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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New Story/Global N

<실크로드 음식이야기 #4> 위그루 화덕 속의 비밀

안녕하세요. 식역마살 김선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실크로드의 땅, 중앙아시아에서 신 실크로드 개척을 주창하셨다고 하죠
?

농심 음식문화 탐사대는 이에 앞선 작년 8월 중국 실크로드 길 6800km 12 13일간 육로로 완주하고, 실크로드의 음식의 길을 탐사하였죠. 위구르의 땅 투루판에서는 어떤 음식이야기가 있을까요?



실크로드의 녹색 보물, 돈황을 뒤로 하고, 실크로드의 주무대인 신장위구르 자치구로 향한 밤기차에 몸을 싣습니다

 


밤기차의 최고의 간식은 뭐니뭐니 컵라면이죠. 둔황에서 투루판까지 밤새달린 기차에서 일어나 아침으로 먹는 오징어짬뽕의 맛은 캬~


 투루판의 4가지 기록

 


화염산의 형상은 정말 불을 뿜는 한마리 용의 모습입니다.

계란이 익을 정도의 지표온도를 자랑하는 이곳을 저와 탐사대원 중 한 학생은 중턱까지 땀을 뻘뻘 흘려가며 다녀왔죠.

투루판은 지표면 고도가 해발 -154m로 가장 낮고, 여름철 온도는 섭씨 50도에 달할 정도로 가장 더우며, 16ml 정도의 최저 강우량, 그리고 가장 높은 당도의 포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불타는 불구덩이 속에서 생명은 자연을 극복하고 개척하는 인간의 노력으로부터 가능했죠. 만리장성, 경항 대운하와 함께 중국 3대 고대 공정의 하나인 투루판의 카레즈 운하는 티베트 기련산맥의 설산이 녹은 빙하수를 5,000km의 지하 수로로 연결해 활용한 삶의 지혜를 보여줍니다 


 불구덩이 속 청포도 냉면


투루판의 포도는 충분한 일조량과 밤낮의 큰 일교차, 다른 곳에 비해 두 달 가량 긴 여름의 기후적 조건과 설산의 물을 먹고 자라기에 그 당도는 눈물이 날 정도로 높으며, 포도의 종류만해도 300여종에 달합니다.


위구르족 민가를 찾아 그들의 포도와 한국의 면 문화를 융합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청포도 넝굴 아래에서 위구르 민가 사람들과 함께 농심 둥지냉면에 삶은 토종닭 알, 오이와 청포도 고명을 올립니다. 모두들 시원한 물냉면과 매콤한 비빔냉면에 한 낮의 무더위를 날리며, 특히 위구르사람들에게는 처음 경험한 맛이지만 시원하고, 매콤한 한국의 냉면 문화에 푹 빠져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함께 냉면을 준비하는 것을 도와준 위구루 아저씨는 물냉면을 한 그릇 먹은 후,
매콤한 비빔냉면이 입에 더 맞는지 또 한 그릇을 비우면서 손가락을 치켜세웁니다.


 위구르 화덕 속, 낭 굽는 냄새


두 번째 찾은 민가에서는 가이드조차 말이 통하지 않는 곳으로, 그들이 사는 방식, 먹는 방식 그대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Nan)의 유래는 중앙아시아와 인도로, 밀가루와 우유, 효모로 발효한 반죽에 소금과 약간의 해바라기유로 간을 해 화덕에 붙여 굽는 빵으로 저장성이 높아 통풍이 되는 자루에 보관하면 1년 가까이 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노른노른 잘 익은 낭은 비교적 수분이 적어, 수박과 포도처럼 수분이 많은 과일과 함께 먹으면 제격이죠.

화덕에 불을 지피고, 그 불이 서서이 식어갈 무렵, 할머니는 화덕의 안쪽에 소금물을 뿌립니다. 이는 낭 반죽이 잘 붙게 하기 위함이죠.



화덕 속 은은한 잔불에 낭 반죽은 벽에 붙어 서서히 노랗게 익어갑니다.  

스파게티의 원조? 빤미엔

낭과 함께 위구르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빤미엔이 있죠.


우리를 위해 손수 준비한 면반죽을 늘리기 시작합니다. 한쪽에서는 양고기와 각종 야채들을 볶고, 온 가족이 한국에서 온 낯선 손님을 맞이하는 잔치를 벌인겁니다.


갓 삶아 나온 면에 양고기와 각종 야채를 볶아 낸 모습은 스파게티와 흡사하여, 혹자는 빤미엔을 보고 스파게티의 원조라고 합니다.  빤미엔의 면발은 하서주랑에서 맛 보았던 라툐즈와 함께 환상적인데, 이는 실크로드 길을 따라 재배되는 좋은 밀가루와 알카리가 많은 수질, 그리고 정성어린 그들의 손 맛 때문일 것입니다.


가이드조차 방문 과정 내내 긴장을 할 정도로 조심스러워하던 위구르 민가의 방문, 그러나 우리는 그 동안 방문했던 그 어떤 민가에서보다 더 친근함을 느꼈죠. 위구르 민가의 화덕 속에는 그들의 삶이 있었습다. 순간에 타오르는 불길이 아니라, 은은한 잔불 속에서 급할 것 없이 서서히 익어가며 마당 한 가득 퍼져나가는 낭의 향기는 잊혀지지 않는 그들과의 추억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