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신전, 파르테논 신전 등의 유적지만이 그리스의 매력은 아닙니다. 지중해 에머랄드빛 바다에 점점이 박혀 있는 섬들의 자태는 한 폭의 그림과 같습니다. 흰 집과 풍차가 에게해의 푸른 빛과 조화를 이루는 미코노스 섬, 크레타 문명의 유적지로 유명한 크레타 섬, 에게해의 장미 로도스 섬, 그리고 화산섬 위에 펼쳐진 하얀 집과 푸른 지붕의 산토리니 섬 등은 아테네를 중심으로 한 대륙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매력들로 가득했습니다.
특히 산토리니는 그 유명한 '포카리스웨트' 광고의 배경이기도 하죠. 북쪽 이아마을에서 최남단의 레드비치까지 둘러보는 데 각 비치에서 두어 시간의 해수욕을 포함해도 하루면 족할 정도로 아담한 섬이랍니다.
지중해 건강식의 비밀
‘지중해 연안 요리’로 유명한 그리스 요리는 전세계에서 건강식으로 떠오르는 최고의 음식입니다. 같은 지중해권의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처럼 섬세하고 화려하기보다는 올리브유와 레몬을 지나칠 만큼 넉넉히 사용하여 소박하면서 친근하죠. 유럽에서 와인이 가장 먼저 제조된 곳이 그리스입니다. 이미 기원전 3천년 전부터 와인을 제조하여 마셨다고 해요.
그리스인들의 필수 식사코스이자, 그들의 요리를 건강식으로 재조명해준 그리스 샐러드(Greek Salad)는 올리브를 비롯하여, 토마토, 오이, 피망, 당근 등의 생 야채와 채소에, 양 젓으로 만든 독특한 향의 큼직한 훼타(Feta)치즈를 얹고, 올리브유를 듬뿍 붓습니다. 여정 중에 함께 식사를 했던 스위스인이 산토리니에서 먹어본 그리스 샐러드를 재연하기 위해 애써보았지만, 이곳의 훼타치즈 없는 샐러드는 그리스 샐러드가 아니라고 할 정도로 치즈는 핵심이죠.
각종 과일, 야채와 함께 그들의 음식을 건강식으로 인식시켜주는 요소는 에게해에서 나오는 풍부한 해산물입니다. 이아마을의 항구에서는 일몰이 진 후, 해변에서 갓 잡아 올린 그날의 싱싱한 생선을 싯가로 즉석에서 흥정합니다. 튀기거나, 올리브유를 듬뿍 발라 구워내는데 이상하게도 전혀 느끼하지 않습니다.
그리스의 추억, 수불라키와 기로스
그리스인들은 아침을 간단한 요쿠르트와 피타빵으로 해결하고, 점심은 직화로 구운 고기를 썰어 토마토, 피망, 양파 등의 야채에 감자튀김을 피타빵으로 싸고, 올리브유와 소스를 뿌린 수불라키(Souvlaki)나 꼬챙이에 끼어 접시에 담아 나오는 기로스(Gyros)를 주로 합니다. 산토리니 섬의 유명한 식당에서 맛본 다양한 종류의 수불라키는 3일간 제 아침, 점심을 해결해 주었답니다. 화려하게 차린 그리스의 그 어떤 만찬보다 더 기억나는 최고의 음식이었습니다.
그리스 vs 터키
그리스와 터키는 ‘트로이의 목마’와 같이 역사적인 라이벌 관계로서, 서로들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역사적인 애증의 관계와 달리 그들의 음식들은 유사하죠. 포도잎에 조미된 밥알을 넣어 쪄낸 돌마다카(Dolmadakia), 양고기를 갈아서 가지를 비롯해 다양한 야채와 치즈를 듬뿍 넣고 구운 파이 형태의 무사카(Mousaka), 한 번 걸러낸 포도주의 포도껍질을 다시 압축해 독특한 향의 아니스를 첨가한 우조(Oujo)는 터키의 것들과 거의 같습니다.
김선호 과장 (음식문화원) | ||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남미의 우유니 소금호수에서의 사진입니다. 인간의 눈은 많은 착시를 하죠. 보기에 따라, 마음가짐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보이는 것이 삶인 듯합니다. 안녕하세요. 농심 전략경영실 음식문화원에서 일하고 있는 김선호입니다. 농심 연구소로 입사해 소재, 바이오식품, 건강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뜻한 바가 있어 전세계 음식문화를 주제로 1년간 세계 일주를 했던 것을 계기로 좀더 넓은 방면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원 출신의 전문지식과 전세계 음식문화 체험 노하우를 바탕으로 블로그에서 다양한 정보와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