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라면을 어떻게 끓이시는지요? ^^
라면 조리법을 따른다? 개성껏 끓여 먹는다?
ㅎㅎㅎ. 둘 다…좋은 방법이라고 하면,저를 너무 회색분자로 보시려나요?
우리에게 라면은 상당히 일반적인 식품이지요. 굳이 조리법을 보지 않고도, 대략 물을 맞추고, 면 상태 봐서, 내 입맛에 맞는 익힘 정도를 알아서 먹을 수 있는, 국내에서는 그 정도로 일반적인 식품이 되어 있지요. (아아…이쯤에서 느껴지는 라면의 위상 ?? ^^)
물론. 라면마다 뒷면을 보시면 조리법이 나와 있지요. 물은 얼만큼 넣어라. 몇 분 동안 끓여라. 스프는 언제 넣어라. 그런데…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말 이 조리법대로 조리를 하는 걸까요?
사실… 저도 입사 전에는, 대략 물을 넣고, (저는 일반적인 양보다 물을 좀 더 넣던가, 스프를 좀 덜 넣던가 했었답니다. 다소 싱겁게 먹는 편이라서요…) 끓이면서 면을 봐서 익은 듯, 확실하게 하고 싶으면 한 가락 먹어보고 불을 끄지요. 게다가 시간을 재서 불을 끈 적은 거의 없었고요. (사실…시도는 몇 번이나 했었는데 왜 그런 날 꼭 전화가 오거나, 갑작스럽게 누군가 방문을 하거나 하지요.. ㅠ.ㅠ)
그럼, 라면 조리법이란 건 쓸모가 없는 걸까요?
누구나 자기식대로 끓여서 먹는데 뭐 큰 영향이 있을까요? 음… 생전 처음 라면을 끓여보는 분들은, 필요할 수도 있겠군요. 실제로 외국인들에게 라면을 주면 어떻게 먹는 거냐고 꼭 물어 보더라구요. ^^ 그럼…그 외의 사람들은 전혀 필요가 없으려나…고민에 빠집니다. ㅠ.ㅠ 그런데 또 우리가 라면에 일가견이 있다고 하는 분들의 이런 얘기를 들어본 적도 한 번씩은 다 있을 겁니다.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 라면 뒷면의 조리법대로 끓이는 게 제일 맛있어!!”
음… 이러면, 진짜 그럴까… 의심을 하게 되면서, 한 번쯤은 꼭 포장 뒷면의 조리법대로 끓여 먹어봐야 하는 의지에 불타게 되는 거죠. 사실. 요즘은 조리법대로 라면 많~~~이 끓여 먹습니다.
저울과 초시계에, 까지 가져다 놓고는 물도 계량해서 붓고, 시간은 초까지 정확하게 맞춰서 불을 끕니다. 오오…이러면 제일 맛있단 말이지… 한 입 입으로 가져가 씹는 순간. 앗!!…뭔가 이상합니다. 이건…기대했던 촉감이 아닌 거죠. 생각보다 살짝 딱딱한 느낌…? 살짝 좌절합니다.
농심 내 라면 조리시 필요한 준비물들...
뭐가 문제인 걸까요. 가장 맛있다는 라면 조리법이 그동안 우리를 속였던 걸까요? 우리는 정녕 그동안 가장 맛있다는 라면 조리법에 놀아났다는 겁니까? 부르르… 설마, 진짜 이렇게 믿으실 분은…안 계시겠지요. ^^;:
사람마다 맛에 대한 기호가 다른 것처럼, 사람마다 씹는 느낌에 대한 기호도 다르지요.
라면 조리법에 나와 있는 조리시간은 전문가들이 여러 번 반복해서 끓여본 결과에 따라 정해진답니다. 일반적으로 꼬들꼬들한 면발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좀 꼬들꼬들한 면발에 기준을 맞추게 되는 것이지요.
아하~~그러니까 여기에 약간의 오해가 있었군요.
포장에 표기되어 있는 조리법은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리법입니다.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가장 편리하고 안정적인 조리법을 제공해 주지요. 하지만 과연 한 가지 조리법이 모든 사람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요?
저 같은 경우 면도, 밥도 충분히 익은 상태를 대체적으로 선호합니다. 하지만 제 친구는 꼬들꼬들한 면과 밥을 가장 좋아하지요(많은 분들이 꼬들꼬들한 면발을 선호하신다더군요. ^^). 중요한 건 개인의 취향에 얼마든지 많은 조리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면을 끓이는 시간, 물의 양, 계란을 넣느냐 안 넣느냐…는 끓이는 데 있어서 끊이지 않는 논쟁거리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맛이 꼭 가장 맛있는 맛은 아닐 겁니다. ^^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지만, 정작 내 입맛에는 안 맞을 수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별로라고 생각하더라도 나는 정말 맛있게 먹을 수도 있겠지요.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고, 면 익힌 정도에 대한 기호도 다르고, 스프의 양을 맞추는 것도 다를 겁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의 라면을 먹는 사람들의 수만큼 라면을 끓이는 것에도 많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대량생산이라는 것이 개성도 없고, 멋도 없는 것을 의미하는 대표적인 예가 되어버렸지만, 라면 한 개도 조리하는 사람에 따라서 얼마든지 개성도, 멋도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럼 이쯤에서 다시 여쭤 보지요.
여러분은 라면 어떻게 끓여 드시나요?
영양조리팀 김혜원 대리입니다. '음식과 과학과 예술은 하나다!'(식과예일체^^)라는 신조를 가지고 조리의 과학화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서양화에서 음식문화로 전공을 바꿔 공부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신기해 하시지만, 소설책이나 영화를 본 후 기억에 남는 것은 주인공들이 먹었던 음식! 이만하면 직업은 진짜 잘 선택한 것 같지 않나요? ^^ 다양한 조리법, 맛있는 음식에 대해 재미있게 얘기나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