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새우깡이 40돌을 맞았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스낵 새우깡에 손 한번 안 간 사람 어디 있을까.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새우깡의 매력이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이어진다. 이제는 새우스낵의 한 종류이기보다 국민스낵, 국민안주, 국민먹거리로 갈음되는 고유명사 ‘새우깡’의 비밀을 조금 더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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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우로 만든 국내 최초의 스낵
1971년 당시의 제과업체들은 비스킷, 캔디, 건빵 등을 주로 생산하면서 스낵에 대해서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시절에 농심은 물리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값이 싼 제품으로 어린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면 성공의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섰다. 그래서 스낵이라는 부담 없는 형식과 ‘새우’라는 친숙한 맛을 결합시키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우리 민족의 고유의 간식인 ‘옥수수 뻥튀기, 쌀 뻥튀기’ 등에서 착안하여 원료를 고소하게 튀기면 충분히 상품화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도 뒷받침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물리지 않는 스낵을 만들어내는데 왜 새우를 주원료로 택했는가?
새우에는 칼슘이 풍부히 들어있어 단맛을 제거해 주고, 치아 건강과 성장기 어린이의 골격형성에 좋은 작용을 한다. 새우는 전북 군산, 전남 영광 연안 등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많이 잡히므로 안정적인 원료 수급이 가능하고 이것은 어민들의 소득증대로 이어지는 어종이었다. 실제로 새우깡 한 봉지에는 군산 앞바다 등지에서 잡히는 국내산 꽃새우 4마리 정도가 들어있다.
★ 불혹(不惑)의 새우깡이 있기까지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다’라는 뜻의 불혹은 새우깡을 두고 하는 말이다. 1971년 출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새우깡 고유의 맛은 변함이 없으며, 세상 많은 스낵 중에서도 새우깡 특유의 고소함이 국민들의 선택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군계일학 새우깡이 되기까지엔 밤을 지새운 농심 연구원들의 노력도 한 몫을 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스낵 새우깡을 개발하기 위해 당시 농심 연구원들은 밤을 새워가며 연구에 몰두했다. 개발에 사용된 밀가루 양만도 4.5톤 트럭 80여 대 분에 이를 정도였다. 1970년대 초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양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 까닭은 새우깡의 시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튀김온도가 적절치 않아 수도 없이 태우는 과정을 반복했고, 또 가장 먹기에 적당한 강도를 유지하기 위한 강도 실험만도 수백 번이나 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과자를 만들 때 기름에 튀겨내지만, 새우깡의 경우 가열된 소금의 열을 이용해 튀겨내는 파칭(Parching)법을 창안해 새우 함량에 따른 최적의 맛과 조직감을 창출해 냈다. 그 결과 경쟁사들은 모방제품을 만들어내기에 바빴지만 외형은 모방할 수 있어도 맛과 품질은 결코 모방할 수가 없었다. 특히 일반 파칭과 달리 식물성 기름인 팜유를 뿌려준 상태에서 파칭하는 독특한 기술을 발전시킴으로써 더욱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을 창조해냈다. 이러한 농심의 눈물과 땀은 애초에 기대했던 맛의 제품을 만들어내게 하였고 오늘날까지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 되었다.
★ ‘새우깡’이라는 독특한 브랜드네임
제품의 이름도 창업주 신춘호 회장의 어린 딸이 ‘아리랑’을 부른다는 것이 서툰 발음으로 ‘아리깡’으로 불렀다는 데에서 영감을 얻었다. 당시 새우스낵, 새우튀밥, 새우뻥, 서해새우 등 갖가지 이름이 거론되었으나 이거다 싶은 게 없었는데, 어린 딸이 잘못 발음한 ‘아리깡’에서 ‘아리’를 떼고 ‘새우’를 붙여봤더니 신기하게도 잘 어울렸다. 새우깡이라는 단어는 어린 아이도 발음하기 쉽고, 듣는 이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고 기억하기 쉬워 제품명으로는 제격이었다.
새우깡이 히트한 이후로도 농심의 스낵제품에 ‘깡’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감자깡’, ‘고구마깡’, ‘양파깡’ 등의 제품을 출시했고 타사에서도 이를 원용하고 있어 ‘깡’은 스낵을 대표하는 말이 되었다.
★ 농심의 지속성장을 가능케 한 새우깡
결국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새우깡은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되었다. 서울 대방동 공장에는 새우깡을 가져가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트럭들로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1971년 당시 새우깡의 가격은 50원(100g)
‘새우깡은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는 요술깡’이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인기가 치솟았고, 1970년대 초 어려움을 겪던 농심의 사세는 새우깡의 히트로 위기를 벗어나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농심 새우깡은 1971년 12월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 총 약 70억 봉이 팔린 대한민국 대표 스낵제품으로, 지금까지 팔린 새우깡 봉지를 일렬로 놓으면 지구 둘레를 40바퀴 돌 수 있다. 출시 이후 누적 판매 금액은 약 1조 5천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