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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여행자들의 도시

태국 카오산 로드 3대 국숫집 탐방기

 

 

 

올 여름은 에어컨 아래가 아니라면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사상 최고의 폭염이었다. 모두들 더위에 지쳐갈 때 제대로 이열치열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태국의 수도 방콕으로 날아갔다. 태국은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천국이다. 단맛, 짠맛, 신맛, 매운맛, 쓴맛까지 5미를 한꺼번에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태국이다.

 


태국 여행의 시작은 어디에서 무엇을 먹을까를 스케줄링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관광이 아닌 오롯이 먹고, 휴식을 취하며 힐링을 위해 떠난 4박 5일 일정이었다. 단, 여행을 함께 간 지인과 협의한 딱 한 가지 원칙이 있다면 무조건 ‘1일 1쏨땀과 팟타이’는 해야 한다는 것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엄밀히 말하면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팟타이를 비롯해 짜뚜짝 시장에서 먹었던 고기국수, 카오산 3대 국수 등 국숫집 탐방이 되고 말았다.

 

 

 

커리크랩, 쏨땀 등 음식 천국 태국

태국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미리 예약해 둔 호텔에 가방만 던져두고는 바로 방콕 식유기에 나섰다. 첫 번째 목적지는 [솜분 시푸드(Somboon Seafood)] 본점으로 국내에도 커리 크랩이 유명한 맛집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69년에 오픈한 이곳은 예약을 하지 않으면 대기 고객이 많아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얘길 들었지만 다행히 저녁 영업 시작 직전이라 텅 빈 매장에 미리 들어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메뉴판을 펼치니 갑자기 식욕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워터 프라운과 투명 누들+밥과 모닝글로리(왼쪽), 씨푸드 커리 크랩(오른쪽)>

 

 

 

아침 일찍 출발해 시장했던 터라 오리지널 커리 크랩, 핫 폿에 구운 워터 프라운과 투명 누들, 모닝글로리와 밥 한 공기까지 두 명이 먹기에는 다소 많은 메뉴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자 일단 사진 먼저 찍고 말없이 먹는데 집중했다. 커리 크랩은 과연 일부러라도 찾아와서 먹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드 크랩의 속살을 발라 먹는 맛도 좋았지만 부드러운 커리에 살짝 치고 올라오는 매운 맛의 소스에 풀풀 날리는 하얀 쌀밥을 비벼 모닝글로리를 반찬 삼아 먹으니 허기진 속과 마음까지 달래주는 듯 했다.

 


방콕에서의 성공적인 첫 끼를 먹은 후 소화도 시킬 겸 큰길까지 걸어 나와 한참을 걷다가 툭툭이를 타고 호텔로 들어오니 슬그머니 짭쪼름하고 새콤, 꼬릿한 쏨땀 한 그릇이 생각났다. 다시 동네 마실 가듯 호텔을 나오니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절구에 파파야를 쿵쿵 찢는 아주머니가 보였다. 쏨땀을 주문해 비닐봉지에 넣어 호텔로 돌아와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이후 길거리 음식부터 푸드코트, 다이닝 레스토랑과 특급 호텔의 레스토랑까지 때로는 맛에 감동하고 때로는 분위기에 빠지고, 또 가격에 비해 저렴한 음식에 놀라기를 수없이 반복했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고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곳은 카오산에 있는 허름한 국숫집이다.

 

 

<카오산로드 풍경 - 골목길(왼쪽), 해질 무렵(오른쪽 위), 길거리 포장마차(오른쪽 아래)>

 

 

 

카오산로드 3대 국숫집 탐방

방콕 도심에 머물다가 3일째 되는 날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모인다’는 카오산 로드 인근 프라아팃 로드에 있는 ‘리바 수리야’ 호텔로 숙소를 옮겼다. 이 호텔에 묵는 동안 가장 행복했던 것은 호텔 정문 맞은편에 위치한 국숫집 때문이었다. 바로 [꾼댕(Kuoun Dang Guay Jub Youn)][나이쏘이(Nai Soey Beef Noodles)]에 사흘 동안 매일 한 번씩은 국수를 먹으러 들르곤 했다.

이곳은 태국여행을 다녀온 국내 여행자들의 각종 후기 사이트나 블로그를 통해 [찌라 옌타포(Jira Yentafo)]와 함께 ‘카오산 3대 국수집’으로 알려진 곳이다.

