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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New Story/Global N

<실크로드 음식이야기 #3> 실크로드는 누들로드?!

어느덧 12일 간의 실크로드 여정의 절반이 지나며, 4군의 하이라이트이자,
실크로드의 녹색보물로 불리우는 돈황에 들어옵니다.

감숙성에 속해 있는 돈황은 어쩐지 신장성의 느낌을 더 받게됩니다
매일 밤 찾는 사주야시장의 뿌연 연기 속에 맥주와 양꼬치를 먹는 장면과 명사산의 사막 때문일 겁니다.



실크로드의 보물, 명사산의 유래

중국의 실크로드 길에서 상상 속의 사막을 만날 수 있는 단 한곳,
명사산은 보통모래보다 크고 벌집모양의 구멍이 있어, 바람이 불면 그 구멍을 통과하면서 소리가 나기에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노란색, 검정색, 빨강색, 초록색, 흰색의 5가지 색상의 모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행 전 실크로드 하면 온통 모래사막 투성이로 상상했었는데,
사실 중국 내 실크로드에서 고운 모래사막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죠.
대부분 자갈로 이루어진 고비사막이라 그냥 황량함만 있는 사막입니다.


명사산 언덕에 올라 월하천 건너로 넘어가는 일몰을 지켜보기 위해 모두들 힘들게 올라갑니다.
그리고 해가 진 명사산의 하행길은 모래썰매와 함께 순식간에 지나가죠.


사막의 배, 낙타발을 먹다

낙타는 사막의 배라고 불리웁니다.
낙타는 한번 물을 먹고 출발하면, 2달간 물을 먹지 않고 버틸 수 있습니다.
넓적한 발바닥은 모래에 빠지지 않고 오랫동안 걸을 수 있는 구조죠.

낙타 고기는 흙냄새가 나고 질기며, 맛이 없어 고기는 먹지 않고, 발 부위만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상어 지느러미를 이용해 삭스핀이 만들어졌듯이, 낙타 발바닥의 살을 제거하고 연골 부위만을 이용해 만드는 것이
쇼샹따샤(설산토장)’의 비법입니다.


기련산맥의 설산의 물을 먹고 자란 낙타의 발바닥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설산토장.
30
년 전 둔황의 요리장, 판스부라는 사람이 개발한 요리로, 낙타 한 마리를 잡아 4개의 발다닥에서 얻은 연골부위만을 이용해, 3일간 물에 끓여서 만드는 특식 요리입니다.
투명한 낙타의 연골부위는 마치 회를 먹는 듯 부드러우면서도 졸깃한 오묘한 식감으로 그 맛은 소스에 의해 좌우됩니다.


둔황의 또다른 명물, 이셴따져(명산대추)’
이곳의 달고 큰 대추로 만든 요리로, 대추를 6시간 동안 물에 담갔다가 속에 찹쌀을 넣어 삶아, 설탕에 재운 특별식으로 단맛이 강하고, 찹쌀과 대추의 씹는 맛이 좋습니다.
다만 단맛이 강해 많이 먹긴 좀...



사막 속의 물고기, 월하리위

사막의 오아시스 도시, 둔황,
그리고 둔황 속의 오아시스가 있다면 이는 명사산에 있는 월하천일 것입니다.
매일밤 불어오는 바람과 모래로 금방이라도 덮일 듯 아슬아슬한 오아시스는 밤이면 반대방향으로 모래를 불어올리는 자연의 섭리에 의해 3,000년을 유지하고 있었죠.

사막의 오아시스 월하천에는 자연산 잉어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어획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어 월하천의 관할소에서만 제한적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잡은 잉어는 둔황 내 단 2개의 식당에만 공급되어 그 맛을 볼 수 있다고 하니
이 또한 특별요리가 아닐 수 없죠.

월하천 잉어를 요리하는 방법은 총 4가지,
매콤하게 볶고, 달달하게 볶고, 탕으로 우려내고, 튀기는 것이죠.

 

이 중 쑤알라리위는 매콤하게 소스로 볶아낸 잉어요리에요.
매콤달콤한 소스의 맛과 전혀 비리지 않는 생선의 졸깃한 육질이 인상적이며, ‘칭뚱리위는 생강, , 약주와 함께 잉어를 3 ~ 5시간 동아 담가놓은 후, 푹 고와 낸 탕요리로 비린 맛과 향이 전혀 없이 담백하고 깔끔한 맛에 모두들 놀랍니다


실크로드는 누들로드?

동양 역사의 중심 서안을 출발하여 황하강의 물줄기를 따라 난주를 지나 실크로드의 복도, 화서주랑의 오아시스 도시들을 지나면서 빠짐없이 눈에 띠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noodle)입니다


특히 둔황의 사주야시장 인근의 길거리식당에는 3평 남짓 자그마한 가게에서 수많은 면들을 팔고 있습니다. 그 면의 종류와 형태의 다양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죠.

 토마토와 감자 등 현지 과일과 살구껍질을 말려 끓인 소스에 면을 말거나 비벼, 여름철 열을 식혀주는 써오즈 미엔
 밀가루로 넓적하게 뽑은 면으로, 식초의 새콤한 맛과 시원한 오이냉채와 매운 고추를 곁들여, 열을 식혀주어 더운 여름 빵과 함께 먹는 동화양피,
  
소고기와 배추에 짭쪼름한 걸죽한 소스와 감자 100%로 하여 반투명의 졸깃한 면발이 이색적인 바이차이퓬터로우,  
넓적한 면발을 특징으로 하는 돌쇼멘,  올챙이 국수모양으로 반죽을 일정간격 비비면서 떨어트려 모양을 내는 초위즈,
토막난 면과 콩나물의 조화로 면의 모양은 콩나물이요, 질감을 내는 것은 작은 수제비 모양의 차미엔딩,
쌀로 뽑은 얇은 쌀국수에 양배추와 간장으로 볶아낸 차오미센,
떡볶이 맛의 매콤한 고추가루의 맛에 기름맛이 조화된 면으로 청경채와 호박을 푸짐하게 넣어 비빈 료커미엔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들의 면요리의 특징은 면의 모양의 다양함과 소스와 국물의 혼재입니다.
이는 국물 일변도의 우리와 다르며, 면을 중심으로 발전한 그들만의 면 문화일 것입니다.


고비사막의 오아시스 둔황,  우리는 진정한 그들의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낙타발도 대추요리도, 잉어요리도 아닌 그들이 매일 매일 먹는 한 끼의 면들이었습니다.
실크로드의 한가운데 위치한 둔황에서 음식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자세로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 5편 예고 : 한여름의 실크로드 길에서 눈을 맞은 이야기와 맛의 만남을 기대해주세요


김선호 과장 (음식문화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남미의 우유니 소금호수에서의 사진입니다. 인간의 눈은 많은 착시를 하죠. 보기에 따라, 마음가짐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보이는 것이 삶인 듯합니다.
안녕하세요. 농심 전략경영실 음식문화원에서 일하고 있는 김선호입니다. 농심 연구소로 입사해 소재, 바이오식품, 건강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뜻한 바가 있어 전세계 음식문화를 주제로 1년간 세계 일주를 했던 것을 계기로 좀더 넓은 방면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원 출신의 전문지식과
전세계 음식문화 체험 노하우를 바탕으로 블로그에서 다양한 정보와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