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辛라면배]
값진 1승이었다. 김지석 7단이 중국의 '괴물', 탄샤오 5단을 잡았다.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괴물'의 움직임을 잡은 것은 역시 김지석의 정확한 수읽기였다. 괴물의 스피드에는 아주 작은 '경솔함'이 있었고 김지석은 그 경솔함을 기회 삼아 1승을 일궜다.
12월 1일, 부산 농심호텔서 열린 제13회 농심신라면배 제8국에서 한국의 김지석 7단이 중국의 탄샤오 5단을 맞아, 267수만에 백으로 3집반을 남겨 한국에 1승을 안겼다. 8국에서 거둔 김지석의 '1승'은 중국 탄샤오의 연승을 막았고, 부산의 2차전에 이창호 9단이 나와야 하는 부담을 없앴다는 데서 큰 의의가 있다.
김지석 7단은 복기를 끝내고 일어서며 "부담이 정말 많이 됐는데.."라며 비로소 꽃미남 특유의 미소를 날렸다. 김 7단은 "중반 이후 어려운 부분이 무척 많았다. 탄샤오도 실수를 좀 했다"라고도 했다.
해설을 맡은 한상훈 5단은 " 전체적으로 미세한 바둑이었고 고비도 제법 있었다. 하변에서의 실수로 김지석이 어려워졌으나, 상변에 예상치 못한 백집이 불어나 3집반의 차이가 났다."고 총평했고, 151수를 탄샤오의 경솔한 패착으로 지목했다.
미소를 되찾은 김지석은 '3연승을 거둬 상하이까지 가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다음은 김지석과의 국후 인터뷰.
▲기자들이 웃어달라고 하자 이렇게 웃었다.
- 탄샤오와 대국에서 승리했다. 소감은?
". 탄샤오가 잘 두는 데다 속기여서 두기 전부터 부담이 많이 갔다. 이겨서 다행이다."
- 저렇게 속기면 좀 화도 나고 그렇지 않나?
"그럴 수는 있다. 그렇지만 오늘 둘 때는 빠르게 두기는 해도 아주 속기는 아니어서 둘 만했다. 생각보다 빠르게 두지 않았다."
- 탄샤오와 첫 만남이었는데, ?
"기보를 많이 봤다. 속기지만 수읽기가 정확하다. 그러나 워낙 속기라서 실수하는 부분, 경솔한 부분이 나올 수는 있다."
- 몇 연승을 목표로 하고 있나?
"3연승을 거두고 싶다. 그래서 3차전이 열리는 상하이에 가고 싶다. (2차전은 10국까지 있다. 8국을 이겼으니 9국과 10국을 이기면 상하이에서 11국을 둘 수 있다.)"
- 2일에는 일본의 마지막 주자 야마시타 게이고와 둔다.
"몇 번 두어 본 적이 있다. 만만치 않은 상대다"
(김지석과 야마시타의 공식전적은 1승1패다. 김지석이 09년 제11회 농심신라면배에서 154수 백불계승을 거둔 적이 있다.)
- 호텔에 와서 식사는 누구와 하고 있나? 이창호 9단과 같이 내려온 걸로 아는데?
"거의 혼자서 먹는다. 이창호 9단은 사모님과 같이 오셔서.. 같이 껴서 먹기 불편하다. 훗"
김지석은 12월 2일 일본의 마지막 주자 야마시타 게이고 9단과 오후 2시부터 대국을 벌인다.
▲ 검토실에 함께 온 이창호-이도윤 부부
▲ '이 국수는 출전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창호 9단이 검토실에 나온 후부터 김지석의 대국이 풀렸다.
▲ 뭔가를 물어 오는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김지석 7단
▲ 김지석(왼쪽)이 어딘가를 가리키고 탄샤오도 골똘히 지켜본다.
▲ 탄샤오도 많이 아쉬웠다. 복기 중에 고개를 길게 빼고 집중하고 있다. 탄샤오의 4연승은 많은 박수를 받을 만한 성적이었다.
▲ 잘 뒀는데...탄샤오 5단이 고개를 들어 잠시 소리나는 곳을 보고 있다.
○●... 한중일 3국 대표 - 회색은 탈락자
한국 : 이창호 9단, 원성진 9단, 김지석 7단, 강유택 4단, 안국현 3단(탈락)
중국 : 구리 9단, 박문요 9단, 씨에허 7단, 탄샤오 5단, 저우루이양 5단(탈락)
일본 : 야마시타 게이고 9단, 유키 사토시 9단, 하네 나오키 9단, 다카오신지 9단, 사카이 히데유키 8단(탈락)
○●... 농심배 2차전 부산 ㅡ해설
(한국 부산 농심호텔 오후 2시)
11월 28일 5국 - 김기용 해설
11월 29일 6국 - 김영삼 해설
11월 30일 7국 - 김성룡 해설
12월 1일 8국 - 한상훈 해설
12월 2일 9국 - 진동규 해설
12월 3일 10국 - 이현욱 해설
○●... 제1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일정
전야제 2011. 10월 10일
본선 1차전 2011. 10. 11 ~ 10. 14(베이징) 본선 1~4국
본선 2차전 2011. 11. 28 ~ 12. 3(부산) 본선 5~10국
본선 3차전 2012. 2. 21 ~ 2. 24(상하이) 본선 11~14국
제13회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2억원. 한중일 삼국의 대표 다섯명이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진행하며 3연승시 상금 1천만원, 이후 연승시 계속해서 1천만원이 지급된다. 농심신라면배 2차전은 11월 28일부터 12월 3일까지 매일 오후 2시에 열리며 사이버오로와 농심신라면배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기사의 해설로 인터넷 생중계된다. 오로바둑 어플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도 관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