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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New Story/Inside N

[종갓집 손맛] 여주이씨 문원공 회재 종가(경주 무첨당)

매달 전국 방방곡곡 종갓집을 돌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는 조이☆JOY입니다. 매달 먼 곳으로 많이 돌아다니조금 힘들긴 하지만 그곳에서 만나는 종부님의 음식철학과 맛있는 상차림은 모든 피로를 잊게 해주죠^^

지난 3월호 사보를 위해 저는 경주 양동마을에 다녀왔습니다. 내려가는데만 5시간이 넘게 걸렸어요ㅠㅠ

경주 톨게이트를 통과하던 순간 느꼈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긴 여정 끝에 경주 양동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더 유명해졌죠^^ 제가 양동마을을 방문한 날은 정월대보름날이었습니다. 마을에서는 축제 한마당이 벌어지고 있었어요^^ 외부에서 오신 많은 손님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풍악에 어울려 함께 춤추며 그렇게 축제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고 있었답니다^^


풍악에 맞춰 함께 춤추며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습니다


양동마을 전경

특히 이날 정월 대보름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줄다리기였어요.^^ 윗 마을이 이기면 풍년이 들고 아랫마을이 이기면 평안이 깃든다는 줄다리기에서 이번에는 윗마을이 이겼죠.^^ 마을 아이들이 집 지붕 위에 던지기 위해 이긴편 줄을 잘라 챙겨가는 모습을 보니, 이곳은 정말 옛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월 대보름 행사의 하이라이트 - 줄다리기


줄다리기 구경을 마치고 오늘의 종부님을 만나기 위해 '무첨당'으로 향했어요. 언덕을 따라 올라가니 '무첨당' 표지판이 보이더군요. 문을 열고 들어간 무첨당의 모습은 '소박한 멋을 지닌' 모습으로 저를 반겨주었죠^^ 

이곳에 살고 있는 여주 이씨 가문은 조선 중기 성리학의 한 줄기를 이루었던 회재 이언적 선생님의 후손들로, 500년동안 양동마을과 함께 하고 있다고 해요.


무첨당 별당


무첨당 대청마루

이곳에서 신순임 종부님과 이지락 종손님을 만났어요.^^

"넓은 집을 보고 이 집도 부유한 집안이었구나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넓은 집은 많은 제사와 손님을 모시기 위한 것 뿐입니다. 손님을 대접하는 공간이지요."

실제로 무첨당은 예로부터 문을 활짝 열고, 나눔과 섬김을 실천해온 집안이었어요. 

"집 안에 큰 성주독이 있었어요. 나락을 100kg 이상 보관할 수 있는 독이죠. 매년 추구하면 이곳에 나락을 보관했다가, 칠석 즈음 먹을 것이 떨어지고 배고플 때 마을 사람들에게 떡을 해서 나눠줬다고 해요."


이지락 종손과 신순임 종부

방으로 들어가서 무첨당 정월 대보름밥상 소개를 받았어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밥상 같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니 접시 하나하나에 종부님의 정성과 집안 고유의 방식이 녹아있었어요. 특히 집장은 1년에 여섯번이나 만드는데, 콩가루, 통밀가루, 보릿가루를 모두 넣고 며칠동안 숙성시켜 만든다고 해요. 요즘은 만드는 과정이 복잡해서 잘 만들지 않지만, 종부님은 느리고 복잡한 전통의 방법을 고수하고 계셨어요. 그래서일까요? 양동마을 아이들에게도 종부님의 집장은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해요^^

종부님께서 차려주신 밥상을 맛봤어요. 원래 조금만 맛보려고 했는데.... 어느새 한 공기를 비워버렸어요. 깊은 맛에 푹 빠져버렸죠...^^;

작은 상차림이라도 직접 재료를 재배하고 전통의 방법을 그대로 이어가고자 하는 신순임 종부님. '퓨전'이 유행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소박한 손맛의 전통을 이어가고 계셨죠^^


경주 양동마을 무첨당 신순임 종부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 길에 종부님께서 엿과 떡을 싸주셨어요. 따뜻한 인심에 덧붙여 정직한 마음으로 식품을 만들어갈라고 당부하셨죠.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끼며 더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대대손손 생명이 이어지는 줄기에는 음식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에겐 좋은 음식과 올바른 음식문화를 후손들에게 전해줄 책임이 있죠. 맛을 이어가는 길은 신순임 종부님이 걷고 계신 길처럼 느리고 힘들 수 있지만, 고집과 뚝심으로 묵묵히 걸어갈 때 내면에 잠재된 깊은 맛과 진정한 멋을 나타낼 수 있는 것 아닐까요? ^^

마지막으로 얼마전 '시인'으로 등단하셨다는 신순임 종부님의 '무첨당의 5월'이라는 시집 서문 한 구절을 소개해드릴게요^^


조선의 양반마을,

오백년을 지켜 온 세계문화유산의 빗장을 열어

지구촌에 선보이는 즈음

미약하나마 회재선조의 명망을 찾아드는 내방객에게

솟을 대문 열어젖히면 막아서는 내당 중문,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내당을

장독대까지 다 열어 보여

혹여 무첨당의 무게를 줄이지는 않았는지

맘 쓰인다

 

오늘도 집안 구석구석 찬찬히 살펴보며…

 

- 무첨당의 5월 서문 , 신순임 -



이심전심 N Talk Editor 조이☆JOY

즐거운 인생을 꿈꾸는 농심 홍보팀 임종익입니다사내홍보를 담당하며 회사 안에 많은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이 회사생활의 큰 재미입니다. 신바람 나는 소식을 여러분께 발 빠르게 전해드리겠습니다개인적으로 음악과 파티를 좋아하며 취미로 DJ를 하기도 한답니다제 이름 종익에서 받침을 빼서 조이(JOY)입니다. 
                                                                                      facebook.com/adroitj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