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심전심 블로그의 2010년 마지막 포스팅은 제가 담당합니다.
지난주 목요일 농심 R&BD총괄에서 제5회 인큐베이션 페어가 열렸습니다. 저희 음식문화원에서는 부대 행사로 음식문화탐사 다녀온 결과를 전시했어요. 음식문화탐사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총 8회 정도 진행되었고 경기도, 충청도, 강원도, 전라남북도, 경상남도를 다녀왔습니다. 2년간 약 80여 곳을 다녀온 것 같은데요 하나하나 지도에 표시하면서 기억이 새록새록 났어요.
많은 분들이 제게 물어보시는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가본 곳 중에 어느 음식이 가장 맛있었나요?"입니다. 그래서 한해를 정리하며 꼽아 보았습니다. 내 맘대로 골라보는 Best 3!
1. 진주냉면이 1등일세~
지극히 개인적으로 진주냉면을 슈퍼스타 F(ood)로 임명합니다.^^ 진주 시장에 위치하고 있었던 진주냉면입니다. 특별히 더 신경을 써 주셔서 맛도 좋았던 냉면... 더운 날 조금은 지친 상태에서 맛보았던 터라 새콤달콤 시원한 육수맛이 기억에 더 남습니다.
진주냉면은 메밀면에 해산물을 우러낸 국물이 특징입니다. 중국의 해선냉면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깊은 맛을 냅니다. 해산물의 잡내를 없애기 위해 뜨겁게 달군 쇠를 집어 넣는다고 하네요. 새우, 멸치, 홍합, 바지락, 황태 등을 사용하여 풍부한 맛을 냅니다. 메밀면을 직접 뽑아 그릇에 담고 배, 오이, 무, 지단을 얹고 살짝 얼린 육수를 부으면 진주 냉면 완성. 편육 대신 쇠고기 육전을 올린 것도 진주 냉면이 가진 특징입니다.
깊은 맛으로 입을 즐겁게 하고 화려한 고명으로 눈을 행복하게 합니다.
2.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도 좋은 떡갈비
뜨겁게 달군 돌 위에 올려져 나와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도 좋은 떡갈비가 두번째!!
전남 담양 '신식당'의 떡갈비는 직접 갈비살 부분을 칼로 다져서 다시 뼈에 붙이고 석쇠로 직접 구워 훈연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음식점 한 켠에서 조리원 복장을 하신 아주머니들께서 고깃살을 직접 다지고 있어서 인상에 남습니다. 둔탁하게 들리는 고기 다지는 소리가 마치 다듬이 위에 방망이 두드리는 소리와 비슷한 것 같았어요.
3. 해장으로 최고에요! 피굴.
사실 저는 피굴이 뭔지 몰랐답니다. 하지만 전남 고흥 '해주식당'의 피굴을 한 입 먹어본 순간.. 후르릅... 너무 감동이었어요. 굴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여기서 먹은 피굴은 향긋하면서도 아삭하게 씹히는 파와 고소한 잣까지... +_+ 피굴은 석화를 껍질 채 삶은 후 껍질을 까고 삶을 때 굴에서 나온 물을 잘 보관하였다가 그 국물에 삶은 굴과 송송 썬 파, 잣을 띄워 시원하게 먹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국물이 시원해서 해장용으로 좋아요. 신선한 해물이 입안에 통통 퍼지는 싱그러운 그 맛!!
막상 탐사를 다닐 때에는 속도 아프고 힘든 여정이었는데 이렇게 보니 제법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열 번 보는 것보다 한 번 맛 보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음식이 사람의 마음을 따듯하게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음식문화원에 근무하는 이은영입니다. 음식문화라는 다소 경계가 불분명한 분야를 전공하였기에 어려움도 많지만 제가 주로 관심갖는 것은 우리의 옛 음식에 대한 기록과 조리법 그리고 그 음식이 가진 의미에 대한 것입니다. 앞으로도 음식문화원이라는 특수한 팀에서 활약하는 제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