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희 R&D 센터의 소식을 하나 알려 드릴게요. 저희 R&BD 센터에서는 ‘기술특강’이라는 제도가 있답니다. 팀별로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 외부 인사들을 모셔와서 강의를 듣는 제도인데요. 강의 기획은 해당 팀에서 하지만, 수강은 연구원 누구라도 가능하기 때문에 유익한 내용을 많이 전해들을 수 있는 좋은 제도랍니다.
이번 기술특강은 저희 영양조리팀에서 기획했는데요. 매번 보다 건강한 제품을 만들고자 다양한 분야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이번 특강의 주제는 바로 ‘사찰 면류의 특징 및 조리법’이었어요. 건강식으로 대표되고 있는 사찰 음식. 그 중에서도 특히 면류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요. 사찰음식이 주제라 강연을 해주신 분은 다름 아닌 스님, 사찰음식전문가로 유명하신 '선재스님'을 모셨습니다. 워낙 유명한 분이시지만 처음 뵙기도 하고, 평소 사찰 음식에 관심도 있었던 터라 기대가 가득했답니다!!!
사찰 음식이라고 하면, 여러분은 어떤 음식이 제일 먼저 생각나시나요? 저는 예전에 한 지인이 가져다 주신 모시잎 송편을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수행을 하시는 스님들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실까요? 아아…궁금하다 궁금해~~!!
스님들이 국수를 뭐라고 부르는 지 아시나요?? ‘승소’라고 한다는군요. ‘스님의 미소’라는 뜻인데, 국수를 먹으면 절로 미소를 띌 정도로 국수를 좋아하셔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네요. 아기들도 참 국수를 좋아하던데… 왠지 순수한 아이들의 미소와 스님들의 맑은 미소가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강의만 들을 수 있나요. 일반강의 후 조리과학실에서는 선재스님이 직접 사찰 면요리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제철음식을 먹어라.', '밀가루는 호박, 무 등과 함께 먹어야 탈이 없다.'(사실 저 이 대목에서 무파마 생각이 났어요. 네…직업병일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곡류는 발효된 장류와 함께 먹어라.'는 말씀과 함께 전해주신 국수는 네 가지였어요.
구수한 들깨와 쑥 향이 기가 막힌 쑥 들깨 칼국수는 당장이라도 봄이 제 앞으로 다가올 것 같았어요.
전을 부쳐 썰어낸 면에 오이즙으로 소스를 만든 개운하고 신선한 삼색 냉국수! 와우...이 색감 좀 보세요, 정말 화사하지 않나요!!!
표고, 무 다시마로 시원하게 국물을 낸 연근 칼국수! 채소만으로도 이렇게 시원한 국물이 만들어집니다. 참 감사한 음식입니다.
단호박으로 밀가루를 반죽해 된장소스에 비벼 먹는 단호박 된장국수! 단호박의 담백한 맛과 된장소스의 구수하면서도 짭잘한 맛이 잘 어울립니다.육류나 어패류가 들어가지 않고서도 이렇게 맛있는 국물이 나오는구나!!! 싶습니다.
일반적인 생각으로 사찰음식이라고 하면 육류도 사용하지 않고, 오신채(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하여 불교에서 금하고 있는 다섯가지 식품: 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도 사용하지 않으니 뭔가 부족한 맛일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런 제한점들 덕분에 오히려 채소를 사용하는 법에 대한 지혜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사찰 음식.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해서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 아닌, 우리가 잃어버리지 말고 꼭 보전시켜야 할 문화를 본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오늘 이 강의를 들었다고 내일부터 당장 채식주의 메뉴만 개발하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맛과 함께 건강한 제품, 건강한 메뉴를 개발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 될 겁니다. 쭈욱~~~~~~~
영양조리팀 김혜원 대리입니다. '음식과 과학과 예술은 하나다!'(식과예일체^^)라는 신조를 가지고 조리의 과학화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서양화에서 음식문화로 전공을 바꿔 공부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신기해 하시지만, 소설책이나 영화를 본 후 기억에 남는 것은 주인공들이 먹었던 음식! 이만하면 직업은 진짜 잘 선택한 것 같지 않나요? ^^ 다양한 조리법, 맛있는 음식에 대해 재미있게 얘기나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