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辛라면배 10대국]
'두 판만 더 이겨 보겠다'
이미 3연승을 거둔 김지석은, 마저 2승을 추가해 우승을 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12월 3일 부산 호텔농심에서 열린 제13회 농심신라면배 제10국에서 한국의 김지석 7단이 중국의 박문요 9단을 141수만에 흑불계로 이겨 3연승을 거뒀다. 김지석은 지난 1일과 2일 중국의 탄샤오 5단과 일본의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을 이겨 승리를 이어왔다.
제10국은 의미가 컸다. 일본이 모두 탈락해 한-중 양국의 연승전으로 성격이 변했고, 남은 사람이 각자 3명으로 정해진 첫 번째 일전이었기 때문.
부담은 연승기세를 이어오던 김지석보다 중국의 박문요가 더 큰 것 같았다. 박문요는 초반이 얼마 지나지 않은 좌변 접전에서 큰 실수를 범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하변에서 제한시간을 상당히 쏟아 부어 초읽기에 빨리 몰린 것도 박문요의 패배를 부채질 했다.
김지석은 "탄샤오와 둘 때는 정말 부담도 많았고 긴장도 심했는데, 그 판을 이기고 나선 모두 편하게 둘 수 있었다"며 3연승이 걸린 대국에서 부담은 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설을 맡은 이현욱 7단은 "어제 바둑(야마시타 전)보다 더 쉽게 이겼다. 박문요의 '80'이 대착각이었고 바둑은 거기서 끝났다"고 총평.
김지석의 3연승은 내용도 압도적이지만, 그 상대의 비중이 매우 컸다는데 의미가 있다. 중국의 떠오르는 신예 탄샤오(4연승)와 세계대회 우승경험자인 박문요, 일본 명인과 본인방을 보유한 야마시타까지 모두 물리쳤기 때문. 이제 중국의 남은 기사는 씨에허 7단과 구리 9단이며 경우에 따라선, 김지석이 남은 상대에게 모두 승리를 거둬 한국의 11번째 우승을 완료할 수도 있다.
한편 부산 호텔농심에서 11월 28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린 2차전의 키워드는 '연승'이었다. 중국의 탄샤오가 4연승에 성공했고, 한국의 김지석이 3연승에 성공했기 때문. 연승 태풍에 가장 큰 피해는 일본이 봤다. 일본은 2차전에 출전한 하네나오키, 유키사토시, 야마시타게이고 3인이 모두 패배하며, 1승도 못 올린 채 선수전원 탈락하는, 첫 대회 기록을 세웠다.
김지석은 3연승으로 연승상금 1000만원을 받게 됐다. 3차전이 열리는 상하이에 가고 싶다는 소박한(?)목표를 달성한 김지석은 오는 2월 21일, 상하이 3차전의 첫 대국을 치르게 된다.
한중일 삼국이 연승전으로 치르는 이 대회는 한국이 10번, 중국과 일본이 1번씩 우승했었다.
▲ 복기, 오른쪽이 김지석 7단, 왼쪽이 박문요 9단
- 김지석 3연승 인터뷰
- 오늘 박문요와의 바둑은 어땠나? 승부처는?
"초반에 잘 풀렸다고 생각했다. 중반전 무렵 좌변에서 박문요가 실수했는데 아마 그때쯤 박문요가 초읽기라서 그랬던 것 같다."
- 3연승 소감
"일단 기쁘다.(배시시), 그냥 패해버리면 팀에 너무 미안하다. 이렇게 이겨서 팀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 제한시간 1시간의 농심신라면배 스타일이 김지석에게 맞는 것 같은가? 전에 11회 대회의 대표로 나와서도 3연승을 거뒀고 이번에도 이미 3연승을 거뒀다.
"음 맞는 것 같다. 원래 생각할 시간이 많은 바둑을 좋아한다. 그러나 제한시간 2,3시간보단 1시간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 연승에 대한 부담 같은 건 없었나?
"탄샤오와 처음 둘 때 부담이 정말 심했다. 탄샤오와 대국을 이기고 나서, 다음 두 판은 부담 없이 편하게 둘 수 있었다."
- 상하이에 가게 됐다. 연승 목표는?
"두 판만 더 이기고 싶다"(중국의 남은 선수는 구리와 씨에허 둘 뿐임)
▲ 부산 농심호텔 9층에 마련된 특별대국실, 중요한 일국이었지만 2차전 대국 중 가장 빨리 끝난 판중 하나다.
▲ 복기장면, 김지석(왼쪽)이 박문요를 쳐다보고 있다.
▲ 박문요, 복기중에 어이없다는 표정의 웃음이 터져나왔다. 박문요는 좌변에서 대착각을 일으켜 판을 그르쳤다.
▲ 인터뷰를 준비중인 김지석 7단
○●... 한중일 3국 대표 - 회색은 탈락자
한국 : 이창호 9단, 원성진 9단, 김지석 7단, 강유택 4단, 안국현 3단(탈락)
중국 : 구리 9단, 씨에허 7단, 박문요 9단, 탄샤오 5단, 저우루이양 5단(탈락)
일본 : 일본은 전패, 야마시타 게이고 9단, 유키 사토시 9단, 하네 나오키 9단, 다카오신지 9단, 사카이 히데유키 8단(탈락)
○●... 제1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일정
전야제 2011. 10월 10일
본선 1차전 2011. 10. 11 ~ 10. 14(베이징) 본선 1~4국
본선 2차전 2011. 11. 28 ~ 12. 3(부산) 본선 5~10국
본선 3차전 2012. 2. 21 ~ 2. 24(상하이) 본선 11~14국
제13회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2억원. 한중일 삼국의 대표 다섯명이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진행하며 3연승시 상금 1천만원, 이후 연승시 계속해서 1천만원이 지급된다. 농심신라면배 3차전은 2012년 2월 21일부터 2월 24일까지 매일 오후 2시에 열리며 사이버오로와 농심신라면배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기사의 해설로 인터넷 생중계된다. 오로바둑 어플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도 관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