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전심 n Talk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뷔페 식당에서 밥 먹을 때가 그렇습니다.
접시를 들고 신나게 화려한 음식의 향연으로 빠져들려 하는데.. 사람들이 영양학 박사인 저 사람은 뭘 먹나.. 제 접시를 주시할 때 그렇습니다.

계란 후라이를 2개 먹고 싶어도 하나만 담고, 평소엔 그리 즐기지 않던 각종 푸른 채소만 먹으며 노릇노릇 소시지를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음에 안타까워합니다.

사실은 그렇습니다..
영양학을 10년이 넘도록 공부하고 영양사 일을 하던 저도 입은 다른 이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 

믿고 먹을게 없다 !?

웰빙 바람을 타고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지대합니다.
식사하셨습니까물으며 혹 굶지는 않는지로 안부인사를 하던 시절이 먼 옛날이 아닌데, 어느덧 어떻게 하면 잘 먹고 건강할까가 이 시대의 큰 화두가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위험한(?) 먹거리에 대한 이슈는 9 뉴스의 단골 손님입니다.
과자를 먹이느니 차라리 아이를 굶겨야 하고, 광우병, 조류독감, 몸에 그렇게 나쁘다는 트랜스지방, 포장용기에는 환경 호르몬, 이물질, 기타등등, 기타 등등..
뉴스를 보다 보면 세상에 먹을 것이 없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으로 돌아갈까?

우리는 농경사회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수렵채취사회로?
이 믿을 수 없는 먹거리를 만들어 파는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밀을 갈아 밀가루를 만들고, 밀가루 반죽하여 국수를 뽑고, 소를 잡아 육수를 내고, 뒷마당 암탉의 계란으로 지단을 부쳐 칼국수를 만들어 먹으면 참 안심이 될 것 같습니다.. ..

.. 그러기엔 국수 한그릇 먹기가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회사도 가야 하고 애들 학원에 데려다 줘야 합니다.

국수를 사서 집에서 삶아 먹든, 칼국수집에 가서 사 먹든간에, 이제 우리는 남이 만들어 파는 식품을 먹지 않고는 살아가기가 힘든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식품을 만드는 회사의 역할 없이는 우리들의 건강과 영양을 가꾸어 갈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대범한 영양학자들

그런데 말입니다..
위험해 보이는 먹거리들로 둘러싸인 이 세상에서 영양학자들은 오히려 더 대범하게 먹고 사는 것을 봅니다.

왜 그럴까.. 아마도 먹거리에 대해 조금 더 알기때문인 것 같습니다.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것이 덜하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무얼 먹는지, 아니 먹게 되는지 알아야 합니다. 미지의 세계, 가공식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그 세계를 떠나 살기보다는 올바르게 판단하고 올바르게 골라 먹을 수 있는 똑똑한 소비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에 보탬이 되고자 지금 제가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이 글을 읽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맘으로요..

영양성분 표시를 읽어보아요~

그 첫걸음으로 영양성분표시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감자나 오이, 계란을 먹을 때는 내가 뭘 먹는지 자신이 있는데, 가공식품은 겉모습만 보고는 그게 힘듭니다. (, 속을 들여다 봐도 매한가지이긴 하지만요
..)

그래서 대신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포장 뒷면에 있는 영양성분 표시입니다
.
영양성분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령 (2008.4.21)에 의거해 과자와 빵, 음료, 면류 등에 꼭 표기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사실 식품을 살 때 뒤집어 보고 깨알 같은 숫자들을 읽는 다는 것이 머리도 약간 아프고 귀찮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과자의 칼로리를 따져보고 사먹는다나요.. 우리 가족들의 웰빙을 위해서라면 공부를 좀 해야겠습니다.


  1. 무엇이 씌여있나 보시면 ..
    열량, 탄수화물, 당류, 단백질, 지방,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 칼슘 이 있군요
    . 모든 영양을 다 표시하는 것은 아니고 우리 식생활에서 중요한 대표 영양들만 뽑아서 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2. 그리고 이 영양들이 얼마나 들어있나, 그리고 그만큼이 하루 필요량의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지가 숫자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림에서, %영양소 기준치).
    위의 그림에서 보시면 이 식품은 탄수화물이 13g 들어 있고, 탄수화물 13g을 먹으면 하루 탄수화물 필요량의 4% 정도를 먹는다고 되어있군요.

