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전심 n Talk


"라면은 정말 남성에게 더 남성성을 유도하는 음식일까?'

'라면 앙상블' 이라는 소개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제 페북친구들은
'그렇다'라고 응답했답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라면 앙상블'은 라면을 식품이나 영양학이 아닌 다른 과학분야에서 바라보고
이를 '무대'라는 형식을 빌어서 공연에 올린 실험극입니다.

겨우 단 이틀간만 무대에 오르는 이 이기적인(?) 공연 첫날,
팀원들과 시원한 맥주한잔 하고 싶은 날이었으나
너무 궁금해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등떠밀려 저는 그만 퇴근시간에
후다닥 공연장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ㅠㅠ  이놈의 호기심이란...

 

   

이 공연은 극중에서 '라면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주창하면서
과학적 사실과 허구를 엮어 관객들이 사실로 받아들이게끔 유도한 것이 특징이었어요. 
그러나 극중에서는 전혀 허구가 섞여있다는 것은 말하지 않습니다.

어려운 실험증명들을 보면서 짱구를 굴려댔습니다. 갖은 심리학적 지식과
식품지식을 동원해 '봤습니다' 얼마만에 맛보는 지적 쾌락이냐~~

    

세명의 '진짜' 과학자가 그것도 스펙이 화려한 박사님들이 연구발표형식을 빌어서
공연하는 극이었기 때문에 모든것을 과학적으로 실험하고 증명했구나,
근데 모순도 보이는데 '사실일까' 하면서
혼동스러웠죠.
사실 연구발표가 끝나고 손을들고 물어볼 뻔 했습니다. ^^ 

   * MuseScience (과학자 그룹)
    임소연 (서울대 과학사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박사수료, Texas대학 석사, 서울대학교 생물학 졸업)
    김연화 (서울대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석사수료, 포스텍 화학 석사 및 학사 졸업)
    장하원 (서울대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박사수료, 서울대학교 바이오시스템소재 석사 및 학사 졸업)


어떤 리뷰를 보니 한 신문기자가 정말 남성호르몬이 라면에서 검출되었느냐, 자세히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니 업계 사람도 속고 언론도 속은 정말 멋진 사전마케팅이 아니었나 싶어요. ㅋㅋ
   

이 실험극은 왜 올려진 것일까요?
이 과학자들이 실험실에 계시지 않고 무대위에 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결론을 먼저 요약해보고자 합니다.

- 융합과학으로서의 '라면학'을 제안하고 싶었다 ?  (동물생태행동학+뇌과학+분자학으로 라면을 연구한다)
- 친근한 소재를 과학의 주제로 격상시켜 다양한 과학적 분야에서의 연구를 제안하고 싶었다 ?
- 과학은 '라면이 건강에 좋지않다, 우지냐 팜유냐' 같은 스캔들의 진실을 판단하는데  이용될 수  있으며  
   반대로 스캔들을 끄집어 내는데도 활용될 수 있다 ?

어렵게 얘기하자면 이렇고, 미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자연을 색다르게 번역해보고 싶다' 라는 과학의 욕구를 보여준 거랍니다.

 

자, 그럼, 끝까지 궁금, 호기심 충천하신 분들께 내용을 알려드리죠. ^^

  -제 1막-  남성은 고립된 환경에서 라면을 함게먹으려 하는 이타적 행동을 보인다 ?
            
심리적으로 가까울수록, 서로 가까이 있을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이 가설은 진화적 산물에서 나오는 행동임을 게임이론으로 증명하였습니다
                 (복잡한 수식이 난무하여 이해는 어려웠습니다 -_- 그것이 의도 아니었을까...)

  -제 2막-  남성은 여성과 달리 공복을 느낄 때 라면을 먹고자 하는 욕구가 '성욕'과 연결된다?

             남성의 뇌사진을 통해 공복중추와 성욕중추가 가까이 위치해 있고 
                  
남성의 두 중추가 라면에 같이 반응하는 점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아~ 붙어있구나?? 
                  사실? 거짓? 여하튼 남성은 라면을 먹을 때
성적자극 혹은 열정적 사랑에 빠졌을 때()와
                  유사한 뇌반응을 보인답니다.  남성이 공복감을 느끼면 성욕을 느낀다니....

                  흠.. 여기서 '맞다' 하시는 분들 꽤 많군요. ㅠㅠ

  -제 3막-  단체로 끓이는 라면에는 남성호르몬 유사물질이 생성된다?

             100개의 라면을 끓인 후 그 안에서 남성호르몬과 유사한 반응물질을 발견하는 실험결과를 
                  보여줍니다.  헉~ 하였으나 이 부분은 '허구'임이 다음날 인터뷰로 알 수 있었습니다.. ㅎㅎ 
                  그래도 확인해봐야 할까요?  이 얘기를 듣고 저희 분석팀에서 실험해보려 했답니다. ㅋㅋ

 

이 극을 보고 나오면서 뒤에 어떤 분이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들었답니다.
"나 이 배우들 정말 연기 잘한다 생각했었어. 진짜 과학자 같았는데 진짜 과학자였네~"

저는 진짜 과학자인지 알고 본 연극이었는데, 단순히 배우였다고 생각했던 관객은 또 어찌 느꼈을지
궁금해집니다. 라면을 정말 남성적인 음식으로 믿게되는 자리가 되었을까요?


정말 과학은 스캔들을 해명할 수도 있고 또 반대로 스캔들을 만들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P.S .............................................................................................

  

다음날 저는 회사 여기저기서 해명을 해야 했습니다.
아니 한겨레 기자님, 왜 기사제목을 저렇게 뽑으셨냐구요?

 

 

  1. 2012.04.13 16: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꿀템단장 2012.04.23 17: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학력 리스트가 꽤 복잡하여 실수를 하였나보네요. ^^ 공연끝나고 잠시 인사 나누고 가려다 동행인들이 계서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연구하시면서 공연 열심히 준비하셨을텐데 공연기간이 짧아서 아쉽긴 했고, 사내에서도 라면을 주제로 한다고 해서 잠시이지만^^ 관심이 꽤 높았었습니다. 저도 작년까지 연구소에서 근무했었는데 연구원들이 보면 좋겠다 싶더라구요. ^^ 물론 연구자들의 특성상 이런저런 말들이 많을것 같긴 합니다. 링크를 올려두신다니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