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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음식문화탐사를 다녀와서 

글 ㅣ 이윤화(쿠켄네트 대표)


농심 음식문화원에서는 지난 3월부터 음식문화탐사라는 연간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 맛의 '한비야'가 되는 국토순례라 할 만한 과정이다. 맛있는 '맛'과 맛없는 '맛', 다분히 주관적인 기준에 일관성 있는 근거를 부여하고자 한 지역 한 지역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면요리를 중심으로 지역 장수 음식을 발굴하되, '면' 하나에만 구애 받지 않고 탐사지역의 역사성과 탐사시기의 계절성에 입각하여 음식을 찾아 배우고 있다.                                          

명재(明齋) 윤증 선생 고택은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역사적 산물이다. 1709년 윤증(尹拯 : 1629~1714)의 장자인 윤행교가 윤증의 말년에 지은 것으로 300년의 ‘연륜’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는 13세손인 윤완식 선생이 고택을 지키고 있으며 항아리 그대로 전해져 오고 있는 ‘전독간장’으로 유명하다.

고택을 지키기까지는 사연 또한 많았다. 한국 전쟁시 넓은 고택이 북한 인민군의 중대본부로 사용되었기에 미국측에서의 폭격 대상이 되었었다. 그런데 명재집안의 덕을 보고 살았던 논산 노성면의 박모씨가 미군을 설득하여 겨우 고택을 보존했다는 사연도 있다. 이런 고택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일단 이 곳을 방문한다면 수백 개의 항아리가 넓은 마당에 줄지어 있는 광경만 보고도 잠시 동안 입을 다물 수 없게 된다.



‘전독간장’이란 의미는 묵은 간장독에 햇장을 첨장하여 독을 전(傳)한다는 것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위 일본의 전통 있는 오뎅집을 방문하여 오뎅국물이 대를 이어받아 100년을 자랑한다는 얘기를 가끔 듣는데 윤증 고택 간장의 역사는 300년을 거슬러 올라가니 그 비교가 무색해진다. 보통 장은 담근 지 40일이면 간장을 뜨지만, 전독간장은 6개월 정도 지난 추석 무렵에 간장을 뜬다. 항아리를 열면 소금이 까맣게 덩어리가 되어 있어, 그 소금덩어리와 메주를 치우고 떠서 햇간장을 맛보게 된다. 간장 맛은 검지만 탁하지 않고 구수하며, 지나치게 짜지 않고 기분 좋은 여운의 단맛이 있다.


고택에서 전통 장으로 만든 음식으로 식사를 했다. 영업장이 아니기에 특별 부탁으로 한상이 차려졌는데, 음식에 대해 지식이 있고 없음을 떠나, 일단 먹어보면 이것이 바로 상품(上品)의 맛이라는 것을 몸으로 이해하게 된다. 상차림이 얼마나 정갈한 지 모른다. 근처 노성천의 민물게로 만든 간장게장의 은은한 간장 맛을 본 순간, 이미 여러 곳의 음식탐사에 배가 불렀음에도 일행들은 밥도둑의 게장비빔밥을 탐내고 있었다. 꾸덕꾸덕 말린 조기찜과 그 위의 얌전한 색색 고명, 요즘 보기 어려운 간장 맛이 밴 김장아찌, 장김치의 깊은 맛은 서울 생활에 익어버린 참가자의 뇌리에 감동으로 박히고 말았다.

이곳은 숙박체험도 가능하다. 인터넷으로만 접수를 받는 것도 인상적이다.
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 교촌리 306번지 /
http://www.yunje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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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 | 윤증선생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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