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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New Story/Food N

영양과잉의 시대, 설렁탕이 여전히 건강에 도움이 될까?


겨울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날씨가 매섭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엔 따뜻한 국물음식이 생각나지요. 이번에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설렁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설렁탕처럼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낸 식품이 있을까요? 수천 년 동안 보릿고개로 만성적인 칼로리 부족에 시달리던 조상들에게 설렁탕은 훌륭한 보양식이었습니다. 추운 겨울 흉년으로 곳간에 알곡들이 모조리 사라지면 소뼈를 삶아 우려낸 국물로 칼로리를 보충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설렁탕의 칼로리는 대부분 지방에서 비롯됩니다. 아시다시피 지방은 그램당 9칼로리의 열량을 냅니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의 그램당 4 칼로리보다 월등 높은 것이지요. 소 뼈 안엔 적지 않은 지방이 들어있습니다. 설렁탕을 우려낸 국물이 식으면 딱딱한 기름층을 형성하는데 이것이 바로 조상들의 눈물겨운 겨울나기를 도왔던 지방 성분들입니다.
그렇다면 영양과잉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도 설렁탕은 도움이 될까요? 결론은 ‘그렇다’ 입니다. 


첫째, 설렁탕은 다량의 아미노산 육수가 있습니다.
고기의 단백질 성분이 분해되어 우러난 성분들이지요. 게다가 설렁탕에 포함된 살코기의 단백질은   우리 몸의 원료물질입니다. 상처가 낫거나 새살이 돋는 것도 모두 단백질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특히 단백질은 근육을 만들어내서 인체 힘을 발휘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신진대사를 주관하는 효소들도 모두 단백질을 원료로 합니다. 이러한 단백질을 가장 이상적으로 섭취하는 형태는 굽거나 튀기는 것보다 설렁탕처럼 끓는 물에 오래 고아 익혀 먹는 것입니다.

굽게 되면 나이트로소아민과 같은 발암물질이 다량 생성되어 위암 등을 일으키게 되고, 튀기게 되면 몸에 나쁜 기름이 축적되면서 당뇨와 고혈압 등 성인병을 일으키게 되거든요. 그러나 설렁탕은 유해성분이 일절 생기지 않으면서 소화되기 쉽게 단백질이 분해된 아미노산을 다량 함유할 수 있습니다. 


둘째, 설렁탕은 우유를 자주 마시지 않는 한국인에게 가장 필요한 영양소인 칼슘을 공급합니다.
뼈에서 우러나온 설렁탕의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스트레스로 날이 곤두선 현대인의 신경을 부드럽게 이완시키는 효능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설렁탕의 영양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콜라겐입니다.

콜라겐은 뼈의 연골을 구성하는 단백질 성분이지요. 이러한 콜라겐은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중시하는 피부미용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피부 진피층에서 피부가 늘어지거나 주름지지 않도록 스프링처럼 탱탱하게 잡아당기는 성분이 바로 콜라겐이기 때문입니다. 설렁탕엔 다량의 콜라겐이 녹아있습니다. 곱고 탄력있는 피부를 위해 설렁탕을 자주 먹는 것은 충분한 의학적 근거가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설렁탕은 사실 열량이 그리 많은 식품은 아닙니다. 보통 한 그릇당 450 칼로리 정도의 열량을 지니는데, 이것은 대부분 설렁탕에 포함된 밥의 칼로리 때문입니다. 실제 설렁탕 국물 자체의 칼로리는 150~200 Cal정도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살이 찔까봐 혹은 당뇨와 같은 성인병이 생길까 봐 설렁탕을 지나치게 경계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조리방식에 주의할 필요는 있습니다. 설렁탕은 오래 끓여 우려낼수록 영양학적으로 바람직합니다.  아미노산과 콜라겐, 칼슘 등 몸에 좋은 유효성분은 적어도 24시간 이상 여러차례 중탕으로 끓여야 제대로 녹아 나오기 때문입니다. 처음 우려낼때 반드시 한두차례 냉각기를 둬 딱딱하게 굳은 기름 층을 걷어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팁이지요. 기근에 시달리던 조상들이라면 감지덕지해야할 기름층이지만 성인병을 걱정해야하는 현대인에겐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기 때문입니다.

쌀쌀한 겨울, 자녀들과 함께 진짜 제대로 우린 설렁탕을 먹으며 설렁탕을 먹으며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움을 떠올려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네이버카페 '웰빙매니아'에 소개된 의학전문기자 홍혜걸 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2월에는 홍혜걸 기자님과의 미팅도 진행된다고 하네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