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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New Story/Food N

[영양 리포트] 소금과 고혈압... 정말??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
성경에 이런 말이 있잖아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이 세상에 없어선 안 되는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한 말이지요. 왜 그러셨을까요??

생명 유지와 음식에 필수적인 소금 ... 그런데 요즘은 왜?

소금, 그러니까 '염화나트륨'은 40%의 나트륨(Na)과 60%의 염소(Cl)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금을 구성하고 있는 나트륨 이온과 염소 이온도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지만
그 맛인 '짠맛'은 기본 맛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또한 소금은 스스로 맛을 낼 뿐만 아니라 다른 맛과 향을 강하게 해주는 마술 같은 힘도 지니고 있습니다.
(달콤한 음식에 소금을 약간 넣으며 단맛이 강해지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처럼 영양과 맛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외에도 소금은 수천 년 전부터 고기, 생선, 채소 등을 오래 보존하는 용도로 쓰여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식품이 한국인 밥상에 없어선 안 되는 김치죠. 

그런데 요즘은 소금, 혹은 소금 안에 있는 나트륨은 몸에 나쁜 성분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이 세상의 소금이 되라는 성경말씀을 따랐다가는 돌 맞을지도 모릅니다. 
 

소금과 고혈압... 과연?

소금이 이렇게 미움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소금 안의 나트륨과 고혈압의 관계 때문일 겁니다.

학자들은 오랫동안 나트륨이 고혈압을 일으키지 않는가를 의심해 왔어요. 그러나 학자들도 아직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나트륨은 나쁘다’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혈압이 높은 분들이 병원에 가면 가장 먼저 듣는 얘기가 ‘짜게 드시지 마세요’..죠.


그런데
싱겁게 먹어도 혈압 조절이 잘 안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본태성 고혈압에 있어 염분 섭취에 의해 혈압이 쉽게 오르거나 내려가는 ‘식염감수성 고혈압’이 있는 반면,
염분 섭취가 많아도 혈압이 오르지 않고 염분 섭취를 줄여도 혈압이 낮아지지 않는 ‘식염비감수성 고혈압’도 있습니다. 고혈압 환자의 40~60%가 ‘식염감수성 고혈압’이라 추정됩니다.

다시 말해 모든 고혈압 환자들이 싱겁게 먹을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즉, 고혈압 환자의 반 정도는 억울하게도 필요 없이 싱겁게 먹고 있다는 말로 바꿀 수 있습니다.
내가 식염감수성인지 비감수성인지 알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이를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저염식은 일반적으로 비만할 때, 65세 이상 고령일 때, 신장 기능이 저하됐을 때 효과를 보게 됩니다.

그래도 어쨌든 혈압 높은 분들이 싱겁게 드시는 것은 몸에 좋으면 좋았지 해롭지 않습니다.
건강에는 밑져야 본전이지요. 문제는, 삶의 즐거움입니다. 먹는 즐거움이 박탈당한 인생을 생각하면 ‘밑져야 본전’식의 무작정 싱겁게 먹기가 옳은가는 다시 한 번 짚어볼 일입니다.
 

여러 가지 소금, 뭘 먹어야 할까.. 천일염? 저염소금?

일반 소금이 미움을 받는 분위기가 되자, 뭔가 다르게 보이는 소금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천일염입니다. 천일염이 보통 소금, 그러니까 정제염보다 좋다고들 얘기하는데 어떤 점이 더 좋을까요?

소금은 두 군데서 나옵니다. 지하의 암염 광산과 바닷물입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대부분 바닷물로 만든 소금을 먹습니다. 바닷물을 얕은 연못으로 끌어들여 햇빛과 바람으로 말려서 소금을 얻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천일염이고 이를 정제한 것이 정제염입니다.

천일염이 정제염보다 좋다고 생각되는 것은 정제하기 전 상태의 미네랄이 더 많기 때문일 겁니다.
바닷물을 한 양동이 떠서 다 증발시키고 나면 회색빛의 진흙 같은 것이 남습니다. 이것의 78%는 염화나트륨, 즉 소금이고, 나머지 22% 중 거의 대부분은 마그네슘, 칼슘 화합물인데 쓴맛은 주로 이 2가지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75가지에 달하는 다른 원소들이 극미량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냉정하게 분석해 보면
정제되기 이전의 천일염에 있는 미네랄은 영양학적 가치로 볼 때 무시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포도 한 알에 들어있는 만큼의 철분을 위해선
 앞서 말한 바닷물 말린 진흙을 두 숟가락 먹어야 합니다

천일염의 종류마다 미네랄 함량이 많이 다르겠지만, 한 예로 다음 천일염과 정제염의 미네랄 함량표를 보시겠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칼슘, 칼륨, 마그네슘입니다.
이 세 가지는 고혈압에서 나트륨과 반대 역할을 합니다.
하루 10g의 천일염을 먹는다고 할 때 (한국인 하루 소금 섭취량은  10~20g, 권장량은 5g입니다), 칼슘은 10mg, 칼륨 37mg, 마그네슘 100mg 정도를 먹게 됩니다.

이 양이 얼마나 되는지 하루 권장량과 비교해 보면
칼슘은 권장량의 1.4%, 칼륨은 2.9%, 마그네슘은 25% 입니다. 
천일염으로 권장량만큼의 칼슘, 칼륨을 먹으려면 하루에 350~700g을 먹어야 합니다. (밥공기로 1~2공기의 양입니다. 소금을 900g 먹으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영양이 풍부한 천일염으로 미네랄을 먹는다는 것의 실체입니다.


마그네슘의 양은 의미가 있네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마그네슘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 미네랄이라 아주 큰 공헌을 기대하긴 어렵겠습니다. 시금치 나물로 마그네슘 100mg 먹기는 어렵지 않으니 그냥 반찬으로 먹는 게 편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무리 양이 적더라도 이왕 소금을 먹을 거면 미네랄이 있는 천일염을 먹는 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알아보니 천일염이 보통 소금보다 웰빙 이미지를 얻어 좀더 가격이 비싸더군요. 그리고 정제가 덜 된 만큼 불순물이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고요. .

이번에는 요즘 웰빙 상품으로 나와 있는 저염소금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요?

 

저염소금은 나트륨을 '줄인' 소금입니다. 나트륨이 아예 '없는' 소금이 아니지요.
보통 소금은 나트륨 함량이 98%인데 반해 저염소금은 57%입니다. 염화나트륨 대신 염화칼륨을 섞은 것이지요. 저염소금은 모든 이들을 위한 웰빙 소금이라기보다는 고혈압 등 나트륨을 적게 먹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용 소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금,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바로 알고 먹어야겠죠.
자기 몸의 건강과 상황, 맛의 즐거움, 이 모두를
바로 알고 바로 먹어 건강하게, 
'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야겠습니다. *^^*


홍경희 수석연구원 (연구개발실)
연구개발실 홍경희입니다.
영양학을 공부하며 건강한 가공식품을 만들어국민 건강에 기여하겠다는 야심찬 꿈을 품고 농심에 입사한 지 1년 반이 되었네요. 현재는 제품 영양설계를 담당하며 어떻게 하면 농심 제품의 영양가를 높일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잘먹고 잘살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식품회사에 들어와보니 밖에서 막연히 보던 것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회사 안팎의 이야기를 앞으로 소소히 풀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