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oodle talk

[푸드칼럼] 홍경희 교수의 ‘건강한 영양학’ 시리즈 ⑥ 고구마가 감자보다 다이어트에 좋을까?

홍경희 교수의 ‘건강한 영양학’ 시리즈

⑥ 고구마가 감자보다 다이어트에 좋을까?

 

 

 

<농심 수미칩 VS 농심 감미칩>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면 사이드 메뉴로 통감자구이와 고구마구이 중 고르라고 할 때가 있죠. ‘짬뽕이냐 짜장면이냐’ 만큼 어려운 선택이지만,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고구마’를 외치는 분을 본 적이 있는데요. 그 이유를 물으니 고구마가 감자보다 다이어트에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럴까요? 고구마가 감자보다 다이어트에 좋을까요?

 

 

 

혈당지수란?

‘고구마가 감자보다 다이어트에 좋다’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고구마가 ‘혈당지수’가 낮기 때문일 겁니다. 혈당지수란 음식을 먹었을 때 우리 몸에 들어와서 피 속의 당 -즉 혈액중의 당, 혈당- 으로 바뀌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개념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죠.

우리 피 속에는 - 혈당이라고 줄여 말하는 - 포도당이 있습니다. 밥을 먹으면 소화 흡수되어 혈당이 올라가고, 시간이 지나면 이 피 속의 당을 온 몸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다시 혈당이 내려가게 됩니다.

그런데 어떤 식품을 먹느냐에 따라 혈당이 올라가는 정도가 달라지는데요, 식품을 먹은 후 혈당이 올라가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 혈당지수입니다.

 


혈액에 있는 당은 포도당이니까 포도당을 먹은 후 혈액에 나타나는 포도당의 양을 100으로 잡고, 특정 식품을 먹은 후 혈액에 나타나는 포도당의 양을 상대적인 값으로 계산하면 혈당지수(Glycemic index, GI)가 됩니다.

 

 

 

혈당지수는 당뇨병 환자의 식사에 적용

이 혈당지수라는 개념은 원래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식사에 적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당뇨병은 혈당 조절이 되지 않아 혈당이 너무 높아서 문제가 되는 병이기 때문에, 식사를 할 때 가능하면 혈당을 많이 올리지 않는 음식, 즉 GI가 낮은 음식을 선택해서 먹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어떤 음식이 혈당지수가 낮을까?

그렇다면 무엇을 먹으면 혈당지수가 낮은 걸까요? 이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소화가 천천히 될수록 혈당지수가 낮아진다.’ 소화가 천천히 진행되면 흡수도 조금씩 느리게 될 것이고, 그 만큼 혈액으로 흡수되어 들어가는 포도당도 조금씩 천천히.. 그러니까 혈당도 급격히 확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천천히 올라가게 됩니다. 혈당지수가 낮아지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또 무엇이 소화 흡수를 천천히 하도록 만들까요?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식이섬유소입니다. 음식에 식이섬유소가 많이 들어있으면 소장에서 이 식이섬유소가 당을 잡아주어 천천히 흡수되도록 하여 혈당지수를 낮춥니다.

 


둘째, 지방입니다. 기름기 많은 음식은 아무래도 소화가 빨리 잘 안 되는 것을 대부분 느끼시지요? 지방이 많은 음식은 전반적으로 소화가 천천히 진행되어 혈당지수를 낮춥니다.

 


셋째, 음식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식품이라도 생으로 먹는 것이 혈당지수가 낮고, 익힌 것, 으깬 것은 혈당지수가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그냥 감자보다 으깬 감자는 소화 흡수가 빨리 되므로 혈당지수가 올라가고, 생과일보다 과일주스는 소화 흡수가 잘 되므로 혈당지수가 올라가겠지요.

 


이쯤에서 고구마와 감자의 대결을 점검해 보죠. 고구마가 감자보다 혈당지수가 낮습니다. 왜요? 고구마에는 식이섬유소가 많으니까요. (고구마를 많이 먹으면.. 다들 몸으로 느끼시죠? 그 풍부한 식이섬유소 덕분에 대장에서 가스가 많이 만들어진다는 것을요^^)

 


아래의 표로 식품들의 혈당지수가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해 보시지요.

