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입니다.
한국인의 맛에 고추가 빠지면 안되겠지요?
저는 매운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번 경북 청송군 출장 때 먹은
청송고추의 맛은 잊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명품 고추 산지인 경북 청송에서 농심의 맛을 찾아보았습니다. 라면의 얼큰하고 매운맛..
바로 청송 고추에 있겠죠?
취재수첩을 공개합니다.
<태백산맥 정기와 뜨거운 햇살 아래 명품 태양초가 영글다>
“고추 먹고 맴맴~달래 먹고 맴맴”
본래 ‘맴맴’이라는 말은 제자리를 빙빙 도는 모양을 나타내는 '매암'의 준말이다. 허나 나는 그러지 못했다. 고추가 맛있기로 소문난 청송군이 이번 취재장소로 낙점된 날, 곧바로 짐을 챙겼다.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직접 가서 맛을 보고 싶었다.
농심라면에 들어가는 고추를 직접 밭에서 따본다는 생각에 걸음이 빨라졌다. 그러고 보니 라면에 꽤 좋은 원재료가 들어간다. 완도 미역에서부터 청송 고추까지, 사보를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공부를 하게 된다. 농심의 맛은 멀리 있지 않다.
청송고추밭 전경
푸른 소나무가 울창한 곳, 청송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안동을 지나 동쪽으로 쉼 없이 들어갔다. 태백산맥 줄기를 넘어서인지, 내리막보다는 오르막이 많다. 한차례 장맛비로 시계는 좋았다. 저 멀리 보이는 주왕산부터 시가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언덕바지에서 차도 쉴 겸 시동을 껐다. 마을 자체가 유난히 푸르다. “청산이 따로 없네…”
청송(靑松)군은 이름 그대로 푸른 소나무라는 뜻을 지닌다. 군 전체가 울창한 산림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도처에 산악이 기복하며, 특히 동쪽은 태백산맥과 주왕산 등 험한 산악지대가 대부분이다.
청송군은 동쪽으로 영덕군, 서쪽으로 안동시와 의성군, 남쪽으로 포항시, 북쪽으로 영양군과 접한다. 영덕 대게, 안동 사과, 의성 마늘 등 맛있는 특산물로 유명한 도시들 한가운데에 자리 잡았다. 비교해보면 청송군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유명한 고추와 사과가 있기 때문. 그 중 오늘 취재한 청송 고추는 청송 농민들의 경쟁력이다.
청송군청
자연을 노래하는 청송군
전형적인 고랭지, 낮에는 덥고 밤에는 시원
청송군은 면적 844k㎡ 중에서 농경지 11.6%를 제외하면 80% 이상이 임야다. 전형적인 산간 지역에 속하며 고랭지 농업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청송에서 나오는 특산물이 맛이 좋다. 산지에서 싹을 틔운 보람이랄까. 힘들게 재배한 고추, 사과 등은 전국 각지에서 제값을 톡톡히 받는다. 군 농특산물 브랜드마크도 고추와 사과를 각각 형상화했다.
내륙에 위치한 청송군은 기온차가 심한 내륙성 기후를 가지고 있다. 연평균 기온이 11°C이며 한여름 평균 기온은 24°C 전후다. 비도 적게 오는 편이어서 연평균 강수량이 840mm 정도다. 일조시간이 길기 때문에 낮에는 더운 편, 하지만 밤에는 금방 서늘해진다. 변덕스러운 날씨라 생각될 수도 있겠다. 허나, 이 같은 날씨에 청송 고추의 맛은 훌륭해진다.
전국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청송 고추
흔히 매운 고추를 ‘청양고추’라고 부른다. ‘청양’이라는 단어에 대한 주장이 둘로 갈리는 데 그 중 하나가 청송군과 관련이 있다. 청송군과 영양군의 첫 글자를 하나씩 따서 ‘청양’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는 반면, 충남 청양군의 이름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뭐 어느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청송군은 인접한 영양군과 함께 전국 제일의 고추 재배지인 것만은 확실하다.
청송군청 친환경농정과를 찾았다. 거기서 만난 김광종 씨가 고추생산 현황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청송 고추의 지난해 생산량은 2,700여 농가가 1,245ha에서 총 3,324톤을 생산, 그 소득이 29,917백만원에 달한다. 청송군민들의 자존심, 청송 고추는 그렇게 여물어 가고 있었다.
청송고추의 과피는 상당히 두꺼웠다.
풋고추는 여름에, 홍고추는 가을에
청송 고추는 전국적으로 소비층이 두텁다. 청송뿐만 아니라 영양, 밀양 등 대표적인 고추산지가 많음에도 청송 고추의 인기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8월이면 풋고추 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청송 고추는 보통 2월 중순경에 파종하고 약 한 달이 지나 본잎이 2~3매가 될 때 옮겨심기를 하며, 육묘기간을 거친 후 5월 초에 본포로 옮긴다. 이후 꽃이 피기 시작하여 개화 후 45일 정도 지나면 본격적인 수확적기가 찾아온다. 이 사보를 받아보는 지금, 청송군에서는 고추 수확이 한창이라 생각하면 된다.
