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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과 시장의 공존 이촌동 공무원시장




<이촌종합시장(공무원시장)의 입구>

(입구가 다소 좁은 편이다. 오른쪽 건물은 주상복합건물로 

일층과 지하에 많은 음식점들과 꽤 큼직한 마트가 있다.)


"이촌종합시장"은 1968년 공무원 아파트가 생긴 이래 98년 재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공무원시장”이라는 이름으로 흔히 불리우다가 점차 그 존재가 흐려지면서 지금은 아는 사람만 아는 이름으로 기억에서 잊혀져 가는 이름의 시장이다. 개인적으로는 다행히 지방에서 대학 본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에 잠시 와 있던 첫 번째 거주지가 바로 이 동부이촌동이었기에 조금이나마 개발 전 그 당시의 동네 분위기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이촌역>

(4호선과 국철이 만나는 곳으로 반대쪽은 국립박물관으로 가는 길이다. 

세련된 동네와 다르게 역은 고색창연한 분위기가 이 동네의 보수성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한강이 보이는 강변 쪽은 한강맨션이라 불리면서 시설은 특별할 것 없었으나 부촌으로 불리웠고 길 건너 공무원 아파트 쪽은 완전히 서민 아파트의 형태로 길 하나 사이로 완전히 구분이 되던 때다. 용산 미군 기지가 가까워서 미군들과 그 가족들이 많이 거주했고 또한 연예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로도 유명했었다. 쇼핑센터에 들어 가다가 문에서 젊은 김수미씨와 부딪친 일을 지방서 올라온 촌놈인 내가 자랑삼아 얘기하던 동네가 바로 이 동부이촌동이다. 


이 동네 시장, 쇼핑센터, 가게들이 당시에는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외제 수입물건들을 취급하는 곳이 많아서 특별한 식자재나 옷, 생활용품들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았던 곳이다. 여기서만 구할 수 있던 것들이 지금은 서울 어디서나 흔히 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서 이촌동을 갈 때마다 매번 격세지감을 진하게 느낀다. 




<시장 내 반찬가게>

(자취하면서 가끔 들러 반찬을 사가던 반찬가게)


공교롭게도 대학 이후 직장을 다니다 만난 지금 아내도 동부이촌동에서 오래 살았고 지금 처가나 친인척들도 대부분 이 곳에서 살고 있으니 나와는 인연이 아주 깊은 곳이 아닐 수 없는 곳이다. 연애시절 자취하던 나는 이 동네를 오면 반드시 시장 안의 반찬가게에 들러 두부조림이나 콩자반을 사서 귀가하곤 했었고 그 가게는 지금도 여전히 시장 안에서 성업 중이다. 




<많은 옷 수선집>

(놀랍게도 서울에서 아주 생활수준이 높은 동네 중에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시장에는 이 동네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오래되고 허름한 의상실, 옷 수선집들이 유독 많은 편이다.)




<이발소>

(서울 시내에서도 손꼽히는 소득수준이 높은 동네라지만 이런 곳에 이런 시골 이발소 같은 곳이 있다는 사실이 이 동네가 급격한 변화를 잘 참아내는 보수적인 동네라는 것을 보여준다.)




<도장가게>

(의상실뿐 아니라 오래된 철물점, 만물상, 도장가게들도 여전히 영업 중이다.)


이 시장의 특징은 시장의 기본 기능인 식재료를 파는 것 외에 많은 유명 맛집들이 같이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수 년 전부터 장사하던 가게, 예를 들면 옷 수선집, 이발소, 도장집, 엔틱오디오 가게들이 원래 모습 그대로 영업을 하면서 새로 생긴 깨끗한 식품가게들과 공존하고 있는 모습들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을 준다. 새로 생긴 다국적 음식점들이 계속 생겨나도 여전히 수십 년 전의 음식점들 다수가 그대로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약간 경이롭다.




<포장음식 판매 가게>

(식재료 뿐만 아니라 일차 조리가 끝나 그냥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포장해서 파는 곳이 유달리 많다.)


이 시장은 사는 동네 수준답게 매우 깔끔하고 식품의 원재료보다는 일차 가공이 끝난 상태의 포장 음식을 파는 곳이 더 많다. 반찬이라던가 국거리들을 미리 만들어 소포장을 해서 판다던가 하는 식이다. 




<낮에는 다소 한적해 보이는 시장 뒷골목>




<시장 내 생선 가게>

(비록 시장은 작지만 깔끔하게 단장해서 웬만한 재료는 다 있다. 

규모가 작아 보여도 많은 종류의 생선이 있다.) 




<시장 내 과일가게, 축산물 가게>

(과일가게, 축산물 가게 등 대체로 업종이 겹치지 않게 골고루 잘 갖춰져 있다.)




<시장 모습>

(대체로 업종이 겹치지 않으니 볼썽 사나운 지나친 경쟁도 없는 조용하고 쾌적한 시장이다.)




<저녁 무렵 시장>

(저녁 무렵이면 하나 둘 불이 켜지면서 활기를 띤다.)




<시장의 뒷골목>

(유달리 일본식 음식점이 많은 것도 이 시장 뒷골목의 특징이다.)


또한 맛집 식당이 바로 시장 뒷길에 붙어있어서 주말이면 가족단위 손님들이 특히 많다. 동네에서 마실 나오듯 시장으로 나와서 간단히 장도 보고 맛있는 식사도 하는 가족적인 분위기의 골목을 형성하지만 근래 맛집이 외부에 많이 알려 지면서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커플들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근처에 길만 건너면 일본식품을 전문으로 파는 가게도 있고 고가의 일본 스시 전문 식당들이 골목 곳곳에 많이 퍼져있다. 시장 뒷골목에는 일본 가정식이라던가 일본식 꼬치구이집이 여럿 성업 중이다. 이촌동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일본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로 알려져 있다. 길거리에서 일본인 가족들을 만나거나 아이를 태우고 자전거를 타는 일본 아주머니를 만나는 일은 여기서는 아주 흔한 일이다. 



<시장 뒷골목 실내포장마차와 대합탕>

(한번이라도 지인과 함께 가면 반드시 다시 가자고 연락이 오는 시장 뒷골목 실내포장마차의 대합탕)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 공무원시장은 내겐 숨겨둔 보석 같은 곳이었다. 소중한 사람이나 진지하고 길게 얘기를 나눠야 할 상대가 있으면 조심스럽게 이 공무원 시장 뒷길에 있는 20여년 단골의 대합탕집으로 초대하곤 했었다. 이젠 모든 정보를 공유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되어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데 일조했음을 다행으로 느낀다. (내가 초대한 사람들은 전부 이 대합탕집, 이 이촌 공무원시장의 단골이 되었다.) 




<이촌역 2번출구 - 국립박물관 방향>


주말에 가족들과 국립박물관에 들렀다가 길 건너 이촌동으로 들러 맛집에서 식사도 하고 장도 보는 일석삼조의 주말을 한 번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위치: 서울 용산구 이촌로65가길 72.  지하철 경의중앙선, 4호선 이촌역에서 5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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