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필리핀 매장에서 신라면이 진열된 사진을 보았습니다.
필리핀에는 농심 지사도 없는데 어떻게 저런 홍보문구와 진열을 할 수 있었는지 '깜놀'했지요...
(저희 농심 영업사원들 왈, 한국에서도 이런 모습이 흔치는 않다고 합니다. ^^;)
한국인의 라면, 한국인의 맛(The flavors of Korea) ' The best noodles fr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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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많은 한국인 유학생이나 여행객들이 외국에 나가서 외국 친구들에게
한국의 식품,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이라며 소개해 주는 것이
바로 '신라면'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라면은 외국에서 동남아나 중국 라면들보다 훨씬 비싸서
가난한 유학생들은 아주아주 아껴 먹는데
경제적 여유가 있던 일본인 유학생들은 신라면을 자주 끓여 먹길래
매우 부러워했던 기억도 있고요... ^^
라면은 역사적으로 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일본에서 이를 인스턴트화한 것입니다.
한국이 인스턴트 라면의 원조는 아니지만, 신라면이 한국의 맛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 소고기 육수!
전 세계 식가공품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보편화된 맛(플레이버)은 치킨입니다.
그러나 닭고기가 아니라 소고기 플레이버(소고기 육수)를 가장 많이 먹고 좋아하는 민족이 우리나라입니다.
조선 시대에 법으로 소고기 먹는 것을 금지한 '우금령'이 있었다는 것만 보아도 한국인의 못 말리는 소고기 사랑을
짐작할 수 있겠지요^^
음식문화가 그나마 유사한 일본과 중국도 우리나라만큼 소고기로 육수를 내서 먹는 음식문화가
발달한 것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돼지고기나 닭으로 육수를 내는 것이 더 흔한 음식문화를 가졌습니다.
소고기 육수는 그래서 전 세계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 식문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
특히 국물음식인 '탕'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소고기 육수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을만한
음식문화가 아닐까 싶어요. ^^
신라면의 모티브가 된 우리나라 음식은 '육개장'입니다.
(육개장은 소 양지머리, 사태 부위로 육수를 내죠... ^^)
농심의 라면이 대부분 그렇지만 신라면의 국물맛 베이스는 이 소고기입니다.-
두 번째, 한국인의 깊은 매운맛!
한국사람들이 매운맛을 좋아한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
그런데 그 '매운맛'이 서양 음식의 매운맛과 확연히 다릅니다.
외국음식의 spicy 또는 hot이라는 표현이 의미하는 매운맛은 매우 심플하면서도 톡톡 찌르는 매운맛입니다.
특히 서양 칠리나 후추, 할라피뇨 같이 캡사이신의 화끈거리는 매운맛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고추가 처음 재배되었다는 사천지방의 음식들도 이런 화끈거리는 매운맛과 각종 향신료의 어우러짐을
특징으로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매운맛은 결코 가볍거나 심플하지 않습니다. 뭔가 복합적이고 묵직한 느낌이 있습니다.
고추장처럼 발효에서 나오는 그러한 복합적인 풍미가 담겨 있어서
영어의 spicy나 hot이라는 단순표현으로는 제대로 느낌을 담을 수 없습니다.
어떤 외국인이 고추장을 'hot & sweet'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더라구요.
탕수육의 맛을 표현하는 hot & sour라는 영어단어는 사전에 있어도
'hot & sweet이라는 단어는 사전에 없으니 분명 신조어이고, 영어권 문화에 없던 맛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추장과 같은 그런 매운맛이 자기들 나라에 없으니 한국의 '시원하다'라는 말이
한국의 얼큰하고 매운 국물음식을 먹고 내는 표현임을 이해할 길이 없는거죠.
이처럼, 한국인의 매운맛은 깊은 무언가의 풍미가 복합적으로 뭉쳐있는 맛입니다.
신라면 스프가 '마법가루'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신라면 스프를 어떤 음식에 넣어도 음식의 마지막 2%의 맛을 살려줄 수 있는 이유는
신라면만이 가지고 있는 여러 양념들의 적정비율이 만들어내는 복합적 풍미를 음식에 부여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라면의 매운맛은 한국인이 외국생활을 하면서 속풀이를 할 때
꼭 필요한 한국대표식품의 저력을 가졌을 뿐만아니라
외국인에게 한국인의 대표적인 매운맛이라고 소개해 줄 수 있는
그런 독특하고 매력적인 맛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한국형 라면, 신라면!
지금 형태의 인스턴트 라면을 처음 만든 것은 일본입니다.
우리나라에는 1960년대 초에 이 일본 라면 설비와 기술을 삼양에서 들여와
치킨이나 미소 된장 베이스의 라면들이 생산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97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고기를 베이스로 한 '소고기라면'을 농심이 출시하면서
한국 라면의 새로운 특징인 '소고기 육수' 베이스의 라면이 뿌리내리기 시작했죠.
이후 삼양의 '쇠고기라면' 등 다른 라면 제조사들도 앞다투어 소고기를 모티브로 한 라면들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한국 라면 육수의 주류가 치킨육수에서 '소고기 육수'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 하에, 소고기 육수 + 한국인에게 익숙한 양념이 버무려진 매운맛을 더해서
'86년에 탄생한 라면이 지금 세계를 누비는 신라면입니다.
신라면은 산업 초기에 일본으로부터 도입된 원조 인스턴트라면과는
완전히 탈바꿈한 한국형 라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는 이렇게 다른 곳에서 유입되어 그 나라의 특성에 맞게 재창조되는 역동성을 가지고 있고
음식문화 또한 그렇습니다. '모방에서 창조'를 이라는 말로도 표현하지요^^
라면산업이 크게 번성한 한중일 동양 3국에는 3가지의 대표라면이 있습니다.
일본 닛신(Nissin)의 '컵누들(Cup Noodle)', 중국 강사부(康师傅)의 '홍샤오니우로우라면(红烧牛肉拉面)',
그리고 한국 농심(Nongshim)의 '신라면(Shin Ra Myun)' 이 그 대표주자들입니다.
컵누들(일본) 홍샤오니우로우라면(중국) 신라면(한국)
신라면은 한국음식문화에 뿌리내린 소고기 육수와 얼큰한 매운맛이 절묘하게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한국의 맛으로, 한국의 고객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라면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에서 일본의 컵누들, 중국의 홍샤오니우로우라면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당당히 경쟁하고 있는 코리아 대표주자이기도 합니다.
농심의 '맛있는 사람' 장동성 과장입니다. 기업홍보팀에서 근무하며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및 기업내 소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농심과 식품 그리고 고객님과의 만남들 가운데 숨어들어간 즐거운 꺼리들을 '이심전심'을 통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