을 쉽게 배출하기 때문에 방광암의 발생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충분한 물 섭취를 통해 질병 발생을 줄여준다는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물과 질병은 관계가 밀접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지 말아야 할 질환들도 있습니다. 심부전증, 간경화증, 신증후군 등과 같은 부종성 질환이나 갑상선 기능저하증, 항 이뇨 호르몬 분비가 증가되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물 섭취를 제한 하는 것이 원칙처럼 되어 있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면 부종이 심해질 뿐 아니라 근 무력감이나 경련, 의식 저하 같은 이상이 생길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입니다.
물은 자기 자신의 몸에 맞게 섭취하며, 꾸준히 조금씩 마셔주는 것이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항상 물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가져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