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화이트데이가 되면, 10~20대 젊은이들의 페스티발 같은 이 이벤트 날, 저같은 30~40대 아저씨들은 왠지 민망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지난달 발렌타인 데이날 막내 여직원에게 받아먹은 초콜릿도 있고, '괜찮다 하지말라' 미리 말하고 있는 마눌님에게도 그냥 넘어가자니 미안스럽고.
그래서, 뭐라도 사탕선물을 사자고 가게 앞에 서니 왠 포장의 색깔은 이리 호사스럽고 요란합니까, 게다가 좀 불량식품스럽기까지 한데다 가격에 비해 없어보여서 멈칫멈칫 하게 된다니까요.
요란한 사탕을 사는 것 자체가 별로 나이답지 못하다 할까요?
아~ 슬프군요.
'사탕 꽃다발' 사들고 거리를 걷는 것은 30~40대 아저씨들에게 참 머쓱한 일이죠.
그래서 저와 비슷한 처지에 계신 분들에게 아주 쉽고 빠르고 격에 맞는 아이디어를 하나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작년에 써보니 받은 사람도 꽤 즐거워하고 두고두고 기억해 주더라구요. 실속을 중시하는 마눌님에게도 잔소리 안받고 감동까지 살짝 전할 수 있는 방법 되겠습니다. ^^
슈퍼에 가셔서 추파춥스 같은 '막대사탕'을 하나 사세요.
이름모르는 사탕보다는 선물이니 네임밸류가 확실한 <추파춥스>가 좋겠습니다. 조금 더 세심해진다면 받으실 분이 좋아할만한 맛까지 선택해주면 좋겠죠. 여자분들은 자기 좋아하는 맛이 있더라구요.
가령 딸기앤크림맛(!?)
그리고 나서, 꽃집을 가보세요. 꽃집에 가면 예쁜 미니화분들이 꽤 있답니다. 이름이 예쁜 식물들도 많아요
보통 1만원정도 해요. 가꾸기 쉬운 선인장, 특히 하트모양 선인장이 있으면 운이 좋은 날입니다. ^^
미리 구입한 추파춥스를 화분에 꾹 질러 넣으면 완성입니다~
너무 쉬워서 민망스럽고 조금 비싼듯하지만 받는 사람은 정말 좋아합니다.
전해주면서 슬쩍 '추파춥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지 않을까요? ^^
화분을 보면서 같이 따뜻한 차한잔 같이 하세요.
추파춥스의 트레이드 마크는 그 유명한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추파춥스를 처음 만든 스페인 사람 엔릭 베르나트와 달리가 친구사이였다고 하네요. 엔릭 베르나트는 3대째 사탕을 만들어팔던 집안사람인데 아이들이 사탕의 주소비층인데도 아이들을 위한 사탕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사탕을 막대에 꽂게 되었다고 합니다.
'핥다’라는 뜻의 에스파냐어 ‘추파르(chupar)’에서 이름을 따온 추파춥스는 1958년 이렇게 세상에 태어났답니다. 베르나트는 영업에 대한 기술도 좋았나 봅니다. 판매상에게 제품을 계산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진열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네요. 그 이전까지는 사탕이 장난꾸러기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계산대 뒤쪽에 자리잡고 있었다고 해요.
2008년에는 뉴욕현대미술관(MoMA) 주관으로 예술의 전당에서 [험블 마스터피스展(Humble Masterpieces-디자인, 일상의 경이)]이라고 세계 10대 디자인 걸작을 선정해 전시한 적이 있었는데 M&M's초콜릿, 면봉 등과 함께 추파춥스가 전시되기도 했어요. 눈깔사탕 하나에 막대기 꽂은거 뭐 그리 대단할까 싶지만, 전세계 어린이들이 설탕범벅 끈적한 손으로 옷을 더럽히지 않게 되어 엄마로부터의 가정폭력을 줄여주었다는 공로가 인정되었다나요? 킄킄.
오늘은 추파춥스가 당신의 사랑과 감사, 그리고 격조를 전해주길 바래요.
마지막으로 이전 추파춥스의 화이트데이 광고카피가 생각납니다!
"추파를 던질수록 로맨틱해지는 날"
농심의 '맛있는 사람' 장동성 대리입니다. R&BD기획팀에서 근무하며 외부 연구과제 지원 및 해외 상품과 식품기술동향 파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농심과 식품 그리고 고객 간에 숨어들어간 즐거운 꺼리들을 '이심전심'을 통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