 

 

High GI Medium GI Low GI
쌀밥 75~95 현미밥 50~60 보리 25
찹쌀밥 86~98 메밀 54 18
바게뜨 95 크로와상 67 전곡빵 30~45
식빵 90 머핀 59 호밀빵 50
감자 95 고구마 61 두부 42
리치 통조림 79 복숭아 통조림 62 복숭아 42
수박 72 건포도 64 사과,딸기 38~40
82 호박 65 김,미역 15

 

<주요 식품 혈당지수>

 

 


혈당지수 다이어트

표에서 보신 것처럼 고구마의 혈당지수는 61, 감자는 95.. 고구마의 혈당지수가 훨씬 낮습니다. 혈당지수로 보면 고구마의 압승. 그런데.. 그렇다면 정말 고구마가 다이어트에 더 좋을까요?

 


이 질문을 풀려면 혈당지수와 다이어트와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아야 합니다. 혈당지수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원래 당뇨병 환자의 식사에 사용되는 개념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체중감량을 위한 다이어트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일명 혈당지수 다이어트, 또는 GI 다이어트라고 합니다.

 


GI 다이어트는 칼로리가 낮은 음식으로 다이어트를 하자는 기존의 방법과는 달리,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보자는 개념입니다. 그 원리는 다음 그림과 같습니다.

 

 

 

<혈당지수가 다이어트에 미치는 영향>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우리 몸에서는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많이 분비됩니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출 뿐 아니라 우리 몸에서 지방을 합성하여 축적하고, 공복중추를 자극해서 배고프게 만들어 더 먹게 만드는 작용을 합니다. 결국 인슐린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비만으로 끌고 가는 원흉이 됩니다. 반면 혈당지수가 낮을수록 혈당은 천천히 올라가고 따라서 인슐린 분비를 그리 자극하지 않아 인슐린 분비도 낮아집니다. 이후는 혈당이 많이 올라갔을 때와 반대가 되지요. 결국, 혈당지수가 낮을수록 체중 감량 다이어트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 다이어트에서 혈당지수만 생각하지 말고 칼로리도 고려해야 합니다.

다시 고구마와 감자의 대결로 돌아가 보죠. 100g 당 고구마는 120~130kcal, 감자는 60~70kcal 정도입니다. 같은 양을 먹었을 때 고구마가 감자의 2배 정도의 칼로리입니다. 칼로리로 보면 감자가 훨씬 유리합니다. 혈당지수로 보면 고구마가 유리, 칼로리로 보면 감자가 유리.. 이렇게 보면 둘 중에 무엇이 더 다이어트에 좋다고 판정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이런 면에서 지방 함유량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방이 많은 음식은 소화가 천천히 진행되어 혈당지수가 낮아지기는 하나, 지방이 많은 음식은 그 자체가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위의 표에 제시한 크로와쌍이나 머핀이 식빵보다 혈당지수가 낮은 이유는 버터가 엄청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고구마튀김은 군고구마보다 혈당지수가 낮습니다. 혈당지수를 낮추기 위해 고구마를 튀겨 드시겠습니까?

 

 

 

혈당지수가 높으면 나쁜 탄수화물?

혈당지수가 100점 만점에 가까운 감자는 나쁜 식품일까요?

아니요, 감자는 여러모로 좋은 식품입니다. 감자는 염분의 반대 작용을 하는 칼륨이라는 무기질도 많고, 우리 몸에서 활성 산소를 없애주는 항산화제인 비타민 C도 풍부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자는 통감자구이, 감자조림, 돼지등뼈감자탕, 감자전, 감자그라탕, 감자스프, 감자샐러드.. 다양한 맛있는 음식으로 변신할 수 있는 - 게다가 비싸지 않은 - 고마운 식품입니다.

 


혈당지수가 높으면 나쁜 탄수화물, 낮으면 좋은 탄수화물이라는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이 몸에 해롭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물론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지수가 낮은 식사가 좋습니다. 당뇨병 환자가 감자를 먹을 때는 삶아 으깨서 매쉬드 포테이토로 먹지 말고 다른 채소와 함께 살짝 볶아 먹어도 되고 고등어조림에 넣어 함께 먹으면 됩니다.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지 나쁘니까 먹지 말자라고 생각하면 이 맛있는 감자를 포기해야 하니 억울합니다. 오늘의 결론은 이것입니다. 혈당지수가 높다는 이유로 식품들을 쉽게 판단하거나 미워하지 않도록 합시다^^

 

 

 

 

 

※ 본 블로그에 게시한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농심의 입장, 전략 또는 의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