 

 

 

태국에서 맛보는 베트남식 ‘끈적 국수’ 꾼댕

꾼댕의 형광 연두색과 하얀 색이 매치된 매장 외관이 눈길을 끈다. 털털거리며 돌아가는 선풍기가 냉방의 전부인 이곳에는 영업시간 내내 경찰관, 교복을 차려 입은 대학생, 인근 지역의 회사원과 주민, 배낭족 등 땀을 뻘뻘 흘리며 뜨거운 국수를 먹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꾼댕 외관(왼쪽 위), 꾼땡 내관(왼쪽 아래), 꾼땡 주인(오른쪽)>

 


[꾼댕]은 베트남 쌀국수인 꾸어이 잡(Guay Jub) 전문점으로 메콩강 유역의 태국 사람들과 베트남 사람들이 주로 먹는 꾸어이 잡을 제대로 제공하기 위해 우본 라차타니(Ubon Ratchathni)에서 재료를 공수해 온다. 또 최상의 맛을 위해 모든 국수는 주문을 받은 후 한 그릇씩 만들기 때문에 서빙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태국 국수와는 면발도 다르고 점성도 달라 이곳의 국수를 먹어본 한국인들은 일명 ‘끈적 국수’ 라고 부르는데 얼큰한 국물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다.

 


메뉴도 단출하다. 일반은 35B, 곱빼기는 45B, 달걀을 추가할 경우 일반 42B, 곱빼기는 52B로 우리나라 돈 1200~17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곱빼기를 시켜도 결코 양이 많지 않으니 주문할 때 미리 곱빼기를 시키는 것이 요령이다. 곁들임 요리로는 소시지와 샐러드가 있다.

 

 

<꾼땡의 얼큰한 국물 맛의 베트남식 끈적 국수>

 

 

 

공들여 우려낸 쇠고기 육수가 일품, 나이쏘이(Nai Soey Beef Noodle)

[나이쏘이]는 40년 넘게 쇠고기 국수로 올드 시티에서 명성을 떨치는 곳이다. 나이(Nai)는 아저씨, 소이(Soey)는 쇠고기 국숫집을 처음 오픈한 주인장의 이름이다. 나이쏘이의 인기 비결은 소고기를 오랫동안 끓여 국물을 우려내 거기에 식초와 각종 허브를 넣어 부드럽고 진한 맛을 내는 남똑(Nam TaK) 육수에 있다.

 


진한 곰탕 국수를 떠올리게 하는 이 쇠고기 국수는 특히나 한국 여행자에게 인기가 많다. 간판을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적어 놓은 것만 봐도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고명은 쇠고기, 어묵 등 선택할 수 있으며, 육수를 넣지 않고 비벼 먹어도 된다.

국수는 가느다란 쌀국수인 센렉, 넓은 면인 센야이, 가장 얇은 센미 등 3가지 면발 가운데 취향 것 고르면 된다. 작은 그릇은 60B, 중간 그릇은 80B, 큰 그릇은 100B.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나이쏘이 간판, 고기 육수, 고기 국수, 국수 마는 모습>

 

 

 

쫀득한 어묵과 시원한 육수의 조화, 찌라 옌타포 Jira Yentafo

[찌라 옌타포]는 태국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국수 중 하나인 옌타포로 유명하다. 옌타포란 새콤달콤한 핑크 색 육수 안에 든 쌀국수를 말하는데 붉은 색으로 발효시킨 두부, 어묵, 튀긴 완탕, 오징어, 각종 채소가 고명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맑은 국물에 여러 종류의 어묵을 넣어 먹는 어묵국수를 훨씬 선호한다. 찌라에서 직접 만드는 홈 메이드 어묵은 한국의 어묵과는 달리 더욱 쫀득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카오산 로드에서 밤새 여흥을 즐긴 다음날, 해장용 국수로도 인기가 좋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국숫집답게 한국어 메뉴판도 마련되어 있다. 일반국수는 50B, 곱빼기는 65B다. 익힌 어묵만 따로 주문하면 65B.

 


한편 태국의 국숫집 어디에나 테이블 위에 피시소스와 쁘릭 남쁠라, 설탕, 조미료가 세트로 놓여있다. 처음에는 국수 본연의 국물 맛을 느껴 본 후 취향에 따라 조미하면 시고, 달고, 매운 나만의 국수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태국 음식은 더욱 오묘하다.

 

 

<찌라 옌타포 어묵 국수(왼쪽), 외관(가운데), 주인(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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