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성비 트렌드 시대에 성공한 일본 외식업소
이키나리 스테이크 & 레드락
<이키나리 스테이크의 와일드 스테이크(왼쪽), 레드락의 로스트비프 덮밥(오른쪽)>
지속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식업은 포화상태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의 트렌드를 읽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최근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 가운데 으뜸은 바로 ‘가성비’다. 가성비가 높다고 소문이 난 식당은 장기불황 속에서 오히려 매출 신장을 이루며 더욱 번성업소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버블경제가 무너진 후 장기침체에 빠져 있던 일본 외식기업들의 생존전략 또한 가성비였다. 대표적인 곳이 이탈리안 레스토랑 ‘사이제리아’, 덮밥전문점 ‘마쯔야’, 우동전문점 ‘마루가메 제면’, 서서먹는 프렌치 레스토랑 ‘오레노’ 등이었다.
그러나 최근 식재 원가율 70%라는 압도적인 초가성비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외식브랜드가 있다. 바로 ‘이키나리 스테이크(いきなりステ?キ IKINARI STEAK)’와 로스트비프 덮밥전문점 ‘레드락’이 그 곳이다. 심플한 오퍼레이션과 CK에서 그램 당 또는 1인분씩 작업해 조리 매뉴얼을 간단히 하고 주방인력과 홀 서비스를 최소화 함으로써 고퀄리티의 초가성비 메뉴를 제공해 성공한 두 곳을 찾아가봤다.
압도적인 초가성비, 이키나리 스테이크
서서 먹는 스테이크를 콘셉트로 한 이키나리 스테이크는 2000년대 초반 국내 외식기업에서 들여왔다가 철수한 철판스테이크 전문점 ‘페퍼런치’와 숯불구이 전문점 ‘쿠니’, 숯불구이 소혀전문점 ‘나토리’를 운영하는 (주)페퍼푸드서비스가 야심차게 내놓은 브랜드다.
2013년 12월 긴자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론칭 3년 만에 100개 점포 운영 및 2016년 11월 스테이크의 본고장인 뉴욕에도 진출했으며, 2017년 6월말 현재 140여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는 일본에서 가장 핫한 음식점 가운데 하나다.
<이키나리 스테이크의 런치메뉴 - 와일드 스테이크(왼쪽), 함박스테이크(오른쪽)>
런치메뉴에는 밥과 샐러드, 수프가 함께 제공되고, 여성은 180g 스테이크를 주문해도 충분하다.
서서 먹는 콘셉트로 런치 스테이크 300g에 1350엔
'공복일 때 스테이크를 바로 먹어야 가장 맛있다'라는 캐치프레이즈의 이키나리 스테이크는 자사 브랜드인 쿠니의 인기 상품 '오더 커팅 스테이크'를 절반 가격으로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창업자 이치노세 회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이는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요리를 즐겁게 먹고 싶다' 는 고객의 가성비 트렌드를 반영한 콘셉트로 고객이 셀프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고객 눈높이에서 점포 설계를 해 인건비는 최소화하는 대신 식재의 퀄리티를 높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키나리 스테이크 열풍의 제 1조건은 초가성비이다. 립로스의 경우 최소 주문 단위가 300g으로 2100엔이고 400g은 2800엔이다. 안심은 200g에 1800엔, 300g 2700엔이며, 등심은 200g에 1600엔, 300g 2400엔이다. 함박스테이크는 기본사이즈가 300g으로 2100엔, 400g은 2800엔이다.
이키나리 스테이크는 특히 런치메뉴의 경쟁력이 압도적이다. 런치에 제공하는 와일드 스테이크는 300g에 밥과 샐러드, 수프를 포함해서 1350엔, 함박스테이크는 1100엔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오픈 주방에서 흘러나오는 고기 굽는 소리, 맛있는 냄새는 고객들의 본능을 자극하고, 자신이 주문한 고기를 굽고 있는 주방을 바라보며 음식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이키나리 스테이크 긴자점 외관(왼쪽), 메뉴 입간판(오른쪽)>
‘고품질 저가격 전략’으로 고객 니즈 가장 잘 반영
<이키나리 긴자점 실내>
<준비된 스테이크 소스류>
주문 즉시 구워 나오는 스테이크는 취향에 따라 생와사비, 머스터드 등 준비되어 있는 소스와 함께 먹으면 된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고기의 질이 낮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식재 원가율이 70%에 달하며 두툼한 스테이크는 적당히 지방이 있어 입안에 넣는 순간 풍미와 육즙이 가득하다.
고기는 미리 구워 놓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메뉴를 주문하면 오픈 주방에서 1차로 스테이크를 굽기 시작한다. 스테이크 두께는 보통 1.5~2.0cm이며 숯불 그릴에서 레어 상태로 구워 뜨겁게 달군 돌판에 스테이크를 올려내면 고객이 자신이 원하는 정도로 익혀서 먹도록 했다.
