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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New Story/Food N

태어날 때부터 술집남자였어요

무형문화재 송명섭의 태인주조장

글 ㅣ 이윤화(쿠켄네트 대표)



요즘 막걸리가 뜨고 있다. 허름한 선술집에서나 산에 올랐을 때 먹던 막걸리가 이제는 고급 한정식집이나 골프장에서까지 찾는 인기의 술이 되었다. 잘 차려 입은 세련된 아가씨들도 품위 손상 없이(?) 마실 수 있는 칵테일 막걸리도 많이 생겼고 막걸리 잔도 더 이상 투박한 대접이 아니다. 흔히 술은 트렌드에 편승되어 마실 때가 많다. 와인도, 사케도, 자가맥주(Microbrewery)도 그렇듯이 요즘 막걸리를 비롯한 국내 전통주가 인기몰이를 하다 보니 이게 일시적 유행이냐 아니냐로 논란이 될 정도이다. 그런데 뜨내기 인기와 무관하게 평생 술만 생각하는 사람을 만났다.

무형문화재 송명섭 씨에게 술을 빚는 것은 우리가 걸음걸이를 따로 배우지 않고도 걸을 수 있던 것처럼 자연스러움 그 자체이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술집남자였어요.”라고 유쾌하게 말문을 트는 송명섭의 술 인생과 그가 만든 술 맛은 진국이었다. 

누룩의 재료인 ‘밀’도 술을 만드는 ‘찹쌀’도 모두 직접 재배한다. 한 때 수입쌀로 술을 빚을까 해서 몇 달간 창고에 쌓아 두었는데, 농사지은 쌀에는 쥐가 파고 들어가는데 수입쌀에는 쥐도 들어가지 않는 걸 보고 그 뒤부터 100% 농사 지은 것으로 술을 빚게 되었다는 강한 소신을 보였다.

이곳에서는 ‘막걸리’‘죽력고’를 만든다. 술 평론가 허시명 씨는 ‘태인막걸리'가 한국 막걸리의 원형’이라고 말한다. 전통방식의 누룩을 사용하기에 그때그때 막걸리 맛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인공감미료가 첨가되지 않아 시금털털하기에 처음 접한 사람들은 큰 매력을 못 느낄 수 있으나 마실수록 깊은 맛이 나는 막걸리이다.

죽력고는 증류주로 평양의 감홍로주, 전주 이강주와 함께 조선의 3대 명주로 꼽힌 술로 20여 일 정도 발효시켜 빚은 밑술과 사나흘 정도 대나무에서 내려 모은 죽력(대나무의 진액)을 가지고 만든 약소주이다. 약간 시원하게 해서 마시면 깊은 향이 은은하며 고급감이 난다.


방에는 술내음이 물씬 풍겼습니다

태인주조장 :  063-534-4018  전라북도 정읍시 태인면 태흥리 3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