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역전의 신화를 이룬 자부심
농심은 ‘신제품만이 살길이다’, ‘우리 제품은 우리 손으로 만든다’는 신념과 의지로 창업과 동시에 연구소를 세우고 신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그리고 우리 손으로 개발한 제품이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그 자부심이 라면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농심은 창립 20년 만에 라면 시장 역전의 신화를 이뤄냈다.
‘라면은 스프 맛’이라는 전략으로 시장 1위 달성
1985년 3월 라면 시장에 새 역사가 쓰였다. ‘리스PR 경제조사연구소’ 조사 결과 농심이 시장점유율에서 40.4%를 기록하며 경쟁사(39.6%)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오른 것. 농심은 이어 6월에는 43.2%를 달성해 경쟁사와 격차를 7%로 벌리며 순위를 굳게 다졌다.
이는 신제품만이 살길이라는 의지의 결실이었다. 농심은 정체된 라면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는 ‘스프’에 있다고 보고 안성스프전문공장을 설립했다. 농심은 이곳을 기반으로 원료를 저온에서 가공함으로써 본래의 맛을 보존·재현하는 기술을 도입, 라면 스프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그리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시장에 없는 신제품을 경쟁사보다 앞서 선보였다. 이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데 주효했다.
여기에 제품의 특성과 농심의 이미지를 잘 살린 ‘형님 먼저 아우 먼저’와 같은 감성 광고 또한 농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키우는 데 한 몫했다.
세계를 향해 나아가다
1985년 3월은 농심의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때다.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의 공식 라면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 이는 그간 농심이 쌓아온 제품의 품질과 기술에 대한 신뢰의 결과이자 국제적인 공신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농심은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 공식후원사 선정을 계기로 ‘믿을 수 있는 식품 기업 농심’이라는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국내 경쟁사보다 우월한 지위를 얻었다.
또한 세계인의 입맛을 향해 발걸음을 넓혀 식품을 통한 국위선양의 기회까지 만들었다. 농심은 서울올림픽 당시 ‘한국의 맛과 정성을 모든 세계인에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기업 이미지의 세계화와 판매 증대에 본격적으로 나섰으며, 올림픽 기간 중 잠실 주경기장을 비롯한 전국의 30개 경기장에 97개 판매장을 마련하고 라면, 스낵 등을 판매했다. 판매장에서는 육개장 사발면의 인기가 가장 높았는데, 미국 방송사 NBC는 한 프로그램을 통해 육개장 사발면이 “미국 햄버거에 준하는 인기 식품”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올림픽 기간 동안 사발면을 비롯한 농심 제품은 단순한 식품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자부심이자, 세계인에게 한국의 맛을 알리는 전도사였다.
시장점유율 역전과 아시안게임, 서울올림픽 공식후원사 선정 등을 통해 농심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시장까지 진출했고,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도약했다. 농심의 맛은 한국의 자부심이 됐고, 농심은 세계를 무대로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