홍고추는 여름이 지나 초가을 무렵 수확된다. 이때 농민들은 하루 종일 고추를 따고 말리느라 정신이 없다. 고추도 잘 말려야 최상급의 고춧가루가 나온다. 청송 고추는 과육이 두꺼워 고춧가루 생산에도 제격. 고추와 더불어 고춧가루도 품질 좋은 특산물로 인정받아 해마다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청송 고추는 하지를 지나 하루하루 짧아지는 태양의 길이만큼이나 한 줌의 햇살을 더 받기 위해 빨간 몸집을 연방 불린다.
청송 고추가 맛있는 이유
청송 고추가 왜 맛있을까? 직접 밭에서 고추를 따다 먹어보았다. 알싸한 고추 속내가 코끝을 스친다. 곧 뒤따라오는 단맛은 매력 포인트. 꼭지로 갈수록 매운맛이 강해진다.
그러고 보니 고추가 꽤 두껍다. 이것이 맛의 비밀? 농가에 있는 한 어르신께 고추맛의 비밀을 물었다.
“청송 지역 자체가 고추 농사에는 제격입니더.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커가지고 살이 두껍지예.”
앞서 말했다시피 청송군은 산간지역에 속해 고랭지 농업이 흔하다. 거기에 비도 적게 오는 편이라 일조량이 풍부하다. 즉, 큰 일교차와 일조량 덕분에 고추는 자연히 낮에 광합성을 많이 하게 되고, 자연히 밤에 양분을 많이 축적하게 된다. 사전을 찾았다. 유식한 말로 ‘동화작용’이라고 하는데, 생물이 외부로부터 받아들인 저분자 유기물이나 무기물을 이용해 자신에게 필요한 고분자 화합물을 합성하는 작용을 일컫는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등에 업고 자라는 청송 고추는 맛있을 수밖에 없다. 식당에서 파는 김치나 찌개에서도 청송의 맛이 느껴진다.
된장찌개에 들어간 고추가 큼지막하다
무더위로 지칠 때 고추가 보양식
밭에서 자연 그대로의 고추를 먹어봤으니 그 영양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밭에서 나는 것 중 몸에 좋지 않은 게 몇 개나 되리. 그 중 고추가 주는 맛과 건강은 으뜸이다.
한방에서는 고추가 발한과 식욕촉진, 회충의 구충제로 쓰인다. 양방에서는 호흡기 계통의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면역력을 증진시켜 질병의 회복을 빠르게 한다고 전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고추 하면 떠오르는 것은 ‘캡사이신’. 풋고추가 빨갛게 익어가면 색소성분인 카로틴이 지방산과 결합해 캡사이신으로 바뀌는 데 이것은 체내에서 비타민A로 바뀐다. 빨간 고추건, 푸른 고추건 비타민 함유는 차이가 없다. 보통 감귤의 2배에서 사과의 30배 정도의 양이다. 더운 여름, 값비싼 보양식보다 고추 한두 개가 오히려 피로회복과 활력에 도움을 줄 수도 있겠다. 참, 올여름 해수욕장 나들이를 즐기는 여성분들께 희소식 하나! 고추는 몸속 지방을 분해하는 성분이 있어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이라고 하니, 매워도 꾸준히 찾아서 먹고 볼 일이다.
천혜의 절경 주왕산과 주산지로 대표되는 청송군
아마 청송군에 들어서면 병풍같이 펼쳐진 바위산에 한번 놀랄 것이다. 신라시대 주왕이 은거하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주왕산’(720m). 형세가 험준하여 피난민들이 많이 모였던 곳이기도 하다. 주왕산은 설악산, 월출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암산(岩山) 중 하나다. 주왕산에는 천년고찰인 대전사를 비롯해 아름다운 계곡과 사찰이 많아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병풍바위, 학소대, 시루봉, 절골계곡 등이 대표적.
주왕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신비의 연못이 있다. 버드나무가 물속에서 자생하는 신기한 광경이 펼쳐진다. 약 300여 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주산지는 조선 경종 1720년쯤 만들어진 농업용 저수지다. 길이 100m, 너비 50m, 평균 수심 7.8m의 작은 산중 호수다. 지금껏 한 번도 바닥을 드러내지 않은 청송주민의 믿음직한 저수지다. 주산지에서의 찰나는 신선이 되기에 충분한 시간.
이 밖에도 청송은 탄산, 철 성분 등이 함유된 물이 솟는다는 달기약수터, 조선시대 산수를 즐기던 곳 방호정, 덕천동 심부자댁으로 유명한 송소고택, 데이트코스로 제격인 청송야송미술관, 청송의 옛 모습을 간직한 청송민속박물관 등 먹거리,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방호정
주산지
주왕산
청송군에서의 1박2일. 태양 아래 자라는 태양초 맛은 잊을 수 없다. 대한민국 밥상에 고추가 없는 밥상이 어디 있으랴. 라면 한 봉지에도 국산 고추의 영양이 한가득인데. 덕분에 서울로 올라오는 고속도로 편의점에서 신라면 큰사발 하나를 들었다. 맛이 좋다.
농심의 'Genius' 천재하입니다. 홍보팀에서 사보 및 SNS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회사 곳곳을 취재하며 사진과 글로 많은 분들과 소통하는 재미로 살고 있답니다. 농심과 농심가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 Follow me! Follow GEN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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