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올해도 ‘안녕’이라고 하는군요.
내일은 2008년, 무자년의 마지막 날이네요. 항상 느끼지만 시간은 참 빨리 흐르는 것 같아요.
(회사에 들어온 후로 더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ㅠ.ㅠ)
부디 다사다난했던 한 해 잘 정리하시고 즐거운 마음,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래요.
내일 밤이면 종로에 가득 모인 사람들이 올해를 보내는 카운트다운을 하고, 보신각종을 울려 새해를 알리겠군요. 그리고 동쪽 바다에는 새해의 첫 태양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이겠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기대감으로 가득할 세상이라니, 아아… 슈펭도 무척 설렙니다.
그런데 가만히,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새해가 온다는 것은 별로 특별한 일도 아닌 것 같아요.
새해 첫날 뜨는 태양은 어제 뜨고 진 그것과 다르지 않고, 2008년이 2009년이 될 뿐이고,
30살이 31살이 될 뿐이잖아요. (ㅠ.ㅜ)
이 숫자 또한 우리가 의미를 부여한 것일 뿐, 31살이 된다고 갑자기 이마에 주름 하나가 쫙 그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ㅠ.ㅠ 오늘 눈물이 잦군요.)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새해라는 것에 의미를 두는 걸까?
왜 힘들게 동해까지 가서 일출을 보고 금방 희미해질 다짐을 하곤 하는 것일까?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새해의 의미는 ‘새로운 시작’ 이라는 데 있는 것 같아요.
어제와 같은 해가 뜨고 어제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만 일 년이라는 시간을 정해놓고 ‘이건 이제 끝. 다시 시작!’ 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로부터 얻게 되는 에너지, 그것이 바로 새해의 의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는 여러 번 ‘이제 끝. 다시 시작!’을 하고 있어요.
오늘의 끝 → 오늘도 밤에 이것저것 주워 먹었구나. → 내일은 그러지 맙시다.
올해의 끝 → 젠장, 올해도 담배는 끊지 못했구나. → 내년에는 끊자.
이 생애의 끝 → 아아, 한 많은 삶이었구나… →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업무의 끝 → 이런 시베리안 허스키 같은 놈… → 다신 너와 일하지 않으리.
이렇게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끝’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다시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안 좋은 것은 훌훌 털어내고 잘못된 점은 고치면서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 즉 ‘반성’한다는 것은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할 수 있는 특별함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또한 새로운 시작이 있다는 것은 일정한 반복의 지루함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수영을 생각해보면, 10,000미터를 그냥 일직선으로 나아간다면 무척 지루하고 힘들겠죠. 그런데 500미터씩 끊어서 가게 된다면, ‘아, 이제 두 번 왔으니 이런 식으로 열 번만 더 가면 돼.’ ‘젠장, 자유형으로 왔더니 디지몬이 되겠군. 다음 500미터는 개헤엄으로 가야겠어.’ 하면서 그때마다 새로 시작하게 되잖아요. ‘새해’의 의미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실 브랜드가 직접 반성하는 것은 아니고 브랜드매니저가 반성을 하는 것일 텐데요.
올해는 무엇을 계획했고, 그 중 무엇을 했고,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돌아보고, ‘내년에는 무엇을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죠.
사실 연말에만 하는 것이 아니고 반년, 분기(3개월)마다 현 상태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수정한답니다.
올해는 제게 무척 아쉬운 한 해가 될 듯 합니다.
하고자 했던 것을 절반도 하지 못했거든요.
새삼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들에게 미안해지는군요.
하지만 진 빚을 갚기도 전에, 내년에는 담당 브랜드가 바뀔 것 같아요. ㅠ.ㅠ
아쉬움을 말하자면 끝도 없을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누군들 그렇지 않을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는 계획한 일 중 ‘두 개만이라도’ 확실히 이루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ㅋㅋ
슈펭도 내년에 두 가지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선 인문학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 나와 너, 우리에 대해 탐구하기.)
둘째는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것.
2009 슈펭의 다짐입니다. 아, 기업 블로그도 열심히 할게요. ^^ 그럼 이만,
Happy New Year!!
주성용 사원 (스낵CM팀) | ||
스낵CM팀의 주성용입니다. 제품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모든 것을 관리하는 PM(Product Manager)으로서 양파링, 포스틱, 포테퀸, 닭다리 등 대표적인 스낵제품을 아들딸처럼 키우고 있습니다. 제품 매니저 활동의 소소한 일상과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 때로 부딪치게 되는 갈등과 고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