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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5일 세계 최초의 우주생방송 '라이브 프롬 스페이스'(Live From Space)가 세계 170여 개국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NGC)을 통해 방송됐다. 지구로부터 400km 떨어진 우주에서 초당 7.9km를 이동하는 약 1천억 달러 규모의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우주생방송에 지구인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생방송은 90분마다 지구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미국 휴스턴에 있는 우주비행 관제센터로부터 받은 독점 영상을 통해 공개했고, 이로써 우주인들의 생활이 생생하게 안방으로 전달됐다.

 

 

<국제우주 정거장(ISS) (출처_위키피디아)>

 

 

우주식, 어떻게 만들까?

 

특히 이목을 끈 것은 ISS의 무중력 공간에서 생활하는 우주인들의 식사. 우주인들은 특수한 상황에 최적화된 특별 제작 우주식을 먹는다. 우주식은 오래 둬도 부패하지 않도록 철저히 살균해서 만든다. 만약 우주인이 상한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라도 걸리면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어 우주식 제조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또 포장만 벗겨 그대로 먹거나 뜨거운 물을 부어 데워 먹는 정도의 쉬운 조리방법을 이용한다. 그뿐만 아니라 동결건조를 통해 극도로 가볍게 만드는 것도 필수다. 1kg의 물체를 ISS에 쏴 올리는데 약 5,000만 원이라는 큰 비용이 소요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국물이 있는 음식은 낮은 온도에서 급속냉동 시킨 다음, 물 분자를 다 빼내고 블록 형태로 만들어서 우주로 가져간다. 우주인들은 여기에 약 70℃ 정도의 따뜻한 물을 붓고 빨대로 음식을 빨아 먹는다.

음식은 보통 식탁에서 먹는다. 음식이 떠다니는 것을 막기 위해 음식 용기마다 벨크로가 붙어있어서 음식이 공중에 떠다닐 일은 없다. 또 식탁에는 음식물 부스러기를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 같은 흡입구도 있다. 아주 작은 음식물 부스러기라도 공중에 떠다니다 기계에 빨려 들어가 고장을 일으키거나, 우주인의 몸에 들어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철저히 차단해야만 한다.

 

 

우주식은 특별히 맛있게 제조된다!

 

우주식은 의외로 상당히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ISS에서는 우주인들이 입맛을 잃는 게 큰 고민거리다. 무중력 상태에 있다 보면 혈액이 상체로 몰려 얼굴과 목이 붓고 냄새와 미각도 둔해지면서 입맛을 잃는 게 보통이다. 이렇게 되면 우주인들의 체력이 떨어져 수행업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우주식을 제조할 때는 우주인들이 최대한 입맛을 잃지 않도록 음식의 ‘맛’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2008년 한국의 첫 우주인 이소연씨는 김치, 볶음김치, 고추장, 된장국, 밥, 홍삼차, 녹차, 라면, 생식바, 수정과 등 10종 4kg의 한국 우주식품을 가지고 ISS에 올랐다. 이는 그동안 다른 나라 우주인들이 챙겼던 분량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또 10종을 실패 없이 단번에 통과한 것도 극히 예외적인 일이다. 우주식품들은 한국식품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여러 식품기업 연구소와 함께 개발했다.

 

당시 이씨는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ISS에서 라면, 김치, 고추장의 인기가 아주 좋다. 귀환할 때까지 남은 것이 있으면 러시아 우주인들에게 선물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농심의 우주 신라면>

 

 

첨단기술이 동원된 우주라면 

 

수증기가 생기면 각종 전자 기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ISS 내에서는 물을 끓일 수 없다. 그래서 ISS에서 제공되는 물의 최대 온도는 섭씨 70℃~75℃에 불과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김종경)과 (주)농심은 70℃의 물에서 짧은 시간 안에 호화(糊化, 뜨거운 물을 부은 녹말성분이 먹기 편한 상태로 부드럽게 변하는 현상)되는 다공성 면을 개발했다. 또 원료의 맛과 향은 유지하면서 수분만 배출하는 새로운 스프제조기술인 지오드레이션(Zeodration) 공법도 이용했다. 스프는 입맛을 잃기 쉬운 우주환경을 고려해 약간 더 강한 맛을 내도록 했고, 소 갈빗살에 발효한 매운 양념을 혼합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맛을 만들어냈다.

 

포장은 ISS 안에서 손쉽게 물과 혼합해 먹을 수 있도록 튜브가 달린 특수 파우치 팩을 이용했다. 우주인은 튜브를 열고 70℃의 더운물을 넣은 다음 잘 섞어 비빔면 형태로 라면을 먹는다.

 

 

<우주라면과 일반라면의 단면비교> (우_일반라면, 좌_우주라면)

 

 


우주식량 제조기술은 향후 군의 전투식량이나 국가 재난 비상식량, 등산이나 낚시 등 레저용 식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우주인 이소연씨가 ISS에서 먹었던 우주식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맛으로 일상생활에서 맛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