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희 교수의 '건강한 영양학' 시리즈
골든에이지의 비타민 먹기
들어가면서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신체 변화는 영양상태의 변화도 초래합니다. 젊을 때와 비교하여 영양 필요량도 달라질 뿐 더러, 영양소의 흡수가 잘 안되기도 하고, 영양소의 손실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또한 골든에이지에는 먹는 약이 참 많습니다. 어떨 때는 약만 먹어도 배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약물이 영양소 흡수나 영양소 작용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젊을 때와 같은 식사를 하더라도 영양불량이 되기가 쉽습니다. 골든에이지 때 좀 더 신경 써야 할 비타민의 종류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비타민 D
골든에이지가 신경써야 할 가장 중요한 비타민은 비타민 D입니다. 사실 비타민 D는 먹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햇빛(자외선)을 쐬면 피부에서 콜레스테롤을 재료로 비타민 D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비타민 D 영양상태가 불량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첫째, 피부에서 자외선에 의해 비타민 D가 만들어지는 양이 적어지고, 둘째, 비타민 D를 먹었을 때 흡수도 잘 안되고, 셋째, 무엇보다도 우리 몸 안에서 비타민 D가 활성형 비타민 D (즉,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는 비타민 상태)로 바뀌는 과정이 잘 안되기 때문입니다.
비타민 D는 우리 몸에서 칼슘의 흡수를 돕는 등 칼슘의 양을 조절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뼈 건강에 매우 중요합니다. 골든에이지에 골다공증이 많이 생기는 원인은 칼슘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비타민 D 부족 때문이기도 하므로, 튼튼한 뼈를 위해서 신경을 써야할 비타민이 바로 비타민 D입니다.
비타민 D가 함유된 식품은 별로 없습니다. 생선 간유, 달걀, 간, 버섯, 유제품에 약간의 비타민 D가 있긴 하지만 아주 소량 들어 있기 때문에, 우리 몸에 필요한 만큼 먹으려면 너무나도 많은 양을 먹어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비타민 D는 햇빛을 받으면 합성되기 때문에, 비타민 D 영양을 위해서는 햇빛을 충분히 쐬는 것이 중요합니다. 햇살이 좋은 날, 야외에서 걷기 운동을 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아, 온 몸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모자와 마스크로 무장 후 운동한다면 비타민 D가 합성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된다는 것을 주의하시고요. 손 정도는 피부에서 자외선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햇살 좋은 날 산책하는 노부부와 아이>
2. 비타민 K
비타민 K 역시 뼈 건강에 중요합니다. 뼈를 만드는 단백질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타민 K가 부족하면 뼈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골다공증 위험이 높은 여성의 경우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합니다.
비타민 K는 시금치, 근대, 케일, 비름나물, 브로콜리 등 녹색 채소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또한 대두 등 콩류에도 풍부하고, 키위, 아보카도 등의 과일에도 많이 들어있습니다.
비타민 K는 우리가 평소 먹는 식사에도 풍부하지만 우리 몸 안에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체내에서 합성되기 보다는 우리 몸, 대장에 사는 장내 세균이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사실 비타민 K가 부족해지기는 쉽지 않지만 골든에이지는 지질 흡수를 막는 약물을 장기 복용할 경우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K 흡수가 방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에는 약물에 의해 장내 세균이 줄어들어 비타민 K 합성이 적어지게 됩니다. 이럴 경우 골든에이지는 비타민 K 결핍증이 나타나기 쉬우므로 좀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골다공증을 앓는 여성>
3. 비타민 B12
나이가 들면 비타민 B12가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두 가지 이유인데요, 첫째, 섭취가 부족해져서, 둘째, 흡수가 잘 안되어서 입니다. 첫째, 섭취가 부족해지는 이유는 비타민 B12가 동물성 식품에만 있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여러 이유로 고기 섭취를 줄이고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흡수가 잘 안 되는 이유는 비타민 B12의 흡수에는 위장의 건강이 중요한데, 골든에이지에는 많은 분들이 위축성 위염 등 위장 질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골든에이지의 경우 혈관 건강 등의 이유로 상용하는 아스피린이 위장에서 출혈을 일으켜 더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또는 변비약을 자주 복용할 경우,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콜레스틸아민을 복용할 경우에도 비타민 B12 흡수를 방해합니다.
앞서 언급되었듯이, 비타민 B12는 곡류, 채소, 과일과 같은 식물성 식품에는 거의 없고 동물성 단백질 식품에만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상의 이유로 육류 섭취를 줄이시는 분이라도 기름기 없는 살코기 위주로 챙겨 드시고, 생선, 달걀, 해물류 등으로 양질의 단백질과 함께 비타민 B12를 섭취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유와 유제품에도 B12가 꽤 들어 있으니 우유나 요구르트도 매일 챙겨 드시고요.
4. 항산화 비타민
우리 몸에서 산화가 지나치게 일어나면 세포나 DNA를 손상시켜 노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산화를 막는 영양소, 즉 항산화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고 있습니다. 항산화 영양소는 면역력을 높여주어 우리 몸을 보호해주는데 기여하기도 하고, 여러 만성 퇴행성 질환, 즉 심장병이나 암, 백내장 등을 예방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항산화 영양소는 에이스(ACE)입니다. 비타민 A, C, E. 합쳐서 읽으면 에이스이지요. 비타민의 에이스, 항산화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골든에이지에 필요합니다.
(1) 비타민 A
아시다시피 비타민 A의 가장 좋은 급원식품은 당근입니다. 비타민 A는 당근과 같이 황색을 띕니다. 따라서 늙은 호박, 살구, 귤 등 황색 식품에는 비타민 A가 풍부합니다. 또한 깻잎, 아욱, 시금치, 쑥갓 등 녹황색 채소에도 (녹색에 황색이 가려져 보이지는 않지만) 비타민 A가 풍부합니다.
(2) 비타민 C
비타민 C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에 많습니다. 동물성 식품에는 거의 없습니다. 비타민 C는 ‘산’입니다. 산이니까 신맛이 납니다. 따라서 비타민 C는 새콤한 과일, 즉, 귤, 오렌지, 레몬 등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 외에 딸기, 포도, 토마토 등에도 많고 채소 중 풋고추와 브로콜리 등에도 풍부합니다. 감자, 고구마도 좋은 비타민 C의 급원식품입니다.
(3) 비타민 E
비타민 E는 식물성 기름, 그러니까 식용유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콩기름, 옥수수기름, 참기름, 올리브유 등등에 비타민 E가 풍부하므로 일부러 챙겨먹지 않더라도 식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몬드, 호두, 잣 등 기름기가 많은 견과류에도 비타민 E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기름을 많이 먹으면 살찌므로 너무 많이 드시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비타민 E가 풍부한 견과류>
정리하면서
영양이 부족해지기 쉬운 골든에이지에 비타민 잘 챙겨 드시고, 젊은이보다 더 활기차고 영양가 있는 하루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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