테이블 위에는 스테이크소스와 샐러드소스, 후춧가루, 생와사비, 머스타드 등이 준비되어 있어 원하는 소스와 함께 먹으면 된다. 하우스 와인도 한 잔에 500엔으로 저렴해 가볍게 곁들여도 좋다. 먹다가 돌판이 식으면 다시 데워 달라고 하면 되고, 스테이크가 남을 경우 포장할 수 있다.
이키나리 스테이크가 초가성비 전략을 추구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이 셀프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고객 눈높이에서 점포 설계를 해 인건비와 점포세는 최소화하는 대신 식재의 퀄리티를 높였기 때문이다. 또한 스텐딩 테이블의 폭이 30~40cm에 불과해 면적에 비해 고객을 많이 수용할 수 있으며, 서서먹는 스테이크가 콘셉트인 만큼 입실부터 퇴실까지 고객 체류 시간이 점심 20분, 저녁 30분 정도로 짧아 대기 고객들도 빠른 회전 덕분에 기다릴만 하다고 판단, 길게 줄이 이어지고 있다.
산더미 로스트비프 덮밥 20대 여성 열광, 레드락
레드락은 100g 전후의 로스트비프를 산처럼 쌓아 올린 880엔짜리 로스트비프 덮밥으로 여성과 젊은층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곳이다.
레드락의 베스트 메뉴는 밥 위에 로스트비프를 듬뿍 올린 로스트비프 덮밥이다. 로스트비프 덮밥에 사용하는 소고기 허벅지살 부위는 등심과 같은 구이용 부위와는 달리 기름기가 거의 없고 담백해 건강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는 ‘헬시 푸드’를 선호하는 일본의 젊은 여성들에게 어필하고 있는데 실제 레드락 다카다노바바점의 경우 전체 고객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80%에 달한다고 한다.
<산더미처럼 쌓아 주는 로스트비프 덮밥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레드락 내부>
1000엔 미만의 저렴한 가격 대비 높은 가성비도 인기 이유다. 밥 위에 로스트비프를 듬뿍 올린 뒤 요거트 소스와 달걀노른자를 얹어 내는 로스트비프 덮밥의 가격은 보통 사이즈 880엔, 라지 사이즈 1150엔이다. 추가 메뉴를 주문할 필요 없이 한 그릇만으로 한 끼를 든든히 해결할 수 있는 일품요리라는 점은 가성비를 한층 높이는 요소다.
로스트비프 덮밥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것은 스테이크 덮밥으로 레어 상태로 익힌 소고기 스테이크가 푸짐하게 올라간다. 스테이크 110g이 올라가는 보통 사이즈가 950엔, 180g이 올라가는 라지 사이즈는 1250엔이다. 전체 메뉴 중 로스트비프 덮밥과 스테이크 덮밥 두 가지의 판매비율이 90% 정도로 압도적이다.
<최고 인기메뉴인 로스트비프 덮밥(왼쪽), 스테이크 덮밥(오른쪽)>
차별화된 세 가지 소스, 빠른 제공 인기 요인
레드락의 인기는 로스트비프에 곁들이는 소스를 차별화 한데 있다. 로스트비프 덮밥에 사용 하는 소스가 무려 네 가지다. 가장 먼저 전처리 단계에서 사용하는 달콤한 맛의 소스로 로스트비프의 기본 맛과 간을 잡아준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소스는 밥 위에 뿌리는 매콤한 소스, 슬라이스 로스트비프 위에 뿌리는 간장 베이스 소스, 가장 마지막에 뿌리는 흰색 요거트 소스 세 가지다. 덮밥 한 그릇에 다양한 맛과 질감의 소스가 어우러져 밥+로스트비프라는 단순한 조합임에도 입 안에서 느껴지는 맛은 풍부하고 다채롭다.
<점심시간 길게 늘어선 대기고객 행렬>
평균 15~20분이면 식사가 모두 끝날 만큼 빠른 회전율을 보여 기다림이 그리 지루하지 않다.
빠른 메뉴 제공도 인기요인이다. 레드락 로스트비프 덮밥의 표준 제공시간은 패스트푸드에 가까운 2분이다. 로스트비프 덮밥은 주문 후 제공까지 7단계 과정을 거쳐 완성한다. 밥 담기-덮밥소스 뿌리기-로스트비프 올리기-로스트비프소스 뿌리기-요거트소스 올리기-달걀 노른자 올리기-가니쉬하기 순으로 어느 것 하나 어려울 것이 없다.
덮밥 주문을 위한 식권 판매기 이용에도 룰이 있다. 개점 전부터 대기행렬이 발생하는 매장의 경우 매장 입구의 입장 라인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식권 판매기를 이용 할 수 없도록 했다. 모든 고객이 평등하게 줄을 서 기다린 뒤 입구 근처에서 식권을 구입해 직원에게 전달하면 주방에서는 그 시점부터 메뉴를 준비해 맛과 빠른 제공시간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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