  3. 식품을 살 때마다 이 숫자를 일일이 다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 중에서 내가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영양 표시를 주의해서 보면 되지요
    .
    체중관리가 필요하면 열량을, 당뇨병인 분은 당류, 고혈압인 분은 나트륨을, 그리고 뼈튼튼을 원하시면 칼슘을 주로 보시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4. 이때 굉장히 주의하실 것 ! .. 이 있습니다.
    위의 그림을 보시면 이 식품은 240kcal 입니다
    . 보통 한끼로 먹는 열량은 500~800kcal 정도 됩니다. 이에 비하면 240kcal는 우습죠. 다이어트 하기에도 좋겠죠.. 라고 생각하다가는 낭패를 봅니다.

    자세히 보시면 맨위 왼쪽에 1회 제공량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 ).
    이 식품은 1회 제공량이 1 60g, 5회 제공량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
    그러니까 이 식품이 과자라고 본다면, 한봉지 안에 60g 짜리 과자가 5개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

    그러니까 뭡니까.. 이 과자 한봉지를 먹으면 240kcal를 먹는 것이 아니라,
    240kcal X 5
    = 1200kcal 를 먹게 되는 것입니다
    !!
    .. 다이어트 할 때 하루치 열량입니다.. 이거 한봉지 먹고 하루 종일 굶어야 할 뻔 했습니다
    .

    이건 열량 뿐 아니라 다른 영양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식품 한 봉지에는 당이 몇g 들어 있을까요
    ?
    그렇죠 ~ ! 2g X 5 = 10g 입니다. ^^ 

 

보다 자세한 영양성분 표시를 읽는 법에 대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청 홈페이지(http://nutrition.kfda.go.kr/nutrition/pinfo/pinfo_1.jsp)에 나와 있으므로 한번씩 들어가보실 것을 권합니다.
영양성분 표시 잘 읽어보기, 올바르게 '알고' 먹는 첫걸음입니다. ^^


홍경희 수석연구원 (연구개발실)
연구개발실 홍경희입니다.
영양학을 공부하며 건강한 가공식품을 만들어국민 건강에 기여하겠다는 야심찬 꿈을 품고 농심에 입사한 지 1년 반이 되었네요. 현재는 제품 영양설계를 담당하며 어떻게 하면 농심 제품의 영양가를 높일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잘먹고 잘살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식품회사에 들어와보니 밖에서 막연히 보던 것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회사 안팎의 이야기를 앞으로 소소히 풀어드리겠습니다.

  1. 하늘정원 2008.11.04 2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양성분표시 가끔 보긴 하는데 잘 몰랐었어요.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가공식품은 몸에 무척 해롭다고들 생각 하는게 대부분인데
    건강한 가공식품이란 무엇을 보고 판단할수 있을까요?

  2. 영양만점 홍경희 2008.11.05 1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본질적으로 건강한 '식품', 또는 아픈 '식품'(?) ^^ 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식사를 하려고 노력할 뿐이지요.

    하지만 어디가 아프거나 하는 특정 상황에서는,
    개인에 따라 더 좋은 식품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골다공증이 걱정되면 식품의 칼슘 함량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고,
    체중을 줄이고 싶다면 열량(칼로리)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하늘정원 님 아디가 너무 예쁘시네요 ^^

  3. 하늘정원 2008.11.07 18: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양만점 홍경희님의 촌철활인 한마디^^..."건강한 식사"가 정답이네요.
    제 아이디 예쁘죠? 감사합니다.

  4. 하늘정원 2008.11.10 16: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문서당? ㅋㅋㅋ
    신변좌파님은 더 재미 있으시네요.. ㅎㅎㅎ 촌철활인은 촌철살인보다는 더 업그레이드 된
    말이라고 생각해요... 活人 (사람을 살린다는 이 뜻이 참 좋잖아요)
    식사는 맛있게 운동은 옹골차게...

  5. 이쁜사랑 2008.11.21 2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공식품도 나름대로 영양적으로 도움이 되는것도 있겠지만
    과자한봉지를 사더라도 영양을 따지고 사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잘 몰랐는데 덕분에 좋은 공부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