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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잘 보내셨나요?

5월의 첫 포스트는 아르헨티나입니다.


남미 속의 작은 유럽,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와 보카 주니어스팀으로 대표되는 축구의 나라죠.
절도 있는 음악과 감성적인 춤사위의 탱고로 우리에게 친숙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전에 이미 지하철을 보유하였고, 20세기 초기 한때 세계 5대 부국이었다는 것을 아시는 분은 드물 겁니다. 아르헨티나가 이루었던 부와 위상은 우리나라의 28배에 달하는 국토와 전 국토의 1/4을 차지하는 대초원 팜파스, 그리고 그로부터 얻어지는 풍부한 곡물과 육류 등에 기인한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화려했던 역사는 점점 쇠약해져 현재는 여러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자연이 제공하는 풍성한 관광자원

아르헨티나는 남북이 1,600km에 동서가 800km로 브라질, 파라과이, 칠레 등 남미 대부분 국가와 연결되는 관광의 요충지입니다. 북쪽으로는 브라질, 파라과이와 접한 곳에 세계 3대 폭포인 이과수(Iguacu), 중간에는 남미의 파리로 불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이국의 여행객을 유혹합니다.
남쪽 파타고니아(Patagonia) 지역은 사시사철 빙하와 만년설로 뒤덮여 있어 트랙킹 및 빙하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남극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우수아이아(Ushuaia)의 대자연도 놓칠 수 없죠.


우수아이아(Ushuaia)

모레노 빙하

이과수 폭포

파타고니아(Patagonia)

 와인과 탱고의 애절함

문화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길거리 곳곳에서 탱고를 추는 젊은이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탱고를 보고 싶다면 저녁식사와 함께 와인 한잔 즐기며, 탱고를 감상할 수 있는 탱고 쇼에 가는 것도 좋습니다.
탱고의 고향이라는 라보카 지구는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세운 명소인데, 화려한 탱고 쇼와 저녁 만찬이 아니더라도 서민적인 술집에서 밴드 네온의 탱고를 들으면서 가볍게 와인 한잔을 할 수 있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우리와 같은 이방인이 오더라도 흐뭇한 미소와 함께 관심을 보여주며 함께하죠.
누군가는 탱고를 춤추는 슬픈 생각이라고 하더군요. 해진 후 지구 반대편에서 와인을 기울이며, 가족 생각에 홀로 듣는 탱고는 흐릿한 불빛 사이로 가슴을 쥐어뜯는 애절한 노래가 되어 사람의 영혼을 흔들었습니다.

 


 풍요 속의 사치스런 식문화

광활한 초원을 누비며 소와 양을 기르던 가우초들은 나무 한 그루 볼 수 없는 팜파스에서 말을 매놓으려 소를 한 마리 죽여서 그 시체에 말을 매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그들이 가진 풍요와 사치스러움은 그들의 식문화에도 그대로 녹아있죠.


고기가 주식(
主食)인 것은 당연하겠죠. 지역 주민에게 추천을 받아 맛본 ‘밀라네사(Milanesa)’미탐브레(Mitambre)’는 익히거나 튀긴 소고기에 치즈를 듬뿍 올리고 소스를 뿌려 나오는 고기 피자랍니다. 즐겨 먹는 간식거리는 우리의 만두와 유사한 엔빠나다(Enpanada)’로 소고기나 닭고기를 저며, 야채 등과 섞어 찌거나 굽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요리인 아사도(Asado)’는 터키의 케밥과 유사한데요. 숯불이나 파릴라(Parilla)라는 그릴에 쇠고기나 양고기를 뼈와 함께 통째 구워낸 요리입니다. ‘아사도는 터키의 케밥과 달리 양 냄새가 거의 안 나는데, 3살 이하의 어린 양만을 잡아 아사도를 해먹기 때문이죠.

 

밀라네사(Milanesa)와 미탐브레(Mitambre)

엔빠나다(Enpanada)

아사도 요리

아르헨티나를 잘 아는 이들은 자신들에게 경제위기를 극복할 희망이 없다.라며 자조 섞인 말을 한다. 이는 어린 양만을 아사도로 먹는 식문화에서 보듯 국가가 IMF와 같은 큰 위기상황에 처해도 기본적인 먹거리나 삶에 큰 걱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풍요 속의 빈곤이죠.

 

김선호 과장 (음식문화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남미의 우유니 소금호수에서의 사진입니다. 인간의 눈은 많은 착시를 하죠. 보기에 따라, 마음가짐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보이는 것이 삶인 듯합니다.
안녕하세요. 농심 전략경영실 음식문화원에서 일하고 있는 김선호입니다. 농심 연구소로 입사해 소재, 바이오식품, 건강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뜻한 바가 있어 전세계 음식문화를 주제로 1년간 세계 일주를 했던 것을 계기로 좀더 넓은 방면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원 출신의 전문지식과
전세계 음식문화 체험 노하우를 바탕으로 블로그에서 다양한 정보와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1. 바람처럼 2009.08.31 1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르헨티나와 식문화를 아주 짧은 글로 잘 표현하셨네요.. 그런데 하나 오타를 잡아드릴께요..
    미탐브레라는 고기에 치즈 뜸뿍 넣은 요리 소개가 나오는데 그것은 마따암브레입니다..matambre.. 소고기의 갈비 안창살을 펴서 위에 피자 토핑을 하면 matambre de piza 라고 합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은 마따암브레 데 피사에 가깝네요.. 그냥 마따암브레라는 요리는 따로 있습니다.. 고기에 사진 처럼 치즈 뜸뿍 얹어서 먹는 것이 아니라 각종 야채와 삷은 계란에다 오레가노와 치미추리 같은 향료를 넣어서 roll을 만들어 삶은 다음 식혀서 썰어 먹지요..쉽게 말해 김밥처럼요.. 김대신 갈비 안창살을 사용했다고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거에요.. 그리고 그것은 메인 푸드가 아니고 흔히들 전채요리로 샐러드등과 함께 먹습니다..

    • 식역마살 2009.08.31 1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바람처럼님.
      저야말로 1년을 바람처럼 다녀서, 사실 음식문화의 진정한 의미나 유래 등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바람처럼님과 같이 틀린 부분을 하나하나 짚어주시는 분들이야말로 진정한 고수시죠. 덕분에 옛 사진을 뒤져보니 말씀하신 데로, Matambre a la pizza con fritas가 맞네요. Milanesa a caballo c/papas carre와 함께요.
      참 아르헨티나에는 오래 계셨나요?
      전 3년이 지난 지금, 아르헨의 파타고니아가 너무 그립습니다. 한 3개월 쉴 수 있다면... 언젠가 상상을 해봅니다.