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국수 전경>
(강서구 등촌동 쪽에 유동인구가 많아 보이지 않는 큰 대로에 자리하고 있다.)
솔직히 고백컨데 나는 닭을 먹을 수가 없었기에 가까이 가 보고 적잖이 당황했었다. 설마 닭육수만 있을려고...?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고 들어 갔는데 칼국수는 닭육수만 사용하는 국수고 잔치국수는 멸치 육수를 사용하고... 분명하게 나눠져 있었다. 실제로 들어가보면 외부 사인과는 다르게 내부에는 닭칼국수를 강조하는 느낌은 어디에도 없다. 처음 섭외 때에는 고뇌에 차서(?) 들깨국수를 먹고 나중에 다시 가서는 '장수국수' 란 상호와 같은 잔치국수인 “장수국수”를 메인으로 다루기로 했다. 신 2대 대표 국수인 '닭칼국수' 는 비쥬얼로만 다루기로 정했다.
<장수국수 내부 모습>
(15년이나 된 집이지만 정갈하다.)
대한민국 한 자리에서 15년간 장사하기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근래 길 건너편에 새로운 고급 아파트나 상가, 오피스텔이 들어와서 동네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지만 과거에 바로 길 건너편이 조미료를 만들던 큰 공장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아마 그 때가 더 손님이 많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세월이 흘러 손님들 입맛이 변할 수도 있고 더 세련된 경쟁 가게들이 많이 생겼지만 기본적인 국수는 그래도 비교적 세월에 둔감한 편이 탁월한 업종 선택이었다라고 할 수 있겠다.
<국수 끓이는 모습>
(국수가게들의 국수 끓이는 장면은 신기하게도 똑같다.)
많은 업종 중에 어떻게 국수가게를 하시게 되었는지 여쭤보니 단순하지만 정확한 답변이 돌아온다. 사장님 본인이 워낙 국수를 좋아하신다고…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 하겠는가.
<국수 면발의 모습>
(면은 요리 종류별로 각기 다른 3가지 면을 사용한다.)
제면은 직접 하지 않고 면전문 제조업체로부터 납품 받아 사용한다. 몇 번 직접 제면을 시도했지만 매장에 밀가루 먼지 때문에 포기를 했다고 한다. 면을 납품 받아 사용하는 것이 큰 흠이 될 것은 아니지만 납품 받는 방식으로 가게를 운영한다면 좋은 면을 잘 선택하고 국수요리의 종류에 맞게 양념, 육수와 잘 조합하는 것이 가장 핵심 포인트라 생각한다.
<2대 대표메뉴 중 '장수국수'>
(가게 이름과 같은 '장수국수'라는 이름의 잔치국수)
<장수국수의 면발과 고명>
(일반 소면보다 약간 굵은 느낌이다.)
면은 납품 받아 사용하지만 육수는 새벽5시부터 출근해서 직접 끓여 사용한다. 장수국수(잔치국수)는 세가지 면 중에 가장 가는 면을 사용하지만 흔히 접할 수 있는 소면에 비해 약간 굵은 편이다. 멸치육수는 간이 제법 강한 편이지만 면이 조금 굵은 편이라 서로 상쇄하는 느낌이다. 따라서 따로 양념장이 필요 없이 달걀지단, 부추, 당근, 김의 고명 만으로 바로 먹을 수 있다.
이 작은 국수 하나도 과거 직장이 있던 사천, 진주 지역의 유명 국수집들을 다니며 배운 솜씨라고 하니 장수국수의 뿌리가 결코 얕지는 않아 보인다.
<2대 대표메뉴 중 '닭칼국수'>
(장수국수집의 2대 대표메뉴랄 수 있는 '닭칼국수')
<닭가슴살 고명>
(고명으로 쓰기 위해 미리 준비해 둔 닭가슴살)
처음 언급했듯이 닭을 못 먹는 치명적인(?) 핸디캡으로 닭칼국수 맛을 볼 수가 없었다. 대신 비쥬얼 만이라도 보여드릴 목적으로 열심히 촬영을 했다. 과연 닭칼국수 맛은 어땠을까… 비쥬얼을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맛있어 보인다고들 하는데…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국수를 기다리는 동안 보리밥을 고추장에 쓱쓱 비벼 먹으며 국수만으로는 다 채울 수 없는 허전함을 미리 달랠 수도 있다.
이 집의 특이한 메뉴는 어쩌면 국수 보다 “고기 한 접시”가 아닐까…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국수에 보리밥으로도 채울 수 없는 허전함을 달래는 사장님의 회심의 메뉴라 생각한다. 삼겹살을 한 접시 구워 내는데, 단골인 '방송인 강호동씨'가 오면 닭칼국수 곱배기 하나, 보통 하나에 고기 3접시가 기본이라고 하니 국수에 삼겹살… 이 특이한 조합을 한번 경험해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메뉴판>
('고기 한 접시' 메뉴가 독특하다. 국수마다 육수가 달라 주방이